예정에 없던 콘서트였으나
어찌어찌 표를 구해서 급하게 일정잡아 다녀왔다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지디 더 보고싶어지고 더 그리워졌어
고척콘서트 끝나고 나면 어떤 마음이 들지 벌써 걱정된다

자리는 보다시피 3층 구석에 시제석이라 별로 좋지 않았지만
이런 광경 지디팬이니까 쉽게 볼수 있는거라며 정신승리함
근데 진짜 좋았어
어차피 극히 일부 좌석 아니면 얼굴보기는 어렵고
콘서트 분위기 자체를 즐기려고 간거라서
국내 콘서트장과 달리 일본 돔은 음향이 죽여서
무대가 잘 안보여도 현장감살고 좋았다
내가 가본 돔 전부 음향쩔던데 왜 고척은 그게 안되나 모르겠어
상암이야 야외라 위로 소리가 퍼지니 그렇다치지만

지디 감기가 오래가는지 가끔 기침소리도 나고
목이 약간 잠긴 느낌이었지만 라이브는 진짜 좋았어
특히 무제부를 땐 수만 관중이 몰입하는게 느껴졌어
내가 지디팬이라 완전 객관적일 순 없겠지만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
여러 콘서트 다니면서 그런 순간을 간혹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콘서트 무제가 그랬다
솔로콘이 아니니 더 이상 바라긴 어렵지만
지디 솔로곡 듣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이 떠올랐고
그만큼 지디솔로곡에 명곡이 많단걸 다시금 깨달았다

멘트타임 땐 늘 그래왔듯이 지디는 거의 조용히 있는 편인데다
나또한 일본어가 짧아서 딱히 생각나는 멘트는 없어
지디 솔로무대 때 짧게 한 말 몇개만 쓰자면

슈퍼스타 끝나고 헬로 모시모시(일어 여보세요) 시모시모(모시모시 거꾸로 발음) 하면서 장난친것
무제 소개멘트: 타이틀곡이지만 언타이틀드(untitled)인 무제란 곡입니다.

단체멘트는 꽤 길고 지디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내 기준 분위기가 많이 늘어졌었어
그런데 두번의 멘트타임 이후 이어지는 곡이 공교롭게도 둘다
지디가 스타트를 끊는 곡들이었거든 배드보이랑 판베
딱 특유의 힘이 실린 지디 목소리가 고막을 때리는순간
분위기가 확 바뀌고
이어서 조명이 바뀌면서 곡이 시작되는데
아 내가 이것때문에 콘서트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계속 같은 장소에 있었음에도 어디론가 다른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했다

콘서트 셋리스트는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고
인터미션 영상도 크게 눈에 띄는게 없었던 건 아쉽다
그래도 현장에서 움직이는 지디 보고
무제와 슈퍼스타 라이브도 듣고 정말 좋았고
콘서트가 끝나기도 전에 아쉬워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