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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의 제1원인론("칼람 우주론적 논증")에 대해서

소고(80.67) 2017.08.17 01:59:06
조회 262 추천 0 댓글 6

못 본 사이에 재밌는 대화가 있었네. 이미 늦은 감도 있지만 그래도 가볍게 약간 써 볼게.


우선, "모든 것들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의 ••• 원인은 반드시 존재한다." 왜냐하면, "그곳으로부터 처음의 사건까지는 계속 진행된다하더라도 도달할 수 없으므로, 무한반복은 있을 수 없고, 끝이 존재하는 유한적인 개념이다."는 논증에 대해서. 풀어 쓰자면,

a_1이 우리가 보고자 하는 어떠한 결과라고 하고, 그러한 결과가 a_2라는 원인으로부터 야기되었다고 하고, 그러한 원인 a_2가 다시 a_3이라는 원인으로부터 야기되었다고 하고, ... 그러한 원인 a_n-1이 a_n이라는 원인으로부터 야기되었다고 할 때(원인 하나에서 결과 하나로 한단계씩 밟을 때마다 숫자가 1씩 감소), 그리고 또한 원인에서 결과가 야기될 때 걸리는 시간(혹은 우주의 흐름의 단위, 혹은 그에 대응되는 어떤 개념이건간에...)을 t_i라고 할 때, 만약 원인의 원인이 무한하게 소급한다면, 즉 n→∞라면 i→∞이고, 그에 따라 무한히 소급된 원인이 우리가 보고자 하는 a_1을 야기하는 데에 무한한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a_1은 이미 일어난 결과이다. 즉, 유한한 시간에 걸쳐서 일어난 결과이다.(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는 데에 무한한 시간이 걸린다면 그 사건은 일어날 수 없으므로) 따라서 전제인 n→∞은 거짓이다. 다시 말해서, n에 대응하는 ∞이 아닌 어떤 숫자가 존재한다.(∃n) 즉, "제1 원인"이 존재한다.

상당히 타당해 보여. 단, 몇가지 제반 사항들만 확실하게 받쳐 준다면 말이지.


그러면, 그러한 논리의 성립을 가능케 하는 어떤 전제들이 있는지? 내가 보기에,

1. 원인과 결과는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 즉, 원인이 결과를 야기하는 데에 필요한 어떤 시간이 항상 존재한다.

2. 어떤 사건은 원인인 동시에 결과일 수 있다.

3. a_i는 a_i의 원인일 수 없고, a_i는 a_i의 결과일 수 없다.

4. 어떤 사건 a_i가 어떤 사건 a_i-1의 원인이라면, a_i는 a_i-1의 결과일 수 없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서로 뒤바뀔 수 없다. -비대칭-)

5. 어떤 결과의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의 ... 원인이 있다면, 그 원인의 ... 원인은 마찬가지로 (처음의) 어떤 결과의 원인이다.

6. 어떤 결과에 대해 그 원인이 존재할 경우, 원인은 단 한개 존재한다.

7. 어떤 원인이 존재할 경우, 그리고 그 원인이 야기한 어떤 결과가 존재할 경우, 결과는 여럿 존재할 수 있다. 또는 없을 수 있다.

라는 몇가지 전제는 필요한것 같아.


이 중에서 말이 되는 것들부터 보자면,

1.인과를 흐름이라고 간주하면 가능하지. 만약에 어떤 결과의 존재 자체가 그에 선행하는 원인으로부터의 흐름을 필요로 한다면 말이야.

2.도 받아들일 수 있지. 어떤 사건은 어떤 또 다른 사건의 결과이면서 어떤 또 또 다른 사건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3.은 2.에 대한 보충사항에 불과해. 사건은 원인인 동시에 결과일 수 있지만, 단 원인은 스스로의 원인일 수 없고, 결과는 스스로의 결과일 수 없다는 얘기지. 원인과 결과는 항상 스스로가 아닌 다른 어떤 사건과 이어진다는 얘기. 그렇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임의의 사건도 굳이 원인을 가지지 않을 수 있고, 그러할 경우 인과론의 기본 가정이 깨지게 되니까.

4.도 말이 된다고 봐. 어떤 결과인 사건이 원인을 가질 때, 그 결과인 사건이 자기의 원인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까? 비유적으로 표현한다면, 아이가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낳을 수 있을까? 이건 인과론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 따라서 4.는 필요한 전제이고 인과론적으로 타당해.

5.도 그렇게 정의할 수 있지. 어떤 원인의 원인의 ... 원인은 결과의 원인이라고 간주할 수 있으니까. 성립 가능.


하지만 말이 안되는 부분들도 있는데,

1. 위에서는 말이 된다고 했지만, 정말 그럴까? 개인적으로 나는 결과의 발생에 반드시 어떠한 흐름이 필요한지 확신할 수가 없거든. 이건 뭐 보통 상식적인 생각은 아닐 테니까, 일단 넘어가고.

6.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어렵지. 어떤 사건에 대해서 결과가 항상 단 하나만 존재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이 세상에는 그러한 사건이 드믈어. 아마도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결과로 간주할 경우, 그러한 결과의 원인은 여러가지의 사건들이 모여서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통이야. 

그래서, 결과가 원인을 두개 이상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면? 그럴 경우에는, 어떠한 결과 하나로부터 원인의 가지치기를 타고 각각의 가지들을 거슬러 올라가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a_n"("제1원인")이 존재하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게 돼.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가정하는 것도 별로 문제가 없다고 느끼지만, 유일의 제1원인 긍정론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지. 따라서 6.은 인과론의 전제는 될 수 있지만, 유일의 제1원인 긍정론의 전제는 될 수 없어. 복수의 "제1원인"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심지어, 더 이상의 원인이 없이 그냥 존재하는 "제1원인"들의 갯수의 합은 마지막 결과들("지금 이 순간" 일어난 모든 사건들)의 갯수의 합보다 항상 많기조차 하지. 어마어마하게.

7.이것도 유일의 제1원인 긍정론 입장에서는 필요한 전제이지만, 인과론에게 필요한 전제는 아니야.


또한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제1원인에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 제1원인의 원인이 뭐냐고? 뻔하지. 인과론 아니겠어. 제1원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어떤 결과에는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여기서 우리가 새로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전제 3. a_i는 a_i의 원인일 수 없고, a_i는 a_i의 결과일 수 없다.

가 모순이라는 거지. 제1원인에는 정의상 원인이 존재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원인이 존재했다:인과론의 성립. 그러나 인과론의 성립에는 원인이 필요하지 않다. 만약 인과론의 성립이 결과라면, 인과론의 성립은 원인이다. 다시 말해서, 인과론이 성립하는 이유는 인과론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과론의 불가피한 성질이 7.이라는 전제를 필요로 하게 돼. 인과론의 성립이 인과론의 결과이며, 어떤 원인이 단 하나의 결과만을 가질 수 있다면, 인과론의 성립은 인과론의 성립을 야기한 시점에서 이미 다른 어떠한 결과도 낳을 수 없게 되니까.


어쩌면 우리는 인과론의 성립을 제1원인으로 불러야 할까?(그러한 경우에는 의도와 목적을 갖는 인격적 제1원인은 이미 성립 불가하지만) 하지만 그렇다면, 왜? 왜 인과론이 성립하지? 인과론이 성립하는 원인은?

그 원인이란?


애초에, 인과론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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