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개인적으론 믿고 싶지 않지만,

현재 사설바둑토토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합법토토가 사설토토에 몰리는 돈을 흡수할 수 있을까?

승부조작을 보다 수월하게 색출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반대라고 봐.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종목이야 스포츠토토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부터

사설배팅이 있었고, 승부조작이 있었지.

때문에 합법토토가 오픈되더라도 사설토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수 있어.

아니, 토토측 말대로 사설토토로 향하는 자금을 양성화시키는 효과를 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바둑은? 당신들 말대로 토토쟁이들과 브로커들에게 아웃오브안중이라며?

이 말은 바둑을 배팅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수 자체가 매우 적다는 뜻이지?

이런 바둑이 스포츠토토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자연히 ‘바둑이라는 게임에도 돈을 걸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거야.

타이젬 배팅충들만 몰리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은 야구토토, 축구토토, 농구토토, 기타 경마와 경륜만 하던 사람들이

바둑에도 눈을 돌릴 거니깐.

파이가 커지면 브로커들도 몰려들거구, 조작의 규모와 가능성도 커지겠지.

삼백만원 조작이 삼천만원 조작이 되는 식으로. 

(참고로 강동희가 2011년에 받았다고 발표된 금액은 4700만원)

합법적인 바둑토토의 시행은 사설토토의 자금을 흡수하기는 커녕,

존재자체가 미미한 현재의 사설토토를 확대시키는 결과만 낳게 된다는 뜻이야.

감시를 철저히 하면 사설토토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검경이 업무를 태만히 하는 것이라고? 

이번에 걸린 농구감독 있지?

최소 1년 전부터 '불패의 토토명장' '전토토' 같은 별명으로 불리던 사람이야.

그런데 왜 이제야 걸렸을까?

검경은 왜 강동희가 걸렸을 때, 사설토토 일당을 발본색원, 일망타진하지 않았을까?

뭐긴 뭐야. 애초에 완전한 박멸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조무래기들은 놔두고, 적당한 크기의 먹잇감이 걸려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언론에 꽝! 터뜨리고 실적 챙기자는 심보였겠지.

이번 발표에 따르면, '배팅액 3억원'이라며?

아마 경찰은 큰 배팅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덮쳤을거야.

대마는 키워놓고 잡는다는 말 몰라?

그런데 바둑토토로 사설토토 규모 커지면,

검경이 바둑을 덮치지 말란 법 있어?

오히려 새로운 메뉴 생겼다고 좋아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