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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다 메인갤!!)경태 이야기..외전입니다.

첫사랑(121.129) 2017.07.25 16:47:25
조회 804 추천 16 댓글 1

 

 

   책을 읽느라 뻐근해진 목을 돌리다 무심코 마주친 하늘.

어제 그친 비가 준 선물인 것 같다. 하늘이 저렇게 아름답게 맑은 것은..

태섭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조금 더 열고, 바람에 이끌리듯 몸을 밖으로 내밀었다.

돗자리 펼쳐진 듯 파란 하늘에 구름은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소근거리고, 바람은 음악이 되어 그 사이를 거닐었다.

하늘은 저렇게 맑은데, 태섭은 이유없는 통증에 왼쪽 가슴을 쓸어내리며 왜인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그저 그렇게 두고 있다.

 

-아들, 내려와 식사해. 아버지 기다리고 계셔.

-네..

 

아들..태섭은 아들이라는 말에 또 한번 가슴이 쓰렸다.

누구의 아들..난 누구지? 그렇게 사랑한 가족이라는데 왜 아무런 기억이 없는걸까?..

태섭은 혼란한 머리를 흔들고, 방금 내려간 어머니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어서와. 오늘은 우리뿐이야.

 니 동생들은 다 약속이 있대. 할머니도 할아버지와 나가시고.

-....네.

-먹어, 먹어 태섭아 너 냉면 좋아하잖아. 여보 당신도 먹어. 그래야 먹지.

-응? 아 그래 먹자. 먹자 태섭아. 니엄마 냉면은 일품이잖아 물론 다른것도 그렇지만.

-당신도 참. 왜? 냉면 싫어?

-아뇨..먹어요. 그런데 제가 냉면을 좋아했나요?

-......그래. 너하고 경..아니 참 좋아했어. 처음엔 별로였다가 친구가 좋아해서..같이..

-그때 말씀하셨던 그 친구..경수라던..

-어, 그래..얘긴 그만하고 먹자. 냉면 불면 맛없어.

-아이고 내 정신좀봐 호호호.

 

경수..가끔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들었던 이름..

모르겠다 친구라는데 그 이름만 나오면 전기가 오르듯 가슴이 찌릿하게 아프고 눈물이 앞선다. 누굴까? 경수라는 친구.

태섭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뒤로 한 채, 어머니가 만드신 냉면을 먹었다.

그다지 자신이 좋아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맛에 한 그릇을 다 먹었다.

천천히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가라는 말에 태섭은 거실 바닥에 앉아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생각을 맡겼다.

누굴까? 왜 그 이름만 들으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픈걸까?..

태섭은 무릎을 세워 두 팔로 감싸안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머리가 간지러웠지만 지금 이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그대로 시간이 멈춘듯 않아 있었다.

 

-마셔봐. 너 커피 좋아한다고 막내가 용돈 털어서 특별히 사왔더라.

-네..

 

태섭은 앞에 놓여진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천천히 입안에 감기는 맛을 음미했다.

좋다..향이 좋고, 입안에 퍼지는 향이 좋았다.

그리고 다시 한 모금..

 

-태섭아, 집에 있기 뭐하면 여행이라도 가면 어때?

 호섭이가 너하고 여행가고 싶다고하던데.

-......

-아니 뭐 안 내키면 안가도 돼.

 엄마는..우리 태섭이가..예전처럼 잘 웃고..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저..

-응 말해..

-제 기억..전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게..그냥 병원에서 넘어져서 그랬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몸에 다른 상처도 없고..그렇게 심하게 넘어졌다면..

-그..그냥..다리가 삐끗하면서 계단에서 굴렀어. 하필 엘레베이터가 고장나는 바람에..급하게 내려가다가..

 그나마 몸 안 다친게 다행..

-차라리 몸이 다쳤으면..좋았을뻔했어요. 어머니도 아버지도 동생들도..제 기억속에 없는데..그게 제일 저를 힘들게해요.

 그리고..그 경수라는 친구..그 이름만 들으면 여기가 쓰리고 아파요. 괜스리 눈물도 나고..도대체 어떤 친구길래.

-아니 그렇게 친한 친구는 아닌데..가끔 그래 아주 가끔 만나는 친구였어. 뭐 집에도 한 번인가 오기도하고.

-그래요?

-그래 그렇다니까.

-그럼 저하고 친했던 사람은 없었어요? 병원 사람들 말고는?

-어머 내 정신좀봐 태섭아 미안한데 내가 불 위에 뭐 좀 올려놓고 잠깐만..

-......

 

어머니가 부엌으로 들어가시고, 태섭은 다시 계단을 올라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한 1년정도 병원에 있였다고 했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없었다.

하기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에 지금보다 더 힘든 시기였으니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더 이상할 일이였다.

 

 

-여행..저 혼자 가보려구요.

-뭐? 안돼! 혼자는..

-형 나하고 같이가요. 형하고 같이 여행해보고 싶은데.

-그래 그렇게해 태섭아, 아직 혼자는..

-저 그렇게 환자 아니에요. 몸이 아픈것도 아니고..다만 기억이 없다는거니까..그냥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그 날 저녁, 태섭은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여행 얘기를 꺼냈다.

예상했듯 가족은 모두 반대했다. 하지만 가고 싶었다. 어머니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생각도 못 했던 일이였는데 막상 여행이라는 말에 가슴이 설랬다.

가족들은 기억만 잃었지 자신의 뱉은 말을 결코 거둬들이는 법이 없는 태섭을 이길 수 없었다.

호섭과 같이 가라는 말에 '다음에..'라며 웃는 태섭에게 호섭도 더 이상 따라간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태섭아 알지? 넌 우리 아들이야. 힘든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새벽이든 상관없어.

-그래 태섭아. 네 기억..돌아올거야. 가서 바람도 좀 쐬고..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복잡한 일들이 정리 될 수 있어. 잘 다녀와.

-네. 감사합니다.

 

태섭은 자신이 좋아하는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막상 혼자 떠난다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운전을 한다는 것 또한..

하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고나니 걱정한 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잊은건 사람...이였다.

 

얼마나 달렸을까? 커피 생각이 간절했다.

새벽 떠나는 길에 어미니가 내려주신 커피를 마신후로 벌써 3시간이 지났으니 커피 생각이 안 날수 없었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커피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두러번 거렸다.

그 사이 집에서 온 전화는 5통..태섭은 간단히 어머니와 통화후 다시 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주세요.

 

커피를 받아 나무로 된 탁자에 앉아 이제 조금씩 깊어가는 가을 바람에 마음을 맡겼다.

평온했다. 마음에 일던 소용돌이가 사라지고..자신이 누구인지 더 이상의 고민도 없었다. 그저 그 시간이 좋았다.

 

-너 뭐 마실래?

-난 됐어. 내가 뭐 커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소리야. 너 커피 얼마나 죽고 못 살았는데.

-됐어. 난 그냥 물이나 사줘.

 

태섭은 주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순간, 컵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도 모를만큼 놀랐다.

아니 스스로가 놀랐다. 왜 이렇게 떨리는거지? 도저히 마음을 다잡으려해도 한 번 세차게 뛰는 심장은 턱이 찰 만큼 뛰기 시작했다.

당황한 태섭은 서둘러 바닥에 떨어진 컵을 주워 버리고, 자신의 차로 돌아가려했다.

 

-어?, 저기 저기 잠깐만요?

 

그 떄 누군가 자신을 불렀다. 태섭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차키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돌아보지 못 했다.

 

-잠깐만요 이거 두고 가셨는데요?

 

태섭은 멈출 것 같은 숨을 고르며 천천히 차 문을 열고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왜일까? 그 자리에 그렇게 멈췄다.

저 멀리 보이는 저 사람..저 목소리..대체 당신은 누구지?

 

-어?..어?..저..저기 잠깐만요?..잠깐만요..저기요??

 

손에 자신의 손수건을 들고 있던 사람이 부르고 있었다.

태섭의 눈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당신은 누구지? 나는..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걸까?

그 사람이 뛰어서 다가올 수록 태섭은 두려웠다. 마음에서 기다리라 말하는데..머릿속에선 도망쳐라!! 빨리!! 위험해!!..태섭을 몰아내고 있었다.

태섭은 그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오자 서둘러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문을 잠궜다.

 

-잠깐만요? 너 태섭이지? 그렇지?..태섭이 맞지? 죽은것 아니지?? 태섭아!! 태섭아!!

 

태섭은 자신의 차를 두드리며 따라오는 목소리를 떨쳐버리라 있는 힘껏 엑셀을 밟았다.

두 손이 떨리고 온 몸에 한기가 일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달렸다. 다리를 건너고, 산을 넘고..들을 건너고..그렇게 달린 태섭은 날이 어둑해서야 차를 멈췄다.

기억에 없었다. 그 목소리도  창문밖으로 보이던 얼굴도..

그런데 그 사람이 불렀다 태섭이라고..죽은것 아니라고..자신의 차를 필사적으로 쫗아오며 이름을 불렀다 태섭아 태섭아!!

넌 대체 누구야..난 또 누구고..

태섭은 머리를 감싸고 핸들에 기댔다. 온 몸에 세포들이 분열되어 어떤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을 부르던 그 목소리만이 귀에 윙윙거렸다. 태섭아..태섭아..

 

태섭은 그렇게 차 안에서 죽은 듯 쓰러져있다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짧은 외전..넘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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