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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재업)) 우리 혜정이가 지금 '감정불구' 상태랍니다

ㅇㅇ(210.223) 2017.06.21 18:04:05
조회 343 추천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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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이는 '가족'에 대한 결핍이 굉장히 큰 상태야.

완전히 내 편이었던 엄마를 눈 앞에서 잃고,
이름만 '가족'뿐인 사람들과 살면서,
마음 이곳저곳이 상처투성이었던 소녀.

당하지 않기 위해,
보다 더 강해져야만 했던 소녀.

그 소녀는 누구보다 진짜 가족을 원했지만,
원할 수록,
그 진짜 가족을 얻을 수 없었어.

그랬던 혜정이에에,
기적 같은 만남이 찾아 와.

할머니, 그리고 홍쌤.

이 두 사람은 혜정이의 인생에서,
엄마만큼 따뜻했던 거야.

있는 그대로의 혜정을,
마음 다해 안아주는 할머니.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너는 할 수 있다고,
진심을 다해 품어주는 할머니.

엄마를 잃은 이후,
혜정이는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돼.

할머니가 정성을 다해 쳐 준,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혜정이는 처음으로 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자신을 믿어주는 할머니를 실망시킬 수 없으니까.

가장 밝게 빛나고 싶은 그 때,
혜정이는 홍쌤도 만나.

너가 변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켜 봐 주고,
응원해주는 사람.

13년 전,
혜정이는 홍쌤을 향해,
동경과 존경, 그리고 사랑과 설렘.
그 모호한 경계의 감정을 느껴.

하지만, 그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느끼는 감정 그대로 표현하지.

레코드점에서 처음 만나,
자신이 씨디를 훔쳤다는 걸 알았음에도,
자신에게 사과할 기회를 먼저 주었던 사람.

사과할 용기를 못 내는 혜정이를 위해,
대신 사과해준 사람.

그런 홍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이야기 하지.

13년 전 혜정이는,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 들이고,
진심을 전할 수 있었어.

할머니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혜정이는,
모든 감정에 솔직할 수 있었거든.

다 괜찮다고 감싸 안아주니까.

그런 혜정이에게,
홍쌤은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꾸게 해줘.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임산부,
그 임산부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홍쌤을 보며,
혜정이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꿔.

그 때의 혜정이에겐,
말도 안 되는 직업이었던,
'의사'라는 직업을 꿈꿀 때,
할머니는 비웃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응원해줘.

홍쌤은 '내가 도와줄게'가 아니라,
스스로 해 보라고 격려해주지.
'실패한 사람은 실패만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성공만 한다'고.

그 성공을 스스로 이뤄낼 수 있도록,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처음으로 너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어주는 두 사람.

그건 바로, 할머니와 홍쌤이었어.

하지만, 혜정이의 마음이 빛났던 시간은 너무도 짧았어.

홍쌤과의 추문으로 홍쌤을 놓아야 했고,
할머니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가족'을 잃어야 했지.

그리고 혜정이는 다시 마음을 닫아.

자신을 위해 감옥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순희를 제외하곤 말이야.

성공하기 위해,
이 악물고 버텼고,
성공했지만,
그 행복을 나눌 사람이 곁에 없어.

혜정이가 '집'이 아닌, '차'를 선택한 것은,
집에 돌아가도 자신을 보듬어줄 가족이 없기 때문이지.

혜정이는 13년 동안 줄곧 그렇게 외로웠던 거야.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곁에 없으니까.

누구를 만나든,
상대방이 나한테 주는 딱 그 감정만큼만 표현하며 살게 된 거야.

적대감을 보이면, 그만큼의 적대감을.
호의를 보여주면, 딱 그만큼의 호의를.

더 주거나,
더 받고 싶은 마음도 이유도 없어.

그런 혜정이 앞에 '홍쌤'이 다시 나타나.

자신의 마음이 빛났던 그 시절을 지켜봐준 사람.
자신의 아픔도 고스란히 이해해주는 사람.

홍쌤은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슬픔과 아픔을 알아봐 줘.

그 시절,
존경과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했던,
그 선생님이,
자신을 여자로 본대.

사랑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는데,
서툴어진 혜정이는,
선뜻 그 마음을 잡을 수 없어.

사랑받고,
사랑하는 방법을 잃어 버렸으니까.

자기 자신은 자기가 보호하며 살아야 했던 혜정에게,
이제부터는 보호받는 방법을 배우라고,
자기가 보호해주겠다고 먼저 손 내밀어.

하지만,
아직 그 손을 잡기는 너무 어려운 거야.

사랑이라는 감정에 너무 서툰 사람이 되었으니까.

남자 대 여자로 보내는 눈빛도 못 알아 보냐며,
고백을 해 오는 홍쌤에게,
혜정이는 거절도, 허락도 못 해.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자기한테 고백했다면,
장난스럽게 쿨하게 거절했을 테지만,
홍쌤에게는 그러지 않아.

홍쌤의 직진에 당장 응답할 용기는 없지만,
13년 전처럼 다시 의지해보고 싶은 마음은 생긴 거야.

그렇기에 할머니의 진료 기록을 보고 싶었다는 부탁도 할 수 있었던 거지.

새엄마가 병원으로 찾아왔던 그 순간,
가장 먼저 생각했던 사람도,
결국은 홍쌤이었지.

마음이 많이 다쳤던 혜정이기에,
그 마음이 수정, 보완되기엔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래도 혜정인 달라지겠지.

할머니에게 전적인 사랑을 받을 때,
진심을 다해 웃을 줄 알았던,
13년 전 혜정이처럼 말이야.

13년 동안 의사로 성장한 혜정이는,
이제 홍쌤한테 감정을 배울 차례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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