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추리 파트는 여타 명작 탐정물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소재였었고, 그것만으로 이 셜록이라는 드라마가 성공할수 있었던건 아닐거임.
인격적으로 부적절한 천재 주인공이 진정한 이해자를 만나서 인간미를 되찾아간다는 전개는 그게 괜히 클리쉐가 아니겠냐고 할 만큼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이지.


그리고 1,2시즌에서는 감정이 결핍된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이 나옴.
시청자는 주인공의 인간성을 볼 때는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시에 주인공의 비인간성을 보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해내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누릴 수 있었음.
이 두 개의 요소가 놀랍도록 훌륭하게 조화되면서 '셜록'이라는 드라마의 고유성이자 매력이 완성된거임.

그런데 3,4시즌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주인공의 인간적인 성장을 묘사하기 위해 이 밸런스를 박살내버렸음.
이제 소시오패스 천재 탐정은 소시오패스도 천재도 아니게 됨.
그냥 빌런들이 짜 놓은 틀에서 질질 끌려다닐 뿐이고, 이전 시즌에서의 그 판타지적 카타르시스를 포기해버린거임.
이 부분은 한 시즌을 총정리해야 할 303, 403에서 유독 부각됨으로써 더 문제가 됨. 사람들은 보통 결말로 인상을 결정하니까...

제작진들이 이렇게 셜록은 사실 소시오패스가 아니었다며 고래고래 외쳐대는 수준까지 오게 된 것도 나름 이해는 간다.
그게 보통 정석 라인인건 사실이거든.
근데 그게 시리즈가 흥하게 된 핵심 매력요소를 부수면서 진행되었다는게 1시즌부터 정주행했던 입장에선 아쉬울수밖엔 없더라.

그래도 나름 팬으로서 시즌 5가 나온다면 볼 생각이긴 하지만...이전 시즌을 기다렸던 만큼의 열정은 이제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