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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닥터후 크리스마스 뒤늦게 보고 솔직한 감평

ㅇㅇ(121.64) 2018.02.17 18:43:47
조회 2153 추천 18 댓글 17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게 닥터후 스페셜이 맞나 싶을정도로 볼품 없었다.

이 에피소드가 가지는 의의는 멀티닥터+1대 추억팔이+카팔디 라스트 에피라고 봄. 그런데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도 살리지 못했음


첫번째로 멀티닥터의 아쉬움이 있음. 멀티 에피는 그리 자주 생기는게 아님. 스페셜이나 몇주년 기획, 그리고 마지막이자 첫 에피들에 우연히 겹치는 수준으로 나옴. 지금껏 멀티에피는 괴짜들이 모여 지들 할 것만 하다 마지막에 뿜! 하는 정도의 임팩트가 있었다면 이번 에피는 1대 닥터는 그냥 관객임. 절대 1대가 주도로 하는 일은 없고 유리 빌런도 1대보단 12대랑 거래하려 하고 러스티를 만날때도 혼자 밖에 있음. 1대가 한 일이라고는 솔직히 블랜디 한 잔 할 사람? 이것 밖에 기억 안 날정도로 한게 없다. 솔직히 왜 출연했냐고 해도 무방함. 이번 에피에서 1대 닥터의 존재를 싹 빼놓고 이야기해도 큰 문제는 없음.

타디스가 뺏겼으니 1대거 쓰지 않았냐!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건 진짜 말도 안되는 설정인게, 지금껏 타디스 갈취 에피 중에 이렇게 허무한 갈취는 얼마 없었다. 명령이 거부된다? 뉴 빅뱅 때는 타임락을 걸어 타디스 째로 영원히 가두기를 했고 시즌 4에는 핵에 빠져 타디스가 터져 죽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었으며 하다못해 카닥때 데브로스 에피에 와선 수십의 달렉이 무기를 겨누고 타디스를 통째로 없애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음. 고작 크레인 걸려 올라간건 인간도 해낸 기술인데다 단순히 갓-타디스를 명령차단으로 못 쓰게 하는건 타디스를 남극에 70ft(약 21m) 떨어져 주차시켰다는 것만큼 어이없는 설정임.


두번째로 추억팔이도 실패함. 그래도 카닥이니까 뭔가 오마주를 많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기껏 추억팔이 한거라곤 유리 인터페이스가 뜬금없이 '니 미래를 보여주이' 하고 보여준 기억 단편 뿐. 이건 11대 첫 에피에서 눈깔 우주선이 보여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50주년을 보면 저마다 자기 유행어 하나씩 들고 오고 페즈도 던지고 그런거라도 있지 여기는 브랜디? 실망스러움.


세번째로 개연성 파괴가 크다. 애초에 왜 유리빌런이 나타났는지도 아직 모르겠음. 심지어 얘 설정 너무 많이 겹침. 사람이 죽기직전 찾아와 기억 빼내고 다시 돌려놓는다는거 처음보고 dark water편이랑 워처가 생각났음. 타임로드가 죽기전에 찾아와 미래의 모습을 예견하는 와처랑 사람들이 죽기 전의 기억을 빼내 네더스피어에 저장해 인공 몸(유리? 강철?)을 만들어 대화하는 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음? 심지어 디자인도 사이버맨 유령같은게 당최 뭐하러 나타난 애인지도 모름. 굳이 달렉 하이브에서 찾아야만 알수있는 인물인지, 왜 시간을 수호하는 타임 에이전시, 테설렉타를 제치고 사람들을 구하는지, 그런주제에 타디스에 간섭도 하면서 시간도 여행하고 시간정지기술도 마구 사용하는 종족인지, 왜 하필 스튜어트 대위가 빠져나왔는지, 어떻게 그 미래에 있는 빌 포츠와 나돌을 저장하고 클라라까지 백업한건지 아무런 설명도 안 됨.

특히 스튜어트는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된다. 누구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잖아. 그냥 나중에 가서 '이 사람은 중요하다> 왜?> 스튜어트니까' 이런 루트를 끼워넣은거지 스튜어트 대위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도 없었음. 스튜어트가 아니라 일반 영국군 병사였어도 하등 의미가 없는 배역임. 그렇다고 뭔갈 했냐 물어보면 그것도 아님. 달렉에게 습격받고 브랜디 한 잔 한게 끝.

또 들어볼까? 굳이 러스티가 나올 이유도 없었다고 본다. 달렉 하이브? 그게 얼마나 대단한진 몰라도 타임로드 매트릭스보다 좋다는게 더 어처구니가 없음. 애초에 달렉은 만들어진 생명체고, 그런 달렉을 갈리프레이에선 파수병으로 쓰며 시간을 굽어살피는 타임로드도 있는데 그리 대단한 인물도 아닌 한명의 인간의 얼굴이 달렉의 데이터 베이스에 남아있다고? +동영상까지? 차라리 마블 유니버스로 간 뒤 헤임달한테 가서 그 인간에게 바이프로스트를 열어달라고 하는게 더 개연성있겠음.


네번째로 갈등의 부재. 연극이든 공연이든 이야기엔 갈등이 있음. 이번 스토리엔 그런게 없다. 추격씬도 없고 역동적인 액션씬도 없고 사악한 빌런이 있는것도 아님. 제일 역동적인 장면이 재생성과 러스티의 공격 딱 두개 뿐임. 이 드라마가 '멜로 드라마라서 그런거 없음ㅋ' 하면 몰라. 그 서정적이라던 반  고흐 에피에서도 투명 외계인과 대립이라는 갈등이 있었고 로즈 아빠를 살린 에피에서도 리퍼라는 놈이 주인공과 대립했음. 아니 막말로 멜로 드라마도 갈등의 고조가 있는데 이번 에피는 갈등의 고조가 없어 고조가. 처음부터 유리의 의도는 다 들어났지 닥터도 지들끼리 구경하고 설명을 하며 잘 지내지, 누가 쫓아오는것도 없고, 러스티도 대화 한번으로 잘 끝났지. 유일하게 감정이 동화된건 크리스마스 캐롤 부를때. 솔직히 이 때가 제일 재밌었다 나는. 이 장면은 갈등의 해소와 감정의 폭발이 이루어지는 장면이라 그래. 다른 부분에서는 그런게 없었어. 유리 빌한테 배신 당하기라도 했으면 카타르시스가 있겠지만 시작부터 얘가 가짜인걸 알고 시작하니 뭐가 있을래야 있을 수 없다. 서사가 단조로워.


다섯번째로 무리한 PC 의식. 사실 인종차별이나 남녀차별, 동성애 문제는 성스러운 문제가 아님. 그런데도 카닥은 1대의 입을 막으려고 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대착오적인 말을 하는 1대를 벙찌게 만드는 신세대적 상황을 원하지 구시대의 입을 틀어막는걸 원하진 않음. 1대가 '여자들을 많이 겪어봐서...'라고 할때 빌이 '네 저도요' 하는 상황을 원한다는거야. '그 얘기는 없던 일로 하지'가 아니라. 이런 상황이니 방송이 PC를 의식하고 있단게 보일수밖에. 그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이번 13대 닥터의 의도가 '슬슬 새로운 변화가 필요해. 여성닥터는 어떨까' 였겠지만 'PC들이 여자닥터를 원하는군. 이번엔 여닥을 캐스팅 해보자'로 왜곡되어 보일 수 밖에 없음. 이건 시즌 10내내 대두된 문제임.

빌이 흑인 레즈비언이라서 싫어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 닥터후에 흑인이나 동성애자가 한 두번 나온게 아닌데도 빌에게 특히 냉담한건 그 행보의 차이. 캡틴 잭 하크니스가 동성애 캐릭터라고 시즌 1 도중 하차하거나 3에서 멈추고 토치우드 불매운동을 했나? 아님. 잭은 그냥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그 character로 동성애자가 붙었을 뿐임. 잭은 주도적이고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면서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였음. 흑인은 또 어떰? 마사 존스 나올때 흑인이 나왔다고 모두가 불편해한건 아님. 마사와 빌 모두 오래 여행한 컴페니언을 잃은 닥터에게 나타난 뉴컴페임. 그래도 마사는 닥터와 딱맞는 수준에서, 어떨때는 닥터를 이끌어 나가는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캐릭터였고 당당했으며 세계가 멸망하기 직전에도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준 걸크러시의 대표주자임. 근데 빌은 뭔가 주도적으로 한 일이라곤 거의 없고 따라다니면서 불평만 함. -미래에도 남녀 차별을 하나보죠? 같은 말이나 내뱉으며 스스로 하는건 없고 뭐 할때마다 '닥터가 늘 하는 일을 해요' 이 지랄임. run you clever boy를 매 시즌마다 말한 클라라는 저게 무슨 의미라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빌은 꼭 중요한 순간만 되서 선택하라하면 '어우 전 그런거 잘 모르겠고 닥터가 늘 하는 일을 해줘요' 이럼. 전형적인 페미니스트를 보는것 같음.

아무튼 이런 행보가 시즌 내내 누적이되고 쌓이다 보니까 이번 에피에서도 PC의식이 더욱 두드러져보임. 이건 감독들의 책임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전통성 파괴. 세일러문이 어느 순간 남자들이 하는 직업으로 바뀌고 고스트 버스터즈들이 여성이 되버린다면... 아 후자는 이미 나왔구나 아무튼 그렇게 되버리면 당연히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음. 그래도 몇달간 한껏 불타오른 덕에 조디 휘태커는 잿더미 위에 성공적인 안착을 하여 꽤 멋진 연기를 선보였음. 사실 연기라곤 별로 안 봤지만 브로드처치에서 본 바로는 꽤 실력파잖아. 그에 대해선 더 이상 불만은 없음. 누가 되었든 연기 잘하면 된거니까. 다만 재생성의 전통 '몸을 디스한다'가 빠져서 아쉬움. 콩팥도 체크해야하도 머리 색도 보고 이빨도 한번 훑어주고... 뉴시즌만 해도 이런 저런 불만을 말했는데, 내가 알기론 13대가 유일하게 몸을 만족스러워 한 닥터임. 아무리 여닥을 뽑고 컴페를 늘리고 하는 시도를 해도 닥터후 그 자체를 흔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작 이런게 무슨 바램이냐고 하겠지만 이런 전통성 파괴는 '재생성 할때 타디스가 안 부서짐' '타디스 리모델링 안함' '소닉 스크류 드라이버 새로 안 만듦' 이런게 하나하나 없어지는거랑 비슷한 거임.




얘기가 길었는데 요점은 그거지. '스토리 병신 갈등도 없고 멀티 에피도 못 살리면서 추억도 못 팔고 개연성도 떨어지는데 그 와중에 유일하게 PC의식만 잘 해낸 에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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