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지휘관이 자주 자리를 비운다.

근무 태만이라고 할 건 아니었지만, 아무도 모르게 스윽 사라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카리나의 걱정도 점점 커져만 갔다.

엄밀히, 지휘관은 좋은 상관이었다. 새로운 상관을 맞이할 시기, 카리나는 주변에서 온갖 소문들과 경험담을 들었기에 꽤 불안한 구석도 있었다. 성희롱, 근무태만, 떠넘기기, 폭정, 과업...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새로 부임한 지휘관은 좋은 사람이었다.

카리나는 대뜸 떠오르는 '좋은' 이라는 수식어를 잠시 골똘히 생각해본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철저하게 처리한다. 그렇다 해서 카리나에게 짜증을 부리거나 억지를 쓰지도 않았다. 아직 지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철혈을 상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까지. 카리나는 되새길수록 흠잡을 곳 없는 지휘관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한다. 딱히 모자란 점을 찾아낼 생각은 없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기에 묘한 기분이 남곤 했다. 심지어 전술인형도 제각기 괴상한 성격들이 있는데, 인간이라고 오죽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