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작전 세우면서 위험요소 많은 쪽에 당연하다는 듯이 리바이 배치했겠지. 리바이도 당연히 제 역할이라는 듯이 받아들였고. 근데 전투 당일에 리바이 보내놓은 쪽이 생각보다 너무 혼전이라 내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그렇다고 엘빈 본인이 달려갈 수도 없어서 지원군을 조금씩 보냈는데 달려갔던 지원군 중에서 두 명 정도만 겨우 살아 돌아와서 거의 괴멸 상태라고 보고하겠지. 혹시 리바이가 있는지 확인했냐고 물어봐도 다들 못 봤다고 고개를 떨구니 엘빈은 미칠 노릇일 거다. 그렇다고 이쪽에 거인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저쪽이 아무리 혼전 상황이라도 쫓아갈 수가 없겠지. 리바이 보내놨던 저쪽 언덕이랑 이어진 숲에서 끊임없이 증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이는데 신호탄 쏘아올릴 시간도 없는지 신호탄이 다 떨어진 건지 끝까지 신호탄은 보이지 않겠지. 심장 조여들것 같은 시간이 겨우 지나가고 전투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때쯤 본대 정비하고 있는데 사방으로 흩어져 있던 병사들도 모여들겠지. 그리고 엘빈이 전투 내내 곁눈질했던 그 숲에서는 리바이 혼자 겨우 돌아왔겠지. 멀리서 말 타고 돌아오는 리바이가 보여서 엘빈은 내심 안도할거다.
근데 가까이 온 리바이를 보니 온통 피칠갑하고 엉망이라서 순간 가슴 철렁 내려앉을거다. 그냥 거인피이기를 바랬는데 미케가 살짝 다가와서 피냄새 난다고 좀 다친것같다고 귀띔해주는거에 후회막급일거다. 벽으로 돌아오는 동안 엘빈이 리바이 옆으로 말 가까이 붙인채로 달리겠지. 엘빈이 아무말 안해도 리바이는 그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으니 역시 별말없이 고삐만 꼭 틀어쥐고 달릴거다.
그렇게 벽에 도착하고 등쪽이 거의 찢겨나가다시피 한 리바이는 바로 치료부터 받아야겠지. 보고 때문에 리바이 제대로 살피지도 못하고 한지한테 맡긴뒤에 중앙으로 간 엘빈은 내내 정신은 병단 본부에 가 있을거다. 전투현장 상황은 알지도 못하면서 피해 상황 크다고 입만 털어대는 높으신분들 헛소리 대충 흘려들으면서 빨리 돌아갈 시간만 기다리겠지. 마침내 긴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조사병단 본부로 돌아온 엘빈 바로 리바이 방으로 가라. 치료끝나고 진통제 수면제 넣어놔서 미동도 없이 자고 있는거 확인하고서야 다리 풀려서 침대 옆에 주저앉을거야. 늘어져있는 손 가만히 잡고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중얼거리고 있는 엘빈이 보고싶다... 매번 자기 손으로 리바이를 위험에 빠트릴 수 밖에 없고, 그걸 항상 미안해하고 후회하면서도 결국 다른 방법이 없어서 리바이를 다시 사지로 몰아넣어야 하는 엘빈. 그래서 매번 후회하는 엘빈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