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돼야 의미가 있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기 팀 최초 2연속시즌 3할-30홈런-100타점에 도전하는 소감을 밝혔다. 로사리오는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에서 1-0으로 불안하게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박세웅을 상대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 13일 넥센전 이후 6일 만에 타전 32호 홈런으로 시즌 91번째 타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33홈런 120타점 타율 0.321로 존재감을 과시한 로사리오는 이날까지 98경기에서 32홈런 91타점 타율 0.333를 기록했다. 남은 경기에서 타점 9개를 보태면 2연속시즌 3할-30홈런-100타점 고지를 돌파하는 외국인 타자가 된다. 한화에서 2연속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한 외국인 타자는 한 명도 없었다. 1999년 제이 데이비스가 30홈런 106타점 타율 0.328로 한 차례 기록했고 2001년 30홈런 타율 0.335를 기록했지만 시즌 96타점으로 100타점 돌파에 실패했다.

한화 타자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롯데 장종훈 코치가 빙그레 시절이던 1991년 35홈런 114타점 타율 0.345로 프랜차이즈 첫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게 토종 타자들 중 유일한 기록이다. 로사리오가 2연속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면 팀 최초 기록이 된다. 로사리오는 “팀 최초로 2연속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 기록을 달성하면 매우 영광일 것이다. 개인기록이 좋으면 물론 기쁘겠지만 팀이 하위권에 처져있어 마음이 무겁다. 남은 시즌에서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겠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록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미있는 기록이지만 개인 기록을 위해 무리한 타격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KBO리그 전체에서는 삼성 이승엽(1997~1999년, 2002~2003년)과 현대 심정수(은퇴·2002~2003), 넥센 박병호(현 미네소타·2013~2015), KIA 최형우(2014~2017), NC 에릭 테임즈(2014~2016) 등 5명만 2연속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통산 여섯 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로사리오가 진기록을 달성하면 역대 외국인 타자 중에는 두 번째다.

한편 로사리오가 꾸준히 장타를 뽑아내며 홈런 선두 최정(38개)에 6개 차로 따라 붙었다. 최정이 햄스트링 통증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점을 고려하면 시즌 막판 홈런왕 쟁탈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로사리오의 홈런왕 도전 여부는 오는 22, 23일 수원 kt전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싶다”면서 “kt가 라이언 피어밴드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져 팬 입장에서는 더욱 흥미진진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