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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갤문학특선] 이쯤에서 다시 보고가는 무갤문학- 건승 뒤에 오는 것

풋잡여왕(118.34) 2016.04.11 19:36:57
조회 1662 추천 42 댓글 6

원글 출처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eroism&no=249607&page=1&search_pos=-249003&s_type=search_all&s_keyword=일주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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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과도 같은 위엄을 뽐내던 용진산의 하얀 수염은 이제 선혈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용진산 본인이 토해낸 피였다. 그것은 그의 내상이 감추지도 못할 만큼 심각하다는 증거였다. 대체 누가 있어 천하제일의 검객, 검봉이자 육합신검을 이렇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가능한 인물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진산월의 솜씨였다.

귀호는 교리를 바라보았다. 교리의 두 눈은 경악으로 휘둥그레져 있었다.

“자네는 보았는가?”

“물론 나는 보았네.”

교리가 떨림을 채 억누르지 못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신검무적이 종남산의 석실에서 전설로 전해지는 건승신마의 진전을 얻었다고 하더군. 반신반의했었는데 오늘 확실해졌군. 저것은 건승신공이 틀림없네!”

“......!”

“방금 전 육합신검의 검벽을 걷어낸 수법은 건승신공 중 일주연중(一週連中)의 초식이네. 거기에 바로 십팔초 건승신공 중에서도 절초인 일월연중(一月連中)을 연환하여 파괴적인 검력을 가한 걸세. 일월연중의 가공한 위력을 그대로 받아낸 검봉이 두 발로 서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군.”

용진산은 두 발로 서있기만 하지는 않았다. 그의 눈빛은 형형하게 빛났고 검날은 삼엄한 기세를 일으켰다. 토혈로 인해 붉게 물든 가슴께가 아니었다면 누구도 용진산이 방금의 대결에서 그렇게 큰 내상을 입은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용진산의 두 발이 구궁의 방위를 밟으며 민첩하게 진산월에게로 육박해 들어갔다. 동시에 극성에 달한 이십사수 매화검법이 피워내는 찬란한 검화가 만개하여 진산월의 전신 요혈을 노렸다.

진산월은 보법을 밟아 연이어 세 걸음 물러나며 용영검을 휘저었다. 그러자 우윳빛의 검막이 일어나 용진산의 검기를 맞아 나갔다. 검막에 닿은 검화는 하나씩 스러졌으나 한 송이 검화가 스러질 때 용진산의 검극은 두 송이를 더 피워내고 있었다. 진산월은 하는 수 없이 다시 두 걸음 물러서며 일일히 검기를 뽑아내어 막아나갔다. 그 순간 용진산의 검극이 진산월의 목젖을 노리며 뻗어나왔다. 자신이 피워낸 검기의 꽃 사이를 꿰뚫고 나타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매화가지를 흔드는 바람과도 같았다. 진산월은 낭패하여 급히 무릎을 접어 몸을 뒤로 젖히는 철판교의 수법을 펼쳤다. 미처 받아내지 못한 검세에 진산월의 가슴께가 주욱 찢어지며 선혈이 비산했다.

귀호의 입에서 찬탄의 한숨이 튀어나왔다.

“육합신검의 공세가 놀랍군! 일월연중에 의해 큰 타격을 받은 쪽은 육합신검인데 오히려 더욱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지 않은가?”

교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검봉은 역시 건승신공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군.”

“그 말은 무슨 뜻인가?”

“본디 건승신공의 건승 초식은 공력을 한순간에 폭발시키는 것일세. 일월연중과 같이 강력한 절초를 사용했다면 시전자 역시 장시간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네.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연재예고(連載豫告)와 연재재개(連載再改) 같은 방어적 초식을 연계하여 시간을 벌어야 하지. 방금 신검무적이 검봉의 검세를 받아넘긴 초식이 바로 연재예고일세.

검봉은 이를 알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네. 그리고 만일 내 예측이 맞다면......”

교리가 말꼬리를 흐리자 귀호가 답답하다는 듯 다그쳤다.

“자네 예측이야 당연히 맞겠지. 그럼 대체 어떻게 된다는 건가?”

“건승으로 일으킨 기세는 반드시 연재재개의 초식으로 거두어야만 하네. 검봉이 건승신공의 이와 같은 특징을 알고 있다면 신검무적이 연재재개를 펼쳐 검세를 거두어들이는 순간을 노려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어올 것이 분명하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진산월의 전신을 밀밀하게 감싸고 있던 검막이 스러들며 진산월의 기세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용진산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토록 손꼽아 기다리던 연재재개의 순간이었다. 용진산은 진산월을 향해 뛰어들며 생사를 도외시한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파팟!

힘없이 가라앉는 것처럼 보이던 진산월의 검이 돌연 치솟아오르며 찬란한 검광을 발했다.

“저, 저 초식은 금일연중(今日連中)!”

교리가 경호성을 발했다.

방어를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공격해들어가던 용진산이 그 예상하지 못한 일검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결국 용진산은 건승의 일격을 허용하여 옆구리에 커다란 검상을 입고 말았다. 용진산의 입가에선 피가 멈추지 않고 흘렀고 안색은 전신의 피를 모두 빼앗긴 사람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건승신공의 무서운 경력에 이전에 입은 내상이 악화된 것이었다.

“두, 두려운 자로다! 신검무적!”

“방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아직도 방금 일어난 일을 파악하지 못한 귀호의 질문에 교리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연재재개가 아니었어! 연재예고에 당연히 이어져야 할 연재재개가 아니라 금일연중을 사용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네!”

“그게 무슨 말인가? 연재예고가 반드시 연재재개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신검무적은 그걸 어떻게 깨었다는 건가?”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 아닌가! 연재를 한 달이나 쉬고서 겨우 복귀한다고 선언해놓고 다시 건승이라니 그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일월연중에 연재예고, 거기에 금일연중을 연환하다니 이것은 사람의 무공이 아니야! 전설의 건승신마가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네! 그렇다면 신검무적의 건승신공이 이미 당년 건승신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인가?”

그제서야 귀호도 방금 진산월이 선보인 건승신공의 한 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건승신공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던 용진산이기에 오히려 예상치 못한 초식의 연계에 더욱 큰 낭패를 당한 것이었다. 이번의 교환으로 인해 치명적인 내상을 입은 용진산의 검력은 이제 전과 같지 않았다. 그를 상대로 진산월은 잡은 승기를 굳히려는 듯, 더 이상의 공격을 가하는 대신 신묘한 보법을 밟으며 용진산의 주위를 돌고 있었다. 진산월의 발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순간순간 잔상이 남았는데, 용진산의 힘겨운 공격은 진산월의 잔상을 허무하게 가르기 일쑤였다.

그것을 보던 귀호가 말했다.

“저 보법은 가필수정(加筆修正)이 분명하군.”

“맞게 보았네. 과연 자네의 보법에 대한 식견은 대단하군.”

귀호가 고개를 내저었네.

“자네에게 칭찬을 들을 정도는 아닐세. 본디 가필수정은 출판본에 사용하여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인데 연재본에 사용하니 수정된 부분을 찾아 헤메게 하는 동시에 마치 연재가 올라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여 상대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한 수가 되는군. 과연 신검무적... 놀라운 심계로군.”

교리가 한숨을 내뱉었다.

“신검무적의 다음 수가 무엇일지 상상만 해도 두렵네.”

“그야 당연한 것 아닌가? ‘총상아니면... 검상같은데....’ 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연재 아니면 건승이겠지.”

교리는 순간적으로 ‘이 병신같은 새끼가 무슨 개소리를’ 하는 시선으로 귀호를 쳐다보았다가 다시 눈을 돌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선 이미 연환건승의 놀라운 한 수를 보여준 진산월이 다음에는 연재를 재개할 것이 분명했지만, 교리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더욱 무서운 광경이 그려지고 있었다.

한 번 일어난 일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세 번 일어나기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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