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를 상대로 약관관련 민사소송을 진행하면서 문피아로부터 작가와 문피아가 맺은 계약서가 입수되었습니다. 

(제 블로그 blog.naver.com/mndpc 에 오시면 약관관련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계약내용 중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합니다. 작가집단의 이익도 공공의 이익이 됩니다.

계약서의 명칭은 “연재 전자책 출판권 제공의 일반원칙”입니다. 계약서 제8조의 수익배분을 언급하는 부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언듯 보기에게는 저작권 사용료 비율도 높고 별 문제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수익배분 기준금액인 ‘순매출’이라는 용어입니다. 위의 계약조항과는 한참 떨어진 계약서 앞부분인 2조의 용어를 정의하는 부분에서 그에 대한 정의가 있습니다.

12-(1)처럼 자사의 금융결제비용을 작가에게 떠넘기는 것은 비합리적입니다. 12-(3)의 경우 부가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책 콘텐츠도 ISBN이나 kepa코드가 발급되지 않으면 부가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http://www.kepa.or.kr/Certify/Law.aspx 참고) 세금은 납세의무자가 내는 것이지 어느 일방이 부담하라고 약정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계약서의 내용에 의하면 작가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48.6%에서 63%입니다. (여기서 원천징수되는 세금 3.3%은 공제하고 작가에게 입급되는 것이 맞습니다.)

12-(1)과 12-(3)도 문제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12-(2)입니다. 문피아가 독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채무가 발생했을 경우 작가가 대신해서 갚아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저는 해당 계약서를 받은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계약조항의 문제점을 인지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올해 들어 환불사태가 발생해서 계약서를 다시 자세히 검토한 결과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저 계약조항을 인지하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저런 식의 계약서가 통용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작가들이 12-(2) 계약조항의 위험성을 인지하였다면 문피아와 계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작가들은 계약 이후에 문제점을 인지했다고 해도 함부로 이 사실을 공개하지 못합니다. 기밀유지 약정 때문입니다.

참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영업비밀 침해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라.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마. 영업비밀이 라목에 따라 공개된 사실 또는 그러한 공개행위가 개입된 사실을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고 그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 또는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②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천만원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3.7.30.>

만약 작가가 계약내용을 공개하면 라.항에 걸려듭니다. 신인작가와 상담했던 선배작가가 계약내용을 공개하면 마.항에 걸려듭니다. 작가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고소될까봐 무서워서 공개 못합니다. 법률용어로써 손해의 개념은 법률적인 의무의 위반으로 인한 피해를 의미합니다. 법원의 판사와 공무원들도 직책상으로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공개 못합니다. 그러나 민사소송의 상대방은 의무가 없습니다. 해당 계약서는 소송 중에서 문피아 측이 준비서면에 첨부해서 제출한 것입니다. 즉, 문피아 측이 실수한 것입니다. 저는 최초의 폭로자가 됨에도 불구하고 영업비밀보호법에 걸리지 않습니다. 폭로과정에서 불법성이 개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2차적으로 이 문서를 퍼 나르는 분들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