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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찾아 떠난 2박 3일

놀러옴(175.198) 2018.05.09 10:35:17
조회 45909 추천 568 댓글 180

2018년 4월 24일~2018년 4월 26일

모처럼 3일 간의 휴무를 얻고, 비가 온 직후이기도 하고, 월령도 괜찮은 편이었다.

지금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은하수를 찾아 떠날 기회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집에서 편히 사흘간 푹 쉬는 것도 좋겠지만 약간 무리를 하더라도 밤하늘을 수놓는 은하수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2박 3일간 은하수를 찾아 돌아다니기로 했다.


장소는 충북 보은 원정리와 작년 이맘때 가본 적이 있던 임실 옥정호의 국사봉.

처음 계획을 짤땐 가본 적 있어 익숙한 국사봉->처음 가보는 원정리 이렇게 가려고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 반대가 나을 것 같아서 원정리->국사봉 이렇게 변경했다.

변경의 이유는 나중에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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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터미널에서 보은행 시외버스를 탔다.

한참을 달려 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원정1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비가 온 후에 미세먼지도 적고 맑은 하늘을 볼거라 기대했는데 아직은...

구름이 너무 많았고 가끔 한두방울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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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원정1리에서 내려 원정삼거리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그 유명한 원정리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은하수를 담아보고 싶었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봤을땐 느티나무가 참 크고 아름다워 보였는데...실제로 가서 보니까

엥 내가 본 그 크고 아름다운 느티나무가 설마 저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기 사진 중간에 보이는 조금 큰 나무가 그 느티나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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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지판까지 있는거 보니까 그게 맞나보네.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가...실망도 조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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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도록 짙은 구름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폰으로 계속 일기예보를 봤는데 거의 자정 이후에나 구름이 걷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때 고민 참 많이했다.


만약에 일기예보가 틀려서 자정 이후에도, 새벽까지도 구름이 걷히지 않는다면

여기까지 온 보람도 없이 어두운 논두렁 한가운데서 날밤만 새다 가는거고...

그렇다면 버스가 다닐때 다시 시내로 돌아가서 다음날을 위해 방을 잡고 식사도 하고 잠도 자두는 것이 이득이다.


하지만 일기예보가 맞다면 나는 은하수 사진을 못건지고 그냥 하루를 날리는 것이다.


여기서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 일기예보를 믿고 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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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바로 아래에 벤치가 있어 거기서 앉아 쉬고 있는데

날이 어두워지니 솔직히 많이 무서웠다.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논두렁 뿐이고...

논두렁 한가운데에 느티나무 한그루...

그 밑에 앉아서 밤을 지새우려니 별별 무서운 상상이 다 들었다.


예를 들어 문득 위를 올려다봤는데 목매단 귀신이 있다거나...굵은 나뭇가지에 귀신이 쪼그리고 앉아 나를 지켜보고 있다거나

나무 사이에서 밝게 빛나는 무언가의 눈이 나를 똑바로 보고 있다거나...


진짜 무서워서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도망갔음.

거긴 적어도 불은 켜져있으니까...


거기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11시쯤 넘으니까 거짓말처럼 짙은 구름이 조금씩 걷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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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장막처럼 드리웠던 구름이 걷히고

새벽을 빛내는 별들이 고개를 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느티나무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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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볼땐 별거 아니게 보였던 느티나무인데 이렇게 보니 꽤나 괜찮은 그림이 완성된다.

다만 간혹가다가 구름 물결이 지나가서 별빛을 가리는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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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뷰가 나오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올해 첫 은하수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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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가 아마 새벽 2시 이후일 것이다.

제법 찬 기운이 감도는 새벽을 헤치고 은하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천체사진-좋아서하는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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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새벽은 제법 쌀쌀하여 손발이 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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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히려 근래 정신없이 달려서 달아올랐던 나의 일상,

일이라는 열병에 시달리던 나의 정신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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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되었던 내가, 과열되었던 나의 일상이

시원한 은하수를 보며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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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가 지날 무렵 조금씩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렌즈에 자꾸 이슬도 맺히고 대기가 흐려져서 오늘은 이만 철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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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오고...

잠이 밀려오길래 콜택시를 불렀다.

시골이고 이른 아침이라 안올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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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허름한 분식집에서 먹은 아침...

거의 24시간만의 식사다.


그땐 참 잔치국수가 땡겼는데 김밥엔 라면이 역시나 잘 어울린다는걸 느꼈다.

라면시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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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전복합터미널을 거쳐 전주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야했다.

밤샘촬영으로 인해 쌓인 피로는 버스에서 쪽잠을 자며 일부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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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거운 백팩에 사진촬영장비와 물까지 넣어서 다녔더니 어깨가 조금 아파왔다.

대전복합터미널 약국에서 파스와 붙이는 핫팩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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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버스에 앉자마자 바로 기절하듯이 잠들어서 중간중간 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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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옥정호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거의 상,하운암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그쪽에서 내리긴 했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이 강을 건너야한다.


작년에 와놓고도 엉뚱한 길로 와버린 나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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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는 다리를 찾아 한참을 돌아서 마침내 작년에 봐서 익숙한 길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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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정리->국사봉으로 코스를 변경한 이유.

기억을 더듬어보니 국사봉 바로 근처에 모텔이 있었다.

원정리에서 밤샘촬영을 하면 아무리 중간중간 버스에서 잔다고 한들 몹시 피곤할 것인데

국사봉 근처 모텔에서 잠시 제대로 눈을 붙이고 밤에 국사봉에 올라 촬영을 재개하면 될 것 같아서...

만약 국사봉->원정리였다면 피로를 쉽게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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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서 한참 눈을 붙이고 국사봉 전망대에 올랐다.

이 날은 달이 보름에 가까운 상현이었고 새벽 늦게까지 떠 있었다.

달로 인한 광해 그리고 붕어섬 근처의 광해에 구름까지 껴있어서 은하수가 선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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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작년엔 안 그랬던거 같은데 무슨 비행기가 이렇게 많이 지나다니는지

비행운이 수시로 껴서 그마저 깔끔한 은하수 촬영에 방해가 되었다.

붕어섬은 운해와 은하수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광해가 있어도 좋았는데

이제는 광해만 문제가 아니다.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름도 많았고 비행기가 자주 다녀서 날씨와 관계없이 비행운도 자주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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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곤 하지만 그래도 피로가 다 풀린 것은 아닌지라

나무데크 계단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았다.

다행스럽게도 데크에 텐트를 친 사람이 있어 외롭고 무섭진 않았다.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

갑자기 어느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워낙 뜻밖의 일이라 육성으로 아이 깜짝이야를 외치며 일어났는데

노인은 사람좋게 허허 웃었다.


많이 졸린거 같은데 커피나 한잔 나눠 마십시다.

라며 보온병에 든 뜨거운 물과 믹스커피를 내게 나눠줬다.


노인은 이 근처에 사는데, 밤늦게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좋은듯 하여 은하수를 찍으러 어딜 가볼까

생각하다가 아침 운해도 볼겸 붕어섬으로 차를 몰고 새벽을 달려왔다고 한다.


예보와는 달리 군데군데 너저분하게 구름이 껴있는 밤하늘을 보며 노인은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모처럼 이렇게 나왔는데, 후회가 없어야할텐데

Counting Stars-One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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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늦게서야 은하수가 얼추 보일 정도로 시야가 확보되었다.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그어진 비행운은 몹시 아쉬우나 아까에 비하면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보며 후회가 없어야할텐데 라는 말을 속으로 곱씹었다.


생각해보면,나는 언젠가부터 끊임없이 후회를 반복하며 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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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든 사람이든...나의 거의 모든 선택들에 대해서 아 이건 정말 내가 잘했다라는 만족을 과연 몇번이나 느껴봤는지.


그때 그만 뒀어야했는데라며 후회하다가도 아 그때 그만 뒀다면 또 그만둔걸 후회하지 않을까하며 또다른 선택에 대한 후회가 오고...

급기야는 모든 선택에는 그만큼의 후회가 따르지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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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가 없어야 할텐데...

대체 어떻게 하면 후회가 없을까 하는 질문을 저기 새벽 하늘에 날려보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나는 그간 정말 숨가쁘게 달려오지 않았는가.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그렇게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질주해서 끝에 남는 것이 한 줌의 후회라면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정을 불살랐는가.

정말로 후회뿐인가?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와서 시야가 좁아져 후회밖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잠시 숨을 고르면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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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영글지 못한 나의 지혜로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답을 찾아 헤매는 사이 조금씩 날이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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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저분하게 그어진 비행운에 아쉬운 한숨을 실어보내고 은하수를 떠나보낼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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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푸른 은하수가 서서히 묻혀간다.

희미해지는 은하수에 작별인사를 건네고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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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어김없이 옥정호를 둘러싸고 운해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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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처럼 자욱한 운해는 아니지만 제법 한폭의 동양화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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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짙은 운해도 좋지만 이렇게 깔끔한 시선을 제공하는 적당한 운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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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운해...라고 하기엔 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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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운해가 아니기도 하고 2박 3일간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극히 피곤하기에

이만 삼각대를 접고 철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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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 전주의 명물인 초코파이를 구매해봤는데

솔직히 그냥 진한 단맛에 하나 이상은 못먹겠더라.

좀 너무 달지않나 싶었다.



출처: 여행-국내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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