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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상플] 다시 만날수 있을까.

koko(39.121) 2018.01.22 22:52:00
조회 2571 추천 8 댓글 2

매케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러와 미간이 찌푸려졌다. 띵-하게 울리는 머리가 얼마나 잠들어있었는지를 알려주듯 두통을 호소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눈을 떴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밤이라서 그런가? 꿈뻑꿈뻑 뻑뻑한 눈을 감았다 뜨고 있는데

드르륵- 누군가 들어왔다가 깜짝 놀라 의사를 부르러 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간호사인가.. 그런데 왜 여전히 보이지 않지?

시경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소리는 생생히 들리는데 앞은 전혀보이지 않았다. 시경은 자신이 꿈이라도 꾸고 있는것이라 생각해 그 꿈을 벗어나려

손톱으로 자신의 손등을 세게 꼬집었다. 바로 미간이 찌푸려지며 알싸한 고통이 파고드는데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얼떨떨한 눈으로 정신나간 사람처럼 멍 하니 있는데 의사가 들어와 몇마디 던진다.





"은시경씨 담당 의사 김서구 입니다. 저번 중국에서 총상으로 맞고 한국으로 후송되었습니다."

"....."

"수술은 아주 잘끝났습니다. 척추뼈가 부러져 신경손상이 좀있긴했지만 걷거나 움직이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거에요"

"....."

"어디 다른곳 불편한곳은 없습니까?"




간호사가 시경의 팔을잡고 혈압체크를 해도 그는 정면을 응시할뿐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간호사가 옆에서 항생제를 투여해도. 진통제를 넣어도

그는 멍하니 그저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번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한국이면 밤이겠거니. 그런데 의사가 밤늦게 진료를 봐주던가?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그는 물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 지금 시간이 몇시 쯤 입니까?"

"오후 1시입니다. 은시경씨"


꿈틀. 누군가 망치로 뒷통수를 아주 세게. 그것도 몇차례 친듯한 기분이었다. 혈압체크를 다끝낸듯한 간호사는 내침대 옆의 창문커튼을 촥-소리와함께

걷어내고선 오늘 날씨가 참 맑다며 해맑게 말하고 있었다. 이런날 은시경씨가 깨어났으니 이제 걸어다니시면 될것이라며 푼수처럼 떠들어대는 목소리가

그에게 아프게 다가왔다. 오후 한신데 그의 양눈은 빛을 받아들일수도. 그리고 색깔도 형체도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별처럼 빛나는

그녀를 다시금 보게해달라고 빈것의 댓가가 눈을 잃어버리는것이였나.. 멍하니 생각하다 의사에게 다시금 무언갈 묻는다.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 그게 시경씨. 잘들어요. 다른신경은 손상이 안되어 들어오긴했는데. 시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완전히 끊어져서 들어왔어요. 그래도 최대한 노력ㅎ.."



의사의 말로는 이미 수술대에 오르기전부터 시신경은손상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아주 갈기갈기 찢어져 손쓸수 없을 만큼. 다시 이어붙여놓기도 힘들만큼

손상이 심해서 안구 적출을 권유했다가 이재하에게 온갖욕설을 들어먹어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17시간이 넘도록 그신경을 복원한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고.

그의 빛은 사라져 버린것이었다. 이런얘기를 들어도 시경은 아무렇지 않은척행동했다. 자신의 군주인 이재하가 자신을 이병원에 넣어놨다면. 언잰가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공주 이재신도 이곳을 들릴것이라고. 병신같이 공주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같은 병신이 되어있으면 누가

이제 그녀를 지켜줄수 있을까. 결국 그녀와 비슷한 사람이 되는것은 실패한격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하찮은 모습을 별로 보여주고 싶지않아졌다.

화장실도 혼자 못가서 이리 부딛히고 저리부딛히고 긁히고 멍든흉터가 수두룩 빽빽해지고 당장에 눈앞에 누가 있는지도 몰라서 걸려 넘어지기 일수 였다.

그렇게 망가져버린 자기자신이 최악이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약한모습을 보여주고 싶지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못오게 하고 싶었다. 아무말도 하지않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않은체 그렇게 살다가.. 누군가 병실로 들어와 있는것을 느끼고 한번에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였다.

혼자서 그 힘든 시간을 지나도 나는 군인이고. 또 도움없이 잘살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부모앞에서는 아직 어린가보다.

그렇게 시경은 한참동안 넉놓고 울었다. 신세한탄도 하고 아버지를 수차레 불렀다. 그리고 스스로를 원망하는 말도 서슴없이 뱉으며 오열했다.

이제 병신이 되었으니 공주님은 어떻게 보고, 아니 공주님앞에 설수나있겠냐며, 그 고운목소리 듣고싶어 겨우 살아 돌아왔는데 그 얼굴 한번못보게 된게 말이나

되냐며, 그는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그의 아버지는 이제 모든것을 내려놓고 자신과 아주 조용히 살아가자고 아들을 설득했다. 이미 무너져 내린 시경은 그렇게 하겠다고

눈물얼룩진 얼굴로 아프게 웃었다. 재활치료는 별로 필요가 없었다. 워낙 몸을 잘 활용하는 군인이었고 그래서 곧잘 익숙해져 화이트 스틱으로 편하게 걸어다니는 시경이

아비의 눈엔 그저 대견했다. 어미도 없이 혼자서 독하게 커온 시경이 그렇게 대견스럽고. 또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와줘 고마웠기에 이제 남은생은 시경과 지낼 생각으로

좀 마음이 벅차올라있었다.


아버지 은태규가 태원수속을 마치고 있을때즘 시경은 화장실을 더듬더듬 걸어가 겨우 볼일을 보고 또다시 더듬더듬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울먹거리면서 슬픔이 가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연거푸 되풀이 하는 여자의 목소리에 그가 귀를 기울였다. 재신이었다.

얼굴을 보지않아도. 목소리만 들어도 그녀인걸 알수있었다. 가슴이 미어지는 목소리었다. 그렇게 다시듣고싶고 또 듣고싶어 겨우 겨우 마음을 추스렸던 그였기에

슬픔에 울먹이는 그녀의 목소리는 독약같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자기자신은 너무 초라하고 비참하고. 또 이미 병신이었다.

그런말이 왠지 와닿았다. 반짝이는걸 탐내다가 눈이 멀어버린 도둑 같이. 그는 그녀에게 보여지기에 하찮았다.괜히 울컥거리는 마음이 시큰했다.

늦게와서 미안하다고, 많이 기다렸느냐고, 예쁜눈에서 눈물나게 해서 미안하다고 이제 두번다시 떨어져 있을일 없을것이라고 위로 하고 싶었다.

참고 다른길로 가버릴까. 고민하던 시경은 결국 마음이 닿는대로 행동해버렸다. 지금 병신인 제모습을 보여주면 그녀도 정이 떨어져 나갈것이라고. 그러니 독하게 마음먹고

그녀를 떨쳐버릴것이라고. 시경은 손에 쥐고 있던 화이트 스틱을 단정히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재신의 목소리가 들리는곳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은시경.. 은시경환자 어디에 입원했는지 빨리 찾아주세요 제발.."

"은시경 환자분 오늘 퇴원수속 밟으셔서 지금 병실이 없습니다."

"아아.. 제발.. 제발요 언제 퇴원했는지 알수 있어요?"





그녀에게 가까워질수록 덜컥겁이 나고 있는 시경이지만 이미 독하게 마음먹은것 어쩌겠냐는 마음으로 걸어가다 어떤 어린아이를 미쳐 피하지못하고 크게 넘어져 버린다.

콰당-!

모냥빠지게 넘어져 아주 큰소리를 병원로비에 울려퍼지게 만들어버린 시경은 앞이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얼굴이 시뻘개져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화끈거리는 얼굴과 어디있는지조차 알수 없는곳에서 울고 있는어린아이의 목소리에 그는 살짝 패닉이 온듯했다. 아이를 달래고 있지만 손은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더듬더듬 손으로 바닥을 짚고 어쭙잖게 옷을 털고 걸어오다 앞의 휠체어를 탄사람과 부딛혀 또 작은 마찰이 생겼다. 그 환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시경은 속으로

욕지꺼리를 마구 뱉어내고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 모습일텐데 이렇게 다 보여주면 .. 어쩌자고  그녀에게 그는 기사이고 싶기도 했다. 영원히 멋있는 기사..




"은시경..?"




로비가 소란스러워지자 재신은 재차 따져묻다 소란스러운곳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왠 성인남자 하나와 어린아이가 바닥에 앉아있고. 아이는 어른인 남자와 부딛힌건지

계속해서 펑펑울고 있었다.그런데 남자의행동이 좀 이상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사람처럼 아이를 달래려 하는데 계속 이상한곳만바라보고있고 손도 허공을 떠돌기만할뿐

아무런것도 닿지 않았다. 연거푸 사과하던 그남자는 다시 엉성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또 걸어오다 다른 환자와 부딛혀 몸에 생채기를 내고 만다.

그런데 뭔가 익숙한 모습이다. 울컥 눈물이 차오른다. 어린아이를 그렇게 달래는모습이 시경과 겹쳤다. 그리고 약자를 지키는 배려심있는모습이 영락 없는 그였다.

재신은 스스로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가 너무 보고 싶은나머지 다른 환자를 지금 착각해서 보고있노라고, 하지만 입은 이미 그의 이름을 내뱉고 말았다.



그 작은 목소리에도 시경은 금방 반응을했다. 한번도 잊어본적없는 아름다운 목소리. 재신의 목소리였다.

여리게 떨리고 있는 목소리를 듣고있자니 괜히 마음이 더 독해진다. 지금 한번에 내쳐야 그녀가 덜힘들것이다. 이미 내 추한모습으 다봤으니 쫒아내는건 쉬울것이라고

그는 아픈다짐을 대뇌였다.






-문제시 글삭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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