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체되어 있지도 않고, 우울감으로만 젖어있지 않은 활동을 할 수 있는가? 내가 만든 창작물들은 다 내 속에서 나오며, 내 머릿속에는 여태 영향을 받아온 사회의 틀이 갖춰져있다. 어느것도, 어느곳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의 생각은 어떤 미디어, 고정관념들을 답습한 것의 결과이며 완전한 창작이라 볼 수 없다. 기존에 존재했던 여러가지 이미지들을 엮고 엮어서 탄생하는게 나의 생각, 창작물인것이다.  그런 조각들로 이루어진 내가 건강하지 못한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까. 나의 성별, 가족구성원, 주거지, 주변환경, 문화.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옭아매는 것이다. 나에 대한  당연스러운 정보 중 하나로 스며들지 못하고, 나의 존재 자체를 이 수식어들이 짓누르고 있다. 의문이 드는 것이다. 다른이들은 자신의 이 환경을 아무런 경계심 없이 받아들인건지. 어떻게 그냥 넘어 갈 수 있는지... 아무튼 나는 자주 의문을 갖곤한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의욕이 떨어져 글을 급하게 끝내려 할 때에도, 나의 잦은 무기력의 원인에 대해서. 의문을 갖곤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