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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 관계가 어색하다 싶은거 다 지적해줘봐

아우터사이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01 19:48:26
조회 442 추천 0 댓글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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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세라

 

지난 두서 시간 동안 난 무엇을 보고, 겪었던 걸까? 내 감각이 나를 속이는 일이 가능한 걸까? 믿을 수 없는 일을 겪게 되니, 그저 내 말을 믿어달라는 부탁 밖에 할 수 없게 되는군. 사람 마음을 평소 믿어온 편은 아니지만, 이토록 가증스럽고 얄팍한 줄은 몰랐어.


생각만 하면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리는 공포가 떠나질 않고 있어. 절대적인 공포가 내 주변에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아. 절대적인 공허와 암흑속에 숨어버린 걸까? 나는 이제 혼돈과 무저갱의 노예에 지나지 않아. 나에게 인간의 존엄성이란 없어.


그래도 이성이 붙어있는 동안에는 차분해지도록 노력해볼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말이야. 부언하게 되지만, 최악의 절망에 빠진 사람은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것 외에는 신경 쓸것이 없어지나 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기 때문이거든.


숲길로 들어설 때마다 어둠이 뒤를 쫓듯이 따라왔어. 구불구불한 고랑의 축축하게 젖은 바닥을 디딜 때마다 운동화에 진흙이 묻어왔어. 굽이치는 갈래길을 얼마나 헤쳐온 걸까. 한때는 장엄한 위용을 뽐냈을 듯한, 군부대의 막사와 탑들이 어둠속에서 황량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나무들 사이에서 숨죽인 유령들의 눈길이 나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어. 큼지막한 전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에 들어서서 첫 번째 나무를 지나쳐보니 이끼와 곰팡이에 뒤덮인 야트막한 비석이 하나 나타났어. 현무암을 깍은 듯한 반원형의 비석엔 요새사령부발상지지라는 단어가 한문으로 적혀 있더군.


오랜 세월동안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듯 새까만 곰팡이로 뒤덮혀진 돌무더기더군. 그것의 가장 밑 부분에 다소 소름끼치는 것이 놓여 있었지. 죽은 새의 시체가 거기에 있었어. 성체인 까마귀였어. 힘없이 축 늘어져 있더군. 뻣뻣한 몸둥아리였지만 두 발만은 허공을 향해 뻗어 있더군. 부리와 머리는 온통 피범벅이었어. 가슴 부근서부터 퍼진 피였지.


조금 기이했던 것은 누런 검버섯이 군데군데 피어오르고 있었던 거야. 부패의 과정을 말해주는 거겠지만,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더군. 새의 눈은 덮여 있지 않았어. 생기 없는 동공이 허공을 향해 떠져 있었어. 그런 상태로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눕혀져 있더군. 생과 사가 작별하는 순간, 영원에 습격당하기 전에 겪었던 끔찍한 최후의 상태를 증언해주고 있었어. 그 돌이킬 수 없는 짧은 순간에 오고갔던 고통의 과정이 작은 눈 안에 녹아있었어.


나는 다소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지. 가슴의 관통상은 명백히 살해를 말해주는 거였으니. 지금 이 숲 안에 나를 제외한 다른 누군가가 있거나, 최소 몇 시간 전에 여길 떠났다는 거야. 보호장비라고는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어. 두려움이 엄습해왔지. 거기에서 돌아서라고 말하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까마귀의 경고를 무시했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것이야.


긴장이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일깨웠어. 특히 소리에 집중해야 했어. 시각보다 더 빠르게 위험을 경고해주니까. 어두컴컴한 덤불숲의 기이한 정적은 비현실적인 것들을 현실적으로 만들더군. 고요한 숲속 어딘가에서 늑대의 날카로운 울음이 들리는 것만 같았어. 물론 그것이 기분이 만들어낸 착각임을 모르진 않았지만, 어둠속의 고요는 이성을 현혹하고 부재를 믿게 하는 마법적인 힘을 지닌 것이었어.


낮새들과는 전혀 다른 밤새들의 기이한 울음이 차츰 들려오더군. 소쩍새, 올빼미 등의 포식성 조류들이 울어대는 울적한 소리들이 낮고 음산한 화음을 이루어 가고 있었어. 더는 육안으로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어 전화기의 형광등을 켜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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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친 부분은 내가 지적받고 퇴고 고민중인 부분인데, 일단은 안고치고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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