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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의 단상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8.18 19:15:35
조회 137 추천 1 댓글 5


점심시간. 성인군자가 없는 시간이다. 이런 시대에선 굶주리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돈으로 관념도 사고파는 오늘날에서 욕망은 차라리 새로운 언어다. 이런 시대에 무엇에든 굶주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욕망이 하루하루 포화하는 나날이다. 이런 날에는 욕망이 모이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낼 펀드매니저가 필요할 뿐이다. 포화된 욕망이 당신에게 우울증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말이다.
펀드매니저가 당신에게 점심 메뉴에 대한 여러 옵션을 제공한다. 짬뽕과 짜장면 사이에서 선택을 내릴 수 없는 당신을 위한 108개의 솔루션. 선택을 내릴 수 없는 우리를 위해 또다시 108개의 선택지가 생겨버렸다. 할머니의 미숫가루마냥 자유가 온 도시에 미어터졌다.
이러니 선택 장애는 현대인에겐 꼬리표마냥 떼낼 수 없는 정신병이라 할 수밖에 없다. 환경이 만든 정신병이기 때문이다.
자유가 공기처럼 빽빽이 차 있는 이 도시에서 당신이 자유를 갈망하는 이유, 그것은 당신에게 선택 장애가 있는 이유와 같다. 선택지가 많은 곳에서 사람은 선택 그 자체를 갈망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다. 굶주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빅 맥 세트를 먹고 만족해하는 당신도 아직 자유를 굶주린다. 굶주리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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