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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서 전에 쓴거 한번 올려봅니다.

Tri.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1.25 10:15:39
조회 60 추천 0 댓글 3

오래된 도서관 : 향기

향기가 난다

눈을 감으면 머리로 그려지는것

그것이 향기를 정의한다.

눈을 뜨면 향기와 소리가 겹친다.

그리고 그렇게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빌려 그런 향기를 느끼고

자신의 향기를 남긴다

여기는 오래된 도서관, 내가 일하는 곳이다.

복잡하고 오래되었지만 편히 쉴수 있는 2번째 마지막 장소이다.

안녕하세요로 시작해서 안녕히가세요로 끝이나는 장소

처음과 끝은 없지만 그곳에 여전히 있다는것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 대해 공부한다는것이

나에게는 행복이다.

공간에 붙잡혀 있는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공간은 나에게 남은 마지막 탈출구.

많은 사람들이 오진 않지만 눈에 띄는 얼굴들 그리고 새로운 얼굴들이 있다

그들은 나처럼 이곳이 마지막 탈출구 였을까.

하지만 그들은 이미 얼어버렸다, 아니 자신들의 혈관에 차가움을 넣고

가슴보단 머리를 머리보단 진실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자신이 비참해진다

그들을 위한 눈물은 어디있고 그들의 아픔은 ,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프로방스는

이미 구석구석 얼려진지 오래였거늘..


가을의 향이 사라지고, 새로운 겨울의 쓸쓸함이 올때 그가 왔다.

계단은 여전히 낡았고, 나는 그 소리가 좋았다

사람들은 고쳐달라고 하지만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그게 이 도서관을 기억해줄 마지막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늙은 신사는

달랐다. 그의 눈을 읽을수도 행동을 관찰할수도 없었다.

그는 회색머리 신사였고, 매일오진 않았지만

매주 금요일 아침에 내가 오기도 전에 와서 오후가 되면 떠났다.

그의 존재는 이미 나의 머리에 밖혔고 그는 나에게 성가신 존재, 하지만 신비로운 존재가 되었다.

더이상 관심이 없어졌을때, 그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오기 시작했다.

그것조차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찾던 향은 그의 가방에 있었다는것을.


하지만 매주 금요일 도서관의 문이 열렸을때 내가 들은 합창곡은 뭐였을까?

색은 분명 여러가지 색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이때 만큼은, 너무 아름다웠다.

여름의 향과 왈츠의 온화함..

관대하고, 글래머러스 한 느낌...

겨울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함과 얕은 움직임을 느낄수 있었다

내마음속의 얕은 움직임.

가슴은 두근거렸고, 눈은 환희와 놀라움으로 그리고 만족으로

더나아가 기대로.

분명 눈은

하늘에서 흩날리고 있었고, 사람들은 허둥지둥 집안으로 들어가는것이 보였다.

음악이 끊기지 않게 몰래 들어가보았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회색머리 신사는 의자에 앉고, 책상위에 발을 올린뒤

축음기를 키고 있었다.

그 때 그의 표정, 아직도 잊을수 없다.

만족스러움과 가장 행복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부터 자신만의 시간을 잊어간 나로서는 부러웠다.


계속 문앞에서서 들어갈수가 없었다.

설령 그가 나를 보고 음악을 끄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 보단

머리속에 떠오르는 그 장면을 계속 보고 싶었다

시칠리아 섬의 여름, 그리고 푸르고 상큼한 향기.


음악이 끝나는것을 느꼈다, 점점 머리속의 장면은 흩어졌기 떄문이다.

"잠시만요, 다시 한번만... 한번만 듣게 해주십시오"

새로운 향기에 미친 나는 부탁했다, 여름의 향이였다, 분명 여름..

하지만 더 알고 싶고 더 보고 싶었다.

잊고 살았던 그런 밝은 색을


신사는 내게 " 이 음악이 좋은가, 그리고 왜 좋아하는가?"라고 말했고

나는 "이 음악은 뭔가 잊고 있었던 저에게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알지 못했던 그런 무언가를..."

신사는 여전히 웃지 않았다, 혼자의 시간을 방해한듯헀지만 조금 더듣고 싶었다, 여름향기를

음악은 다시 시작되고

또 다른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번엔 좁은 땅 에 굽이굽이 있는 나무들 그리고 그곳을 산책하는 사람..

누구지 저사람은

음악이 끝나가기 전에 그는 나에게
물었다

" 이젠 뭐가 보이는가?"
"사람이 보이고 어느길을 산책하는중이에요"

"여전히 여름인가?"
"네, 제가 보기엔 여름이 맞습니다, 6월의 청아함, 7월의 자유로움, 그리고 8월의 시원함이 있거든요"

하나만 더 묻겠다던 그는 눈을 감았다, 마치 젊음과 열정을 맡는듯 했다

더이상 향기는 없었지만, 나는 확연히 보였다

길을 걷던 사내는 바로 그였음을..

" 이 음악은 너를 사랑하는가?"
곧바로 대답할수 없는 질문이였다.

" 잘 모르겠습니다"

수치 보단 답을 듣고 싶었다, 비로소야 얻을수 있는 눈앞의 답을..

"나도 잘 모른다네, 여태 음악을 들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수 있다네, 여름은 이미 가버렸지만
 그여름은 나를 사랑했노라고, 또 나는 그여름을 기다리겠노라고."


" 이 음악은 도대체 뭐죠 ? " 감미로운 충격... 그리고 어린아이의 호기심만이 머리를 감쌌다.

" 이 음악은 오렌지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이네. 이만 가봐야겠군.. 내일 다시 오겠네. 그때 까지 답을 찾게나."

오렌지꽃 향... 말을 이을수가 없었지만 만족했다...

답은 없는듯했고 나는 그저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뚜벅뚜벅 나가려고 했고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더이상 겨울이 아니였다. 더이상 눈이 보이지 않았다 . 그것은 기적이였고 한 겨울의 태양과 자유로움만이 내눈앞에 존재했다.


사람의 가장 편안한 얼굴은 눈을 감고 잔잔한 집중을 하는것이다.

내눈앞의 많은 목석은 가장 편안한 얼굴로 오렌지꽃 향기를 맡았다.

" 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 음악은 저만을 사랑하는게 아닌것같은데요? 그들도 이음악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그들역시

이음악을 사랑하는듯합니다. 저역시 음악을 사랑합니다.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할것입니다."

그제서야 그는 가장 편안한 미소로 눈을 감고 하늘로 고개를 들었다.

나도 고개를 들고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얼음과 눈이 아니였다. 그것은 시칠리아의 여름. 그리고 오렌지꽃이였다.


아직도 기억한다 그 향을 

11월의 기적과 사랑을,, 

방은 불이 꺼지고 음악도 꺼져간다. 또 향이 난다. 오렌지꽃향 왈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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