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네 경기를 찾아봤다. 모아놨던 경기들이 다 날아가서 유투브에서 봤던 걸 보고 또 보지만 나는 항상 네 경기만 본다. 너 좋다고 팬질할때도 그랬고, 사건터지고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난 아직도 네가 진 경기는 보지도 못한다. 이 나쁜 놈아 왜 그랬냐. 나는 너가 내리막길 걸었을 때부터 팬이라 승리의 기쁨은 함께 누리지도 못했다. 그래도 좋아했다. 그렇게 져도 응원했고 한번 이기면 진짜 그 날 하루가 그렇게 행복했는데. 이긴 경기를 수없이 리플레이해서 나중에 해설진들 말을 외울 지경이 될때까지 봤었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너 경기 있는 날 수백개의 댓글들 달리며 응원했던 사람들. 이기면 뛸듯이 좋아하고, 져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던 사람들. 나는 집에서 네 경기만 보면서 조용히 좋아한 사람이었지만, 너 보러 경기까지 뛰려다니던 사람들은 오죽했겠냐. 네 이긴 경기들을 계속 보는데도 나는 계속 슬펐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며 살고 있는게. 다시 화려한 부활은 못해도 얌전히 은퇴해서 팬들의 마음에 좋은 추억으로 영원히 남아있길 바랐다. 이렇게 지옥같은 추억을 남겨주는게 아니라 이 새끼야. 은퇴 후의 행보가 더 마음에 안들었다. 사건 터지고도 네 살길 찾아 잘 먹고 잘살길 진심으로 바랐다. 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조용히 반성하며 살면서 어렵지만 용서를 구하길 바랐다. 사건 터지고도 너 감싸주던 팬들 다 떠나가게 하는 행보에 나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었다. 마재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 스스로가 완전 한심하고 미련하고 짜증나는데, 앞으로도 잘먹고 잘살아라. 욕먹을 짓은 좀 덜 해라. 욕 먹는 너는 괜찮은 것 같은데 정작 나는 너무 슬프다. 내가 한때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 이렇게 욕먹고 있는게 난 너무 안타깝다. 똑바로 살아라 인마. 예전처럼 너를 좋아하진 않지만,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하고 응원해 본적이 없어서,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네 경기를 본다. 어휴.. 오랜만에 경기도 보고 더 오랜만에 마갤도 왔는데, 잠이 더 확깨는 기분이다. 이 나쁜새끼야. 지금의 너는 하나도 보고싶지 않지만, 그때의 너는 진짜 보고싶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