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잘 흘러가던 독미의 세계가 사람들의 몇마디 말로, 거짓으로 부서지고 엉켜버리기 시작하지.

소중한 사람을 잃고. 상처입고. 웃음을 잃고. 아픔을 배우고.

위성의 파편처럼 온기없는 세상 속을 홀로 빙빙돌며 갇혀버린 시간.

그런 독미가 두려움과 마주하며 그 시간들 속에서 한 발짝.. 한발짝 걸어나오는걸 보며 마음이 찡했어.

난 말야. 독미라는 캐릭터도 좋았지만 박뱅이 연기한 독미가 너무 좋았어.

닥터스 볼때도 나레이션 좋다고 생각하고 혜정이가 마음에 그득차는 느낌이었다면

이꽃남은 나레이션도 독미도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

음색이나 숨결이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마음에 일렁이더라고.

박뱅 음색이 그렇게 좋다는거 독미 통해서 처음 느꼈어.

초반의 독미가 말할때

조심스럽고. 때론 눈을 뜬 채로 꿈을 꾸듯 부서질듯.. 어쩔줄 모르는 느낌이라면

중반부터 독미의 목소리에는 생각이 더해지는 느낌이야.

기억아래 잠기듯 묵직할때도 있지만 그보단 지금의 나는.. 사람과 사람.. 생각하고 깨닫고. 힘이 더해진.

그 이후에는 목소리에 온기가 더해지고. 웃음이 더해지고.

"지금까지 깨금씨 마음 밀어내서 미안해요

먼길인데 길 잃지않고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깨금씨 덕분에 날 사랑하게 됐어요"

박뱅의 표정과 박뱅의 목소리와 박뱅의 말투.

그 모든게 온전히 좋았어.

이꽃남에 좋았던 장면들 많았지만 그 장면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닥터스 혜정이로 박뱅을 알게되고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면.

갤복하면서 박신혜라는 사람에 대한 호감이 더해졌다면.

이꽃남의 독미는 박신혜라는 배우에 대한 호감과 믿음을 좀 더 심어준 작품인거 같아.

감정의 진폭은 혜정이가 크기때문인지 선명하게 들어오는데

독미는, 독미처럼 그렇게 조심스레 섬세하게 들어오네.

더구나 소품 하나하나. 의상 하나하나 마음에 안드는게 없었어. 

예뻐서가 아니라 그 모든게 독미의 취향을 반영하고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는거라서.

1화부터 16화까지 감정선과 더불어 잘 이어져가서 만족도가 더 높았던것 같기도해.

한동안 바쁜 현생으로 때꾼한 눈으로 살았는데

새까맣게 들으며 마음 토닥토닥. 따뜻하게 달게 잠들었어.

이렇게 예쁘고 다정한 목소리 자주 좀 들려주지. 박뱅. 보고프네.

닫힌 문을 두드려주고, 지친 어깨를 감싸줘라.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라.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라 -16화 독미

욱끼들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