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시국인지라... 누군들 좋은 시절이겠냐만은...암튼..

적폐들.. 반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이고 불법적이고 반윤리적인 모든 것들이.. 좀 사라지는 시대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되는 것이 큰 문제이고..

그 교과서를 채택한 유일한 학교가 문명고인데..

모두들 그 학교에 대한 불행이 빨리 종결되어지길 바라지만..

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이유가 한가지 더 있다.

그 학교에 지금 내 은사님이 재직중이라는 사실..ㅠㅠ

물론 그 선생님은 당연히 학교의 결정에 반대하고 계시겠지만..

내가 은사님께 배울 당시..

우리 반은 소위 말하는 문제반... 싸우고 안 좋은 일에 연루되고 그런 거가 아니고..

좀 자유로웠다고 해야 하나... 애들이 밝고 맑았던 것 같고..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면이 있었더랬다.

국어시간에.. 당시에 참 드문 경우였지만.. 희곡으로 나온 부분을 연극으로 만들어보자고 했었다.

물론 국어선생님도 내 은사남이시다..ㅋㅋㅋ

다른 반 애들은 남학교 학생들이 거의 다 그렇듯.. 나와서 해 보라면 책 들고 나와서 그저 읽기만 했던 모양...

우리 반은 네가지 버젼으로 강당으로 가서 조명과 소품도 준비하고 음악도 준비하고 했었다.

지금 문명고에 계시는 우리 담임샘도 모셔서 같이 보고 그랬지.. 당시엔 거의 획기적인 수업이었다.

국어샘은 늘 우리반에 오시면 멋진 반이라고 했었고.

전교조가 결성되고 해직되실 때.. 우리 반 애들이 주축이 돼서 교문도 사수하고 했었는데.

뭐.. 우리 모교는 나름 민주적이라서 타학교처럼 교문 닫아걸고 못 들어오게 하고 그러진 않았고.

선생님께서 마지막 말씀을 하게 전교생을 다 운동장에 모이게 해서 그렇게 떠나시게 했었다.

그 국어샘이 자신은 떠나시면서 우리 담임샘은 마지막날 탈퇴하시라 종용을 해서 담임샘은 해직은 안 하셨지..

그 일이 있기 전에도 뭐... 나름 고교시절이 화려했던 게..ㅋㅋ

한번은 전교생 뿐만 아니라... 지역에 모든 고교생들이 교문밖으로 나와 데모를 한 적도 있었다.

4.19 이후 고교생이 교문밖으로 데모를 하러 나온 게 처음이었던...ㅋㅋㅋ

그때 담임샘은 말리셨지만... 우리는 뭐... 나가야만 했던...ㅋㅋㅋ

암튼... 그렇게까지 마음고생시키고 애태우게 했던 우리들이라.. 늘 죄송스럽고..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라고 있었지.

내가 졸업을 할 때하고 다음 해에..대구 여학교로 옮기셨을 때... 난 참으로 다행이라 여겼었다..

그 착하고 여리시고 조용조용하신 분이 거칠고 험악한 남학생들을 상대하는 거보다

여학교 가셔서 사랑받고 존경받으며 잘 지내시길 바랬었지.. 학교가 누나네하고 가까워서 가끔 가면 찾아뵙곤 햇었다.

몇해 전부터 안 계시더니.. 문명고라는 학교로 가셨다고...남학교라고 그러던데.. 아 안타깝게 생각했었는데..

남학교가 문제가 아니라... 이제보니 학교가 문제네... 이사장과 교장이...

우리 착하신 양반.. 또 학생 걱정에 근심이 늘어지고 계실 듯... 안 그래도 없는 머리숱... 다 날라가게 생겼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