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국립대 정책으로 국립대, 특히 지거국 애들이 기대하고 있는 바가 있는 거 잘 아는데, 지방 국립대의 성장은 근본부터가 모순투성이임.

기본적으로 지방 거점 국립대의 성장동력은 그 지역구의 학생인구를 흡수하는 데 있음.

비 수도권이라는 패널티를 통학권이라는 메리트로 커버할 수 있는 리미트까지 능력있는 학생들을 끌어모으는 거지. 실제로 서울대를 제외하면 인구순인 부산, 대구, 전남, 충남 순으로 학교 레벨이 형성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음.

하지만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상위권의 학생의 절대다수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국의 특성상, 이 흡수한계는 정해져 있음. 아마 종합대 기준으로 현 부산, 경북대 수준이 그 한계일 것임.

상위권의 학생과 학교가 상당수 분포하고, 다양한 컨텐츠가 있는 수도권을 버리고 지방 국립대로 이동한다? 말도 안되지. 심지어 수도권 학생들은 지방으로  갈 때, 생활비도 추가 지출해야함. 지방태생들이랑 달리. 이런 연유로 지방대학교는 절대 양질의 수도권 학생을 유치할 수가 없음. 그리고 이는 서울 공화국이 뿌리채 흔들리지 않는 한 변하지 않을거야.

이쯤에서 국립무새들은 카이스트, 포항공대, 지스트, 유니스트... 이런 특성화 학교를 반례로 들고 싶어할거야.

하지만 그들은 말그대로 특성화 대학교임. 이공계라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과 밀접한 인재를 육성하는 분야에 집중했고, 그에 따라 수도권의 인재들이 탈 수도권을 할 만큼의 메리트를 느낄 수 있었던거지. 하지만 종합대학교인 지거국이 그런게 가능할까? 불가능하지.

물론 유니스트, 디지스트의 성공 원인을 국립대에서 어느정도 카피해볼 수는 있겠지. 그게 바로 흔히 말하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이야.

지방산업과의 연계를 고려해서 특정 대학의 특정분야에 힘을 쫙 실어주면, 종합대학 전체를 키우는 것 보다 훨신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지방대의 위상을 높힐 수 있음.

예를 들면, <부산대 - 기계, 조선, 나노대학 (나도 공대생이지만 이게 무슨 존재가치가 있는진 모르겠음. 근데 열심히 밀고 있긴 하더라)>, <경북대 - 전자, 소재(철강 등), 농업(경북대 모태), 섬유>, <전남대 - 화공, 전기, 에너지> 등등...

이런 식으로 몰아줄 거 몰아주고 특성화를 하는 거지. 부산대 기계, 전남대 전기면 탈 수도권 할만하다! 라는 메리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이것은 아마 현 정부가 가장 먼저 시도할 궁여지책이 될 예정이야. 계속 특성화를 언급하는 걸로 봐선.

하지만 이것은 결국 지방대의 자충수가 될거야. 지방 거점 국립대로서, 지방대는 지방인재 흡수라는 혜택을 받음과 동시에, 지방인재 수용이라는 의무를 동시에 가져.

하지만 이런식으로 특정 분야만 특성화 하면, 지방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재의 풀이 줄어들지. 결국 특성화 분야에 흥미가 없는 지방인재들은 결국 무난한 수도권으로 흡수되게 되고, 결국 악순환의 반복이지. 반면에 수도권 대학가는 여전히 고른 성장을 할 테고.

게다가 현 한수의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학교내 특정 분과가 성장한다고, 그것이 대학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님.

그렇다면 두번째 해결방안, 공동 학위에 대해 생각해볼까?

지금 국립대는 정말 수준차이가 크게 나고 있어. 극단적인 예시로 강원대와 제주대를 생각해봐. 또 서울대를 생각해보고. 이런 상황에서 공동 학위를 시도한다? 얼마전 서울대 애들이 들고 일어났듯이 비합리적인 정책이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정말 정말 시간이 많이 필요한 변화임.

물론 이에 대한 과도기적 접근 방법이 있음.

예를 들어, <국립연합대>라는 이름으로 특정 과(이왕이면 정부에서 확 밀어줄 수 있는 분야가 좋겠지? 'lot정보통신공학과'라던지, '미래소재공학과'라던지, '인공지능공학과', '친환경에너지공학과' 라던지) 들을 묶은 가상의 대학을 만들고, 이들을 동시 모집한 후, 각 지방의 대학교에 이들을 분산 위탁교육 시키는 거야.

lot공학과는 경북대에, 미래소재 공학과는 전남대에, 친환경에너지 공학과는 제주대에... 이런 식으로. 아마 상당한 위상을 가진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고, 위탁되는 캠퍼스에 따라 어느 정도의 입결차이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상향평준화 되어 지금의 국립대 격차에 비해 훨씬 균일한 입결과 아웃풋을 보여줄 것임.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국립대 전체의 성장과 평준화를 도모하고 중장기적으로 전체 국립대의 통합을 이루는 거야.

하지만 이 해결방안에도 위와 같은 원인에서 나오는 문제점이 존재해. 바로 특정 간판과에 인한 전체의 성장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거지.

따라서 지금 국립대는 패러독스에 빠져있어. 특정 간판과에 대한 투자나 강요적 국가 정책에 의해 멱살잡고 끌어올려지면 대학 내, 외적인 격차 심화와 잠재적 역량 약화라는 벽에 가로막힐 것이고, 균형 발전을 도모하자면 지역 경제력의 부족에 따른 지방한계에 부딧힘. 거의 유일한 해결책은 지방분권강화를 통해 각 시도를 서울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키워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수십년으로도 부족할거야.

따라서 지방대는 절대 클 수 없음.

괜한 희망 같지 말고 자신을 키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