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펑!!!!!!!!!!!!!!!!!!!!!!!)

고막이 찢어질듯한 굉음과 함께 떡나무가 종범하고만다
종범한 자리엔 잎파리 몇개만 날려댈 뿐이다
놀라 우왕좌왕 하던 계집들 사이로 록희가 잎파리 하나를 집어 가만히 듣더니 소리친다 

"나와! 노래가 나온다구!"

계집들은 뒤늦게 잎파리를 주워대지만 
들리지않는 것 들 뿐이다
모두들 록희에게 달려들어 내 한번만 더 들어보자며 떼를써대자
짜증이 난다는 듯 록희가 찰지게 말한다

"떡나무가 종범한데엔 이유가 있지않겠니?"

든희는 이윽고 다시 평화로워진 계집들 사이에 멍하니 앉아 록희가 가진 저 잎파리라면 들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나 이내 곧 
\'이놈의 매생이가 개념을 탈갤시킨게야?!\' 
하고 쏘아붙일 현창이의 목소리가 두려워 관두기로한다

툭툭- 무언가를 결심한 듯 치맛자락을 털어내고 일어난 든희는 한쪽눈을 가리고 휘파람을 불어댄다

"홍시.. 이런 가락이니?"
"망할계집 슈슥헤나 나가라지!"
"그런 좆같은 성대는 좆통령으로 딱일게야"

이 가락 저 가락을 바꿔 궁예해보아도 아니란 단호박과 손가락질만 돌아오는데에 지쳐버린 든희는 븐들븐들 떨리는 몸으로 록희의 집 마당을 나선다

\'그래 한강...한강을 가자...\'

얼마나 떨어져야 닿을까 싶은 절벽 아래엔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파도가 친다
짚이 다 헤져 낡아버린 신을 벗고 선 든희는 지난 6개월간의 일들을 회상한다

\'내 가장 박장대소한 갤은 로연이 갤이었지. 홍시를 따다 어찌나 웃어재꼈던지. 부끄러운 갤은 오꾸ㄷ.... 이건 떠올리지 않는게 좋겠구나.\'

주마등 처럼 스치는 수많았던 갤플을 떠올리며 웃다, 울다.. 이내 곧
애초에 움짤하나 품을 수 없었던,
디씨라이프만 믿고 설쳐댄 지난날의 모습이 얼마나 우매했는지를 깨닫게 되고
결심한 듯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내 다음 생엔 결코 든희로 태어나지말것이야.."

서글프게 울어대는 까마귀 한마리만이 남은절벽끝에
한장의 종이가 바람을 타고 난다 
눈물에 얼룩진 종이에 쓰여있기를

(2013.4.20 앱든희 자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