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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덕] 복선

D(222.236) 2016.03.16 17:24:32
조회 2774 추천 15 댓글 5



안녕! 또 왔어

엄청 많이 봐주고 좋아해줘서 나두 기쁘다 고마어 흐허흐헣ㅎ

사실 선덕에서 좀 벗어나보려고 다른 사극들도 건달간들 찾아보고 그랬는데 벗어날수가 업쒀 ㅠ

바람꽃 듣는데 마음이 아련아련.. 발밤발밤이 오히려 여왕님테마같고 바람꽃이 오히려 비다미 같다고 생각했는데 횽들은 어때



내용은 전편들이랑 이어져 엄청 엄청 짧아 그래도 또 올게! 안뇽!

+아 내용ㅇ의 둘은 이미 선을..건넛ㅅㅅ..엉.. 뭐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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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

비담은 꽃을 꺽었다. 바구니에는 다시 봄이 만발이다.

약초를 캐오라고 하셨지만. 그래 그랬지만. 뇌리에 문득 굳은 표정을 지을 스승이 떠올랐으나 애써 고개를 저었다.

그것보다두. 중요한 게 있다. 중요한 것.



“그런데 여인은 참 희한하지. 이게 다 뭐라구 말야.”



먹을 수도 없고 가져다가 팔수도 없는데. 그저 갖은 색으로 치장했을 뿐인 이 풀들을 그녀는 무척 기뻐하고 좋아하고 ... 그리고 웃어준다.

비담은 여전히 꽃이란 것이 아름다운지 어떤지는 느끼지 못했을지라도 그것을 받고 웃는 공주님은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

꽃을 받는 그 가느다랗고 하얀 고운 손가락도 환히 드러나는 가지런한 이도. 둥글게 휘어지는 눈도.



고맙다. 좋아한다. 연모한다. 이어지던 달큰한 말들을 떠올리면 비담은 어쩐지 간질간질한 충동을 느꼈다.

끌어안고 답을 하고 싶었다. 저도 좋아해요, 저도 연모해요. 저도, 공주님을. 그래도 한번 도 제대로 답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어째서일까, 생각해보아도 여직 모르겠다.

가슴 한켠이 아픈 듯이 아렸던 것은 알겠다.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못 볼 것도 아닌데, 좋아한다고 이야기해주는데 끌어안아주는데,

그런데 왜 꼭 슬픈 것 같은 마음이 드는지.

왜 스승님께 혼날때와 같은 그런 마음이 드는지.



고갤 들어 하늘을 보았다. 쏟아질 듯한 빛이다.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나 있다.

품에 한아름 안은 하얀 꽃들을 코를 대어 잠시 향을 맡았다.

공주님의 품에,

어서 안겨드려야지.



*



“이 꽃은 너에게 훨씬 잘 어울리는구나.”



붉은 빛이 나는 꽃잎이 화려한 꽃이다. 나는 흐트러진 네 머리를 쓰담으며 귓가에 그것을 꽂아주었다.

네 표정이 민망해하는 듯 바알게진 것이 나는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서



“이 서라벌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너가 아니냐. ”



하고 말했다. 눈썹을 잔뜩 모아 찌푸리며 네가 두 팔로 나를 꽉 안아온다.

살갑고 부드러운 살 냄새, 풀내음, 햇살내음. 공주님이 저한테 그런 소릴 하는 건 또 뭐에요. 너의 볼멘소리조차 나는 좋아서.




소화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는 안다.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삼한일통의 꿈도 왕궁도 다 잊고 그저 평범한 여인으로 사람으로 사는 것도.

그렇게 된다면 나는 반드시 너와 살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너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니까, 너와 함께 있으면 고통이나 아픔도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이 느껴지는지.

버림받은 상처도 그럴 수밖엔 없었던 사연들도 하나도 따갑지 않게 되니까.

그러니까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사람 덕만이 누군가를 선택한다면 그건 반드시 너 비담일거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너와 몸을 섞고 연모를 이야기하는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않을 것이다. 분명.

그렇지만,



“비담아.”

“..네?”



내가 덕만이 아니게 된다면, 그냥 덕만이 아니게 된다면, 모두가 바라는 대로 그냥 덕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

그때도 너와 이렇게 있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행복한데도, 기쁜데도 불안했다.

너를 보고 싶고 또 보고싶어도, 불안해서. 사라질 것 같으니까.

내가 너를 아프게 할 것 같아서. 그럼 너는 울 것 같으니까. 버림받았다고 느낄 것 같으니까.



“ 내가 너를 지킬 수 있을까?”



그러자 가슴께에 얼굴을 묻고 있던 비담은 고갤 들었다. 네 눈이 의아심으로 둥글게 흔들린다. 괜한 소릴 해보는거야. 라고 나는 얼버무렸다.

그래 좋을때는 어쩐지, 상황이 나빠질걸 상상하게 되니까. 나도 너랑 있는게 너무 좋으니까. 으레.



“제가 공주님을 지켜드리는 것은 안되요?”



분한 표정이다. 자신이 그렇게 믿을만하지 않느냐는 것도 조금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정인, 이렇게나 행복한데도 불안하다.

 날로 날로 가까워지고 있다. 둥지에서, 벗어나는 날이.

날아오르라고 신호하고 있는 흐름들이. 그네들이 이렇게나 멀지않게 다그치고 있는 것을.

꿈에서 덕만은 그 먼 훗날을 언뜻 보았다.

옆에, 너는 분명.



“ 아니다. 내가, 내가 지켜줄거야. ”



나는 으레, 넘치는 생각들을 지웠다.

여름이 여상없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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