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싢라노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1.36) 2017.10.23 00:27:28
조회 1194 추천 43 댓글 15

														









".....늙어빠져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왕궁에서 나오지 않는 왕에게는 백성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가. 나 시라노는 왕의 책임을 묻는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읽어내리는구나. 그러나 너란 놈이 말하는 정의로는 아무것도 지킬 수가 없다. 애석하지만, 가장 먼저 네 목숨을 잃게 하겠지."
"써 놓은 대로예요. 읽어드린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당신 잘못이 맞으니까 죄 없는 백성들 고생 그만 시키시구요. 전 이제 할 말 다 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구요."
"네 놈은 정확히 삼일 뒤, 내 왕자의 생일 축하연 식전 행사로 목이 날아갈 것이다. 옥에 가둬라!"



왕에게 불려갔던 날, 왕은 뎅라노로부터 받은 상소를 직접 낭독했다. 왕은 네가 쓴 것이 맞느냐 재차 물어도 꿋꿋한 시라노를 옥에 가두었고, 사형집행일이 잡히고 동완이는 쾌재를 불렀다. 생각보다 이 죽음 간지날 것 같아. 21세기 김동완이 꿈 속 아니라면 언제 이렇게 용맹스럽게 죽어보겠어? 남자답게 가자. 기다리던 날은 다가왔고 다시 한번 왕 앞에 당도했을 때, 왕은 동완이에게 재차 물었다.



"시라노, 아직까지 네 생각에는 변함이 없느냐."
"더 덧붙일 말도 없네요. 하, 상차림 보시게. 죄 없는 군인들은 전쟁터에서 빵이 없어 굶고 있는데 왕자님 생신이시라고 상다리가 휘어지는 것 좀 봐.. 하늘 부끄러운 줄 아시죠."
"감히 그 주둥아리로 내 아들까지 모욕하는구나. 들은대로 넌 제 정신이 아니렸다."
"네! 저는 제정신이 아니랍니다? 그러니까 빨리 목을 치든 매달든간에 죽여서 땔감으로나 쓰시던가!"
"...그래, 그 놈들 말이 맞았군."
"어떤 놈들 말이 맞고 자시고, 안아프게 빨리나 끝내줘요. 이제 기다리기도 지겹습니다."
"아니다 시라노. 넌 죽음을 걱정 할 것이 없다. 네 말대로 내가 그 동안 국정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니, 이제라도 어진 왕 답게 자네같은 불쌍한 백성까지 굽어 살펴야겠다. 내 왕으로서 약속하마. 시라노 드 벨쥐락, 네게서 사형을 면하겠다."



미쳤다고 안죽이는걸 보면 17세기 프랑스에서도 심신미약은 감형대상이었던건가? 그러나 뎅라노를 인자하게 바라보던 왕의 얼굴에 섬뜩한 표정이 서렸다. 왕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천지분간 못하고 날뛰는 네놈을 제대로 묶어두지 못한 너의 친구들은 벌받아 마땅하겠지? 자, 데려오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거대한 문이 다시 열렸다. 문 앞에 선 세개의 그림자가 너무 익숙했다. 양 손이 묶인 채로 끌려오는건 엠기슈, 충뵈르, 앤티앙이었다. 세명의 군복은 죄다 찢겨져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 하나 없었다. 허리에 찬 칼집에 칼자루는 보이지 않았다. 빼앗긴 듯 했다. 동완이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너희들의 죄를 스스로 잘 알테다. 이 꿔다논 보릿자루가 노쇠하여 소리를 잘 듣지 못하니 천천히 한 번 말해보거라."
"제 이름은 드기슈, 백작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왕을 음해하는 글을 쓴 후 정신이 불안정한 시라노에게 뒤집어 씌웠소."
".....잠깐만. 그게 무슨 소리야?"
"내 이름은 발뵈르, 군인이오. 드기슈와 같은 뜻을 가지고 부대 안에서 사람을 모은 것이 나의 죕니다. 우리에게 세뇌당한 시라노는 아무 잘못 없지."
".....야 전진. 그만해. 너네.... 너네 왜그래...."
"무고한 시라노는 입을 닥치거라. 계속해."
"제 이름은 크리스티앙, 가스콘 부대 소속 병사입니다. 시라노가 쓴 순수소설에 왕을 비판하는 불온한 해석을 덧붙여 유통했습니다."
"....너네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런 적 없잖아! 다 거짓말이에요 이거!"
"너희 셋은 아무것도 모를 땐 순순히 끌려오더니, 시라노가 묶여있는 걸 알고는 여기까지 오기위해 삼백명과 싸웠다지. 애꿎은 내 병사들이 죽어나갔다. 주둥아리로 말하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몰라도,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셋이서 힘을 합쳐 내 병사들에 대항한 것, 이게 반역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



동완이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의리랍시고 삽질 하는거 같은데. 내가 너희들 이러라고 그런줄 알아? 눈치도 없는 새끼들아. 죽겠다고 달려든건 난데 쟤네들이 죽도록 터져있었다. 왜 끼어들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끼어드냐고 화를 내며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눈을 마주했을 때, 생채기가 가득한 얼굴로 눈웃음을 지어주는 앤티앙을 보고는 입도 열리지 않았다. 엠기슈는 뎅라노를 향해 입모양으로 괜찮냐고 물었다. 아니 하나도 안괜찮아 병신아... 마지막으로 뎅라노와 시선을 맞춘 충뵈르가 퉁퉁 부어있는 한쪽 눈을 찡긋 하며 윙크를 하는 순간,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내가 뭐라고 너희들이 이래. 난 그냥 가버릴 생각으로 그런거란 말이야 이 불쌍한 새끼들아.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반역자는 참수형에 처한다. 다들 똑똑히 보거라."
"얘들 아무 잘못 없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빌게요!!"
"너도 이 세명의 죄인이 실토하는 걸 함께 듣지 않았느냐. 하하, 이들 말대로라면 네게는 전혀 죄가 없지. 시라노."



드기슈, 발뵈르, 크리스티앙. 그들이 그렇게 믿고 있어서 그렇게 불러주었을 뿐이지 동완이 눈 앞에 있는 건 대본 속 인물이 아닌 민우, 충재, 앤디였다. 입이 틀어 막혀 무릎이 꿇린 채로 눈이 마주치는데, 셋 다 초연히도 뎅라노를 안심시키려는 표정에 동완이는 감정이 치밀어올랐다.



"칼을 대령하라."



처음 여기서 깨어났을 땐 너무 어이없어서 화가 났고, 갈 수록 마냥 장난같기만 해서 웃겼다. 어쩔 수 없음에 즐기기로 마음먹기도 했다. 그런데 들이댄 칼날끝에 피가 배어나오는 멤버들의 목덜미를 보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저 이제 이거 너무 싫어요. 앞에 있는 왕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혼자 하는 생각일 뿐인데, 자꾸 존댓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누군가 듣고 있다면 제발 그만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 놀음이 지겨웠다. 바락 바락 악을 썼다.



"그냥 날 죽이라고요! 나만 죽으면 되잖아요!"
"너는 죄인이 아니래도, 시라노. 그러나 만약 너의 말대로 네가 죄인이라면 넌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으로 네 벌을 받게 될거다."
"이건 말이 안돼... 아니야. 나 시라노 아니에요!!! 난 지금으로부터 삼백년이나 지나서 시라노를 연기한 배우일 뿐이에요. 편지도 내가 죽어버리고 싶어서 쓴건데, 잘못한 나를 죽여야지. 왜 날 여기 데려왔어요?!! 대체 누구야? 극본이랑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이게 다... 그래, 록산이 먼저 죽어서야.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록산만 살아있었어도! 그냥 뮤지컬 내용대로 지나가는 꿈이었겠지. 야 너네 똑바로 다시 말해! 잘못했다고 다 죄송하다고 해 빨리!! 우리 애들 다 풀어주세요 아무 잘못 없는 애들이에요! 절대 안돼, 나 시라노 아니야!!!! 내가 왜 여기서 이 꼴을 봐야돼?!! 내가 나 때문에 쟤들 죽는걸 내 눈으로 어떻게 봐!!!"
"시라노, 제정신이 아닌건 알았지만 완전히 미쳐버렸군. 형을 집행해!"



고개를 돌리려 해도 양 옆의 군인들은 동완이의 눈을 부릅뜨게 했다. 피철갑이 되어가는 애들이 보였다. 이를 꽉 문 새로 새어나오는 죽음의 소리들이 들렸다. 살이 썰려 피가 쏟아지는 잔인함에 소름이 돋고 몸서리가 쳐졌다. 도리질을 해봐도 눈 앞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목 놓아 소리를 질렀다. 이대로 현실로 돌아간다 해도 며칠은 눈에서 떠나지 않을 듯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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