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드맨들은 엘프들이 그렇게 수치스럽게 여겨서 비밀로 감춘 엘프 내전의 실체에 대해 알고 있는 드문 종족 중 하나였음. 수많은 슬란 마법사 사제들이 천리안 능력으로 울쑤안에서 벌어진 씹개판 내전을 실시간으로 관찰했고, 이 새끼들이 도대체 뭐 때문에 이 지랄인지 긴 토론을 나눴어. 마법사 사제들에게 이 뒤틀린 생명체들, 하이 엘프와 다크 엘프를 간신히 구별할 수 있었는데, 서로 별로 다를 것도 없는 놈들이 그토록 증오하면서 물어뜯는 꼬라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음. 

아무튼 리자드맨들은 파후악스에서 마주친 첫번째 하이 엘프 탐험대를 빠따로 두들겨 부순 이후로 엘프들과의 접촉을 금하고 있었는데, 그건 다크엘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었음. 첫번째 다크 엘프 원정대가 들어왔을 때도 슬란들은 똑같이 반응했음. 어차피 러스트리아 정글이 다크 엘프들을 막아줄 테니까 리자드맨 스스로가 모습을 드러낼 필요도 없었거든. 슬란들은 가만히 다크 엘프들을 관찰하면서 이 어린 종족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그리고 다크 엘프들의 꼬라지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레이트 플랜이 얼마나 망가져있는지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음. 다크 엘프잖아 시발. 걔들이 뭘 보여줬겠음? 슬란들은 텔레파시로 저 새끼들이랑 마주쳐봐야 분쟁으로 치달을 뿐이니 아예 상종을 말자고 의견을 통일했음. 

아 근데 그것도 어디까지나 다크 엘프들이 리자드맨을 먼저 쑤시지 않는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지. 흑귀쟁이들이 '검은 길'을 발견하면서 러스트리아 정글을 피해없이 돌파할 방법을 발견해버린 거임. 검은 길이 뭐냐면 언더웨이랑 거의 비슷한 지하도로인데, 러스트리아의 강과 바다 아래로 깔린 지하수 네트워크임. 공교롭게도 이건 다크 엘프 본진인 나가로스까지 이어져있었고, 수많은 군대를 배로 나를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컸음.

당장에 다크 엘프들은 검은 길을 통해 엄청난 군대를 러스트리아의 심장부에 직격으로 돌격시킴. 소모성 데미지 좆까는 것도 언더웨이랑 똑같음. 이 군대는 리자드맨의 중요한 사원도시 중 하나인 초텍을 바로 공격함. 다크 엘프들은 스킹크 프리스트들을 납치하고 신성한 도시에 똥을 싸지르는 온갖 신성모독 패악질을 벌이고 낄낄대며 떠남.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손해가 있었으니, 이 해적새끼들이  올드원 퀘틸이 남긴 별의 석비를 쌔벼가버린 거임.

올드원들이 남긴 거라면 휴지조각이라도 금이야 옥이야 섬기는 리자드맨한테 이건 진짜 면상이랑 거시기에 동시 죽빵을 날린 꼴이었음. 별의 석비는 특히나 중요한 유물이었고, 별자리들의 움직임에 대한 비밀이 기록된 유물이었음.

이 개같은 사태에 슬란들까지 눈을 떠서 일어났음. 이미 검은 길을 통해 튀어버린 귀쟁이 씹새끼들을 조지기 위해 명상에 잠겨있던 슬란 테펙-인지가 깨어났고, 눈을 뜨자마자 별의 석비가 개새끼들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아챈 테펙-인지는 대노함. 존나 어마어마한 분노 속에서 테펙-인지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병력을 잿빛 해안으로 보내, 검은 길을 통해 달아나는 다크 엘프들을 요격해버림.

이 전투는 다크엘프가 겪은 가장 뼈저린 패배 중의 하나가 되었음. 테펙-인지는 이 전투를 전설적인 알비노 사우루스 골록에게 맡겼음. 오로지 올드원에게 축복받은 사우루스들만이 알비노로 태어나는데, 골록은 그 알비노 전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인물이었음. 테펙-인지는 골록에게 딱 한마디의 명령을 내림. '도로 가져와.'

골록은 다크 엘프 군대를 만나자마자 닥돌하면서 마주치는 모든 귀쟁이들을 피떡으로 만들어버리고, 순식간에 전차에 타고 있던 다크 엘프 지휘관에게 돌격함. 다크 엘프 지휘관의 치장된 전차는 골록이 휘두른 돌방패에 산산조각 나버렸고, 페라리의 폐차에 개빡친 귀쟁이는 렌스를 내뻗어서 골록의 몸통을 뚫어버림. 귀쟁이는 지가 이겼다고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골록은 랜스에 관통당한 채로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함. 귀쟁이는 비명을 질렀는데, 몸이 꿰뚫린 채로 다가온 골록이 이빨로 목을 물어뜯어 잘라내기 전까지만 그럴 수 있었음. 

전투가 끝나고, 골록은 귀쟁이들의 피에 젖은 별의 석비를 들고 사원 도시로 돌아옴. 별의 석비는 이제는 잇자로 옮겨져서 템플 가드들의 관리 하에 더욱 엄중한 방비에 놓임.

그리고 스킹크들에게는 순찰 코스가 하나 더 추가되었음. 검은 길을 감시하는 스킹크들은, 이제 거기서 귀긴 놈들이 기어나올 때마다 어떤 주저도 없이 모두 쏴죽일 의무를 가지고 있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