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os Kalmar, conductor
Elina Vähälä, violin
Matthew Haber, multimedia designer

Haydn: Symphony No. 70
Bartók: Violin Concerto No. 2
Stravinsky: The Rite of Spring

오레곤 심포니는 사실 뭐 이름이 알려진 악단은 아니지만 나름 미국 서부 메이져..? 오레곤주를 대표로 하고 포틀랜드에서 상주하며 공연을 자주 하는 심포니라고..  찾아보니 예전에 김건이라는 한국사람이 상임지휘를 했었네? 이번 공연은 음악감독인 우루과이 출신 카를로스 칼마가 지휘하고 (요즘 많이 얘기 나오는 탑 50위에는 분명 못드는 사람이겠지..) 바르톡 협연은 작년 라티 공연떄 시벨리우스 협연했던 핀란드계 이쁜 아줌마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Elina Vahala)..


암튼 업무차 포틀랜드에 자주 오는데 이 악단의 공연은 처음 가봄. 맨날 극장만 지나치고 했는데, 이번에 LA PHIL, SFO 공연 계획 잡는데 마침 오늘이 여기 마틴루터 기념일이라 휴일이라 월요일임에도 시간이 나서 운좋게 보게됨.
공연장은 사진을 봐도 알겠지만 내가 이틀 전에 Disney Hall을 보고 와서 그런지 클래식하고 작고 아담한 스타일?  물론 고풍스러운 느낌은 있음. 공연 리스트들 보니까 클래식 전용 극장은 아니고, 뭐 유명한 락밴드나 가수들도 오면 쓰고 하는 다용도 극장인듯 했음. 간판이 마음에 듬.ㅋㅋ

오는 사람들은 LA보다는 역시 나이가 다들 좀 있어 보이고 젊은 애들도 종종 있지만 조금 더 수수한 느낌..  뭐 이 도시가 요즘 힙한 도시로 뜨고 있긴 하지만 막 그런 세련된 스타일은 아니지. 걍 부츠신고 수염기르고 문신하고 커피/맥주 마시고 유기농 먹고.. 이런게 핫한 도시인지라..

첫 곡은 하이든의 70번 교향곡. 예습을 하려했는데, 음반도 별로 없더라고.. 명반 소개 이런 글도 없고..  다행히 바로크 음악 자주하는지오반니 안토니니가 최근 발매 앨범이 있어서 그걸로 듣고 감. (원래 알던 지휘자는 아님. 난 클알못이니까) 오페라극장 생긴 걸 축하하기위해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힘있고 밝은 곡이였음. 곡이 낯설더라도 초창기 교향곡들은 길이도 짧고 구성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서 나같은 클알못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거 같음. 시작 직전 악장 소개를 하는데 사라 곽이라고 하고 생긴것도 동양인이라 혹시 한국분인가 생각했는데, 역시 맞았음.  무난하게 곡은 잘 끝나고 (악장간 박수 같은 건 없고 관객수준은 LA보다 솔직히 훨 좋음)

두번째 곡은 바르톡 바바협 2번. 사실 이 곡이 난 매우 어려워서 좀 걱정했어.  예습을 블레즈/길 샤함껄로 들었는데 여러 번 들어도 귀에 잘 안 익고, 1악장 초반 하프하면서 바이올린 나오는 그 멋진 도입부만 머리에 맴돔.  그리고 협주자(Elina Vahala)가 저런 라티 심포니 왔을 때  시벨리우스 바협 듣고 좀  실망한지라 좀 걱정했는데. 오오.. 의외로 잘하고 기립박수 많이 나옴ㅋㅋ작년 서울 공연떄도  앵콜곡을 현대 음악했는데 그 때도 그게 시바협보다 더 나았는데.. 이번에도 듣고 보니 좀 이런 스타일을 잘하는 거 같더라. 동시에 시바협이 진짜 바이올리스트들한테 어려운 곡 임을 다시한번 인증. 전체적으로는 관악이 좀 아쉽긴 했지만(픽사리 나니까 주위에서 오우~~ 라고 조용히 수근) 곡 전개나 2악장의 바이올린 솔로 부분 등을 재미있게 들었음. 바르톡음악을 현대 음악이라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음악은 개인적으로 감동보다는 듣는 재미가 있는거 같음. 그치만 여전히 어려워..


마지막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일단 무대가 연주자로 빼곡히 차서 놀람. 이렇게 대규모 편성곡이였나? 무대가 작고 앞의 곡들이 나름 중소 편성이라 그런지.. 매우 많게 보임.. 타악기 연주자들이 여럿이라 그것도 신기. 뒤가 더 빡빡했음. 특히 이번 공연에는 뉴욕출신  비디오 아티스트가 참여해서 곡 전개에 맞춰서 영상을  같이 틀어줬는데 나름 신선 및 재미있었음.  내용은 초반 추상적인 황량한 겨울 이미지들이  곡 끝나가면서 막 초록잎 나오고 마지막에는 막 불꽃도 나오고 하는.ㅋㅋ 그런 전개였음. 바바협 때 불안했던 금관악도 이곡에서는 잘하고 타악기들 너무 잘 받쳐 줌. 근데 이게 발레 음악이였다니 무용수들은 정말 짜증났을 듯..ㅋㅋ 박자와 리듬의 변화.. ㅎㅎ 영상과  봤지만 다음에는 발레 직접 보면서 한번 들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음.

아주 완벽한 연주라기보다는 그냥 잘 연주된 느낌? 연습도 제법 많이 한거 같고 합이 좋았던 공연이였던거 같음. 또 기립 나옴. 이동네는 기립을 자주 하나봐. 근데 박수문화가 좀 다른게 우리는 공연 개판이여도 무조건 앵콜하거나 단원들이 일어날떄까지 박수 쳐주자나 여기는 그런게 없음. 딱 커튼콜 2번이나 많이야 3번하고 관객들 우르르 나감. 뭔가 쿨해보이고 우리가 너무 좀 관대하게 박수쳐주는게 아닌가 싶음. 이태리 오페라는 막 야유도 한다는데..ㅋㅋ

아무튼 공연 잘 끝나고 유유히 빠져 나옴. 미국의 탑 악단은 아니지만 이런 작은 도시에 시민들과 교감하는 어느저도 실력을 갖춘 악단이 있어서 너무나 부러웠음. 보니까 아이들을 위해서 영화 음악같은것도 종종 연주 하더구만..  난 서울 살지만 글쎄.. 서울을 대표하고 서울시민들과 같이 하는 단이 뭘까..  물론 서울 시향이겠지만 조금은 한발자국 멀리 떨어져 있는 거 같음. 아마 한국을 대표하는 악단이라는 이미지도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앞으로 좀 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악단이 되길..

참고로 나중에  프로그램북 보니까 이 악단에 한국계 연주자들이 많더라고(한 4명? 악장 포함 모두 현악). 여기저기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인들이 멋지기도 했구..(물론 대부분 교포였음)

이제 내일부터는 열심히 일을 해야하고.. 하니까 잠시 사라지고. 일 다 하고 주말에 돌아오는길에  SF가서 MTT의 candide 보고 서부 공연 후기 마무리 하겠음. 클알못이라 깊은 음악 얘기는 못하고 그냥 여기서 체험? 느낌 점 위주로 쓰니까 편히 봐주고 나중에 여행 할때 한번 공연 체크나 해보고 해줬으면 좋겠음.

빨리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