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윤회에 관한 이야기

"3만살", "이번 생은 틀렸다" "나 살리려고 이동네 왔나보다"

"한번 안아봐도 돼요" "파이팅"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등의 대사는 물론이고

"뭐 사가" "고학력 빙신" "제가 이지안씨 좋아합니다" "파견직이 정규직한테 갑질이야" 

"내가 안아플 때가 언제인지, 사랑할때" "밥좀 사주죠, 술도"

등의 대사들을 굳이 마지막회까지 끌고와 다시 연출함으로써 수레바퀴의 그림을 그림.

되짚어보면 장소 또한 2-3회 정도를 건너뛸 때 마다 

항상 같은 장소를 연출함으로써 수레바퀴의 세계관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제공.

그 중 최고는 역시, 삼형제 어머님의 장례식 이야기가, 봉애 할머님의 장례식으로 귀결되는 각본.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보다, 장례식장에 화환이 가득 차는 장면에서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낌.

2. 업보와 참회에 관한 이야기

흔히 업보를 이야기하면 권선징악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극의 초반부터 상훈이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그게 작품 말미에 할머님의 장례식에 쓰이는 것은

입적하는 불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선의에 기부하는 것과 유사함 (단정지을 수는 없음. 그냥 유사하다는 것) 

물질적인 의미의 기똥찬 순간이 무소유의 기똥찬 순간이 됨. "50평생 살면서 내가 이렇게 좋아본적이 없다. 나를 막 안아주고싶어"

한편 광일의 마지막 행보 또한 참회를 그리고 있음. 물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이 작품의 세계관에 입각해서 보면 참회가 확실함.

장례식장에서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복이 있으셔" 라고  하는 것도 물론 업보에 관한 대사임.

3. 입적과 성불, 그리고 해소에 관한 이야기

정희가 절에 찾아갔을 때, 주지말씀의 내용은 '원융회통'과 '일심'에 관한 이야기로서,

조계종을 비롯한 모든 출가승려들이 처음으로 수양해야 하는 내용.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고, 내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는 것.

우리 작은주지께서는 정희의 너 득도 못한다는 대사 이후, 정진 끝에

정희와의 과거를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없다면 성불할 수 없는 자신을 깨닫고 결국 후계로 향함.

"이동네를 걷기 싫었어. 내가 죄지은 것 같은 동네.. 생각나면 잘라버리고,  생각을 잘라버리는게 아니고 죄책감을 잘라냈어야 하는건데,

뭘 잘라내야 하는지도 모르고, 머리만 잘라낸거지 뭐"

(★  참고로 동훈이가 사준 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면 "우와..." 할거임)

또한 '지안'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마지막 대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는 지안의 결말을 그린 연출이지만

불교적 세계관에 입장에서 '편안'은 해탈 또는 성불한 것을 의미함.

다소 의아했지만, 마지막 동훈의 오열 또한 해소와 관련된 연출이라고 생각함.

4. 인연에 관한 이야기

인연에 관한 대사는 찾으면 밑도 끝도 없어서, 극의 후반부에 나온 핵심 대사만...

봉애 할머니의 "귀한 인연이다"

정희의 "손님 받으려고 나와있었나보다"

동훈의 "너 나 살리려고  이 동네 왔었나보다"

지안의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

동훈의 "우리 악수한번 하자" (불교적 인연관과 어른의 인사라는 중의적 의미 내포)

참고로 눈물닦느라 다들 놓쳤을 장면.

보는 이들에게 해소를 선사했던 장례식 주자장에서 축구하는 후벤져스 씬.

이때 후벤져스를 바라보는 지안의 눈은 '인연'을 그리고 있음.

이상 몰라도 전혀 지장 없는 이야기들이었음.

뭔가 나의아저씨 종방 기념으로 기똥찬 글 하나 쓰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