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방금 도착한 녀석들도 있다

매년 겨울 황제펭귄은 안락한 고향의 바다를 떠나

놀라운 여행을 시작한다

약 160km의 내륙에 있는 번식지를 향해 가는 것이다

황제펭귄은 남극내부에서 겨울을 나는 유일한 동물이다

배로 이동하면 다리로 걷는 것 보다 2배는 빠르게 갈 수 있다

드디어 황제펭귄이 자신이 태어났던 곳에 도착했다

얼어부은 바다에 갇힌 빙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이곳에서 다음 세대를 길러 낼 것이다

하지만 짝부터 찾아야 한다

수컷이 구애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암컷이 화답하면 짝을 이루어 조각처럼 자세를 취한다

자세

또 자세

또 자세

주변의 소란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둘은 관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다

구애에 성공하면 허비할 시간이 없다

마음이 급한 수컷은 짝짓기를 서두른다

앞서 조각을 표현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우아하지는 않다 그리고 서투르다

몇 주가 지나자 짝짓기는 대부분 성공한 것 같지만

알을 낳는 것은 또 다른 짐이 된다 

암컷은 알을 낳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알을 품을 힘이 남아 있지 않다

수컷이 교대한다

현재 기온이 영하 20도 이므로 

알을 재빨리 옮기지 못하면 알은 얼어 버린다

둥지를 틀 바위가 없는 수컷은 알을 주머니에 넣어 따뜻하게 한다

수컷과 암컷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잘 품었다

배고프고 지친 암컷은 홀로 바다로 돌아간다

불과 한 달 전에 수컷과 함께했던 긴 여행을 

다시 떠나는 것이다

이제 해가 지평선 위에 겨우 떠 있다

날이 짧아지면서 대륙에서 온기가 사그라진다

암컷이 떠난 뒤 기이한 변화가 일어난다

수컷들이 발 위에 알을 품은 채 여러 무리로 뭉친다

펭귄은 단단한 덩어리로 뭉쳐서 온기를 유지하려 한다

빠른 영상으로 보면 무리가 끊임없이 변하는걸 알 수 있다

펭귄들이 따뜻한 안쪽으로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단단히 뭉쳐 있는 펭귄들은 뛰어난 협동심을 가졌다

수컷들은 가능한 한 빨리 모여서

한 몸처럼 움직여야 알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겨울이 깊어짐에 따라

눈보라가 잦아져서 기온이 떨어진다

현재 기온은 영하 60도 이다

가장자리에 있는 펭귄은

시속 100km의 바람을 맞으며

가운데로 들어간 펭귄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준다

이후 수개월간 먹지도 않고 알을 품는다

태양이 떠난 곳에 알과 함께 남겨진 수컷들은

지구에서 가장 춥고 어두운 겨울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