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루투루루호 조난 사건 :



에루투루루호는 1890년 우리나라에 파견된 오스만 제국의 군함으로, 천황을 접견하고

몇 달 후 터키로 돌아가는 길에 와키야마현 쿠시모토의 오지마 앞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암초에 충돌하여 침몰하여 581명의 인명이 희생되었다.



마을에는 전부 50채 정도 남짓한 집이 있었는데, 조난 소식을 듣자마자 오지마 마을 주민이 총출동하여

조난자의 구조와 생존자에 대한 구호를 실시하였다. 이렇게 구조한 69명은 마을의 절과 초등학교에 수용되었다.

태풍 때문에 출어를 하지 못하고 식량이 부족했던 악조건 속에서도 주민들은 유카타 등의 의류, 계란, 고구마,

비상용 닭고기 등의 식량까지 제공하는 등 구호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하였다.

소식을 들은 메이지 천황은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을 하도록 지시하였고, 신문을 통해 보도되어 의연금과 조의금이 모아졌다.



특히 야마다 도라지로라는 인물은 에루투루루호 사건의 희생자 유족에 대한 의연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실시하여,

모금된 의연금을 가지고 사건의 2년 후에 이스탄불에 방문한다. 당시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압둘 하밋 2세를 직접 알현하였으며,

황제의 요청으로 터키에 머물게 된 야마다는 이스탄불에 무역 상점을 열고 사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에 대한 교육을 하는 등,

일본-터키의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교류를 위해 노력했다.

이때 사관학교에서 야먀다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 중에는 차후 터키의 초대 대통령에 오른 무스타파 케말도 있다.



현재까지도 구시모토에서는 5년에 한번씩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일본-터키 합작으로 이 사건을 다룬 영화가 상영되었다.

















◆ 그후 터키의 보답 :

1985년 3월17일, 이란·이라크 전쟁이 격화되면서 이라크의 후세인은 이런 선포를 하게 된다.



'지금부터 48시간 이후로 영공을 비행하는 모든 비행기는 격추시키겠다. 어느 나라 항공기든,

민간 항공기 여부도 일체 가리지 않고 무조건 격추시키겠다.'



그러자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공항에는 탈출을 위해 밀려드는 외국인들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란에 거주하던 일본인 기업가 등과 그 가족들 또한 공항으 로 향했다. 그러나 이미 모든 항공편은 만석이 되고,

빈 자리는 전혀 없었다. 세계 각국은 특별 항공기를 파견하여 자국 국민들을 태운 상태에서

탈출을 위해 속속 활주로를 날아올랐다.



그런데 당시 우리 정부의 대응은 한발 늦었다. 시간은 계속 경과하는데도,

215명의 국민들은 여전히 현지 공항에 남겨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위대 소속 수송기 등 항공기는 해외파견 불가원칙에 묶여 자국민 구출을 위한 파견 자체가 불가능했고,

일본항공 등은 '이란 영공의 안전이 100% 보장되지 않는 限, 테헤란 쪽으로 임시편을 운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결국 아무런 대책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공항에 남겨진 일본인들은 점차 위기로 내몰렸다.

시간이 계속 흘러갈수록 공항내 일본인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급기야 거의 체념을 하게 된 순간,

갑자기 특별 항공기 두 편이 급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위험에 빠진 우리 국민 215명 전원을 태우고

급히 활주로를 날아올랐다. 이라크의 무차별 격추 발효 시점으로부터 불과 한 시간 15분 전이었다.

안도한 일본인들을 태운 비행기 두 대는 일본을 향해 비행했다.



특별 항공기 두 편을 급파해준 곳은 터키였다. 그리고, 그때 당시 정부나 언론들은

도대체 터키가 왜 우리나라를 위해 이런 조치를 해주었는지 금방 이해하 지 못했다.



터키의 특별기는, 이란과 터키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육로를 통해 대피하는 것이 가능한 자국민(터키인)보다

우선하여 일본인 구출을 위해 파견되었다. 이로 인해, 비행기 탑승을 기대하던 터키인들 수 백 명은

오히려 자동차를 이용해 육로로 탈출하는 불편함을 겪게 되었지만, 이 일로 터키 정부를 향해 불만을 표시한 터키인은 없었다.



터키가 우리나라를 위해 특별기를 파견해준 이유에 대해 당시

터키 정부 외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에루투루루호의 은혜를 갚은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