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라벨의 트리하우스가 한가득

엄청나게 기대했던 첫사랑 IPA입니다.

요즘 타 브루어리와의 비교는 자제하려고 노력하는데

만든 측에서 나온 얘기니 어쩔 수 없이 줄리어스와 비교를.


우선 뉴잉글랜드 스타일 이파를 컨셉으로 잡았는데

적어도 제가 이해하는 NEIPA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관 - 뉴잉글은 조금 더 밝고 우유빛이 돌고 탁합니다. 첫사랑은 Hazy 보다는 cloudy에 더 가깝고 색도 조금 진합니다.

향 - 홉의 향은 미려하게 잘 뽑았으니 트릴리움의 쨍한 홉 느낌이나 트리하우스의 복숭아-스파이시한 에스테르가 없습니다. 그냥 홉 향만 좀 예쁘게 뽑아두었고, 몰트의 존재가 상당히 느껴집니다. 달콤해서 오렌지향이 귤 향으로 느껴집니다.

마우스필 - 개인적으로 트리하우스의 트레이드마크는 무엇보다도 그 스무디같이 부드러운 마우스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평범하게 탄산은 중간, 바디도 중간입니자.

맛 - 시트러스 홉 향이 입 안에 퍼집니다. 쓴 맛은 부드러운게 조금 뉴잉글랜드스럽습니다. 다만 몰트의 단 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달달한 더블이파급은 아니지만, 저한텐 한계였고 단 맥주를 싫어하시는 분에겐 굉장히 거슬릴 수 있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장난 반이지만 제가 neipa를 정의 내릴 때 "헤쥬드" 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헤이지 - 쥬시 - 드라이인데, 이 맥주는 이 3 요소를 충족하고 있지 않습니다.

맥주 자체로만 보면 꽤 훌륭한 맥주입니다. 특히 국내 이파인 것을 감안하면 개인적으로 국민, 이전 선샤인과 함께 탑급 국내 이파로 꼽고 싶습니다.

다만 뉴잉글랜드 스타일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부스의 국민이 훨 가까웠던 느낌이고 (외관부터 홉의 세기나 뉘앙스가)

이 녀석은 오히려 좀 서부와 동부 경계상에있는, 버몬트의 토퍼-십오선 사이의 맥주 같았습니다.

줄리어스나 토퍼를 기대하고 먹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제였나 그런 글도 올라왔는데, 전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맥주 자체만 놓고 봐선 맛있었습니다.

플루토 스타우트.


오기 전에 굿맨 스타우트를 마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비교가 되네요.

몰트의 다양한 특성이 드러났는데

굿맨보다 조금 더 가벼운 특성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다크 초콜렛, 로스치드, 그리고 맛에서 약배전 커피의 산미 같은게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퐁당 페일 블랑.

퐁당 맥주는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오랜 긴 시간에 걸쳐서요.

한국 이파 90%에서 느껴지는, 몰트에서 기인한 것이라 추측되는 특유의 걸레 짠 냄새와 맛 같은게 있는데

있긴 했으나 약한 수준이었고

할러타우 블랑이라는 홉은 처음 도전해보는데

화사한 레몬, 포도 사탕같은 느낌이 신기해 좋았습니다.






결론 : 술 잘 못마시는데 한 7잔 마셔서 어제 기억도 잘 나지 않네요. 집에 와보니 가방에 칸티용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