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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없찐 대회] 공명몽유록 (孔明夢遊錄)

이오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4.21 03:25:04
조회 4969 추천 119 댓글 19

 타입문 갤러리에 청렴한 갤럼이 살고 있었다. 그는 성품이 어질고 사랑이 많았으며, 자비로운 마음을 지녔다.

 폭사한 사람에게는 '공없찐 ㅉㅉ'을 달고, 자조하는 사람에게는 '지금 지르면 뜬다'를 달아대니, 사람들이 그 갤럼을 가리켜

'사탄조차 인턴으로 들어가고 싶을 새끼' 같다고 하였다.


 이 때 운영의 과금 착취 계획이 발생하여 온갖 한정캐와 성능캐가 세상을 뒤엎고 유저들은 얼마없는 성정석을 쥔 채

외로이 고립되었다. 가련한 페그오 유저들은 태반이 3성 서번트와 4성 예장에 맞아 죽어갔고, 저 공명 픽업에 도전한

사람들도 다 매우 비참하게 죽었다.

 당시에는 강에 흐르는 것이 유저들의 피요 산에 쌓이는 것이 성정석일 정도였는데, 갤럼들은 팝콘을 씹을지언정 

그들을 위로하는 이 하나 없었다. 그 와중 청렴한 갤럼이 이 폭사자들을 불쌍히 여겨, 그들을 위로하고자, 저 버드나무 가지 위에 

'공없찐들의 말로'란 팻말을 걸어주기 위해 그 땅으로 향하였다. 막상 가서 보니 폭사자들의 시체로 가득차 들어가 쉴 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적당한 자리를 만들어 초막을 짓고 그곳에서 제를 지냈다.


 달이 훤히 밝은 어느 날 밤, 그 갤럼이 어렴풋이 꿈을 꾸었다. 하늘빛, 물빛이 모두 성정석과 같은 무지개빛을 머금고 있었다. 

밤하늘에 공명을 닮은 구름이 흩어져다 모였다 하고 바람이 슬픈 듯 불었다 그쳤다 하고 있었다. 밤기운이 처량하게 느껴지는 것이

평소와는 달랐다. 갤럼이 손에 팝콘을 들고 달빛 아래를 거니는데, 밤이 깊어갈 무렵 어디선가 노랫소리, 울음소리에 곡소리까지 들려왔다. 

그 노래, 그 울음, 그 곡성은 모두 폭사자들의 소리로 한곳에서 들려왔다.


 갤럼이 무슨 일일까 싶어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다.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모두 흑우들이었다. 어떤 이는 학식충으로 

장학금을 쑤셔박았는지 절망적인 안색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어떤 이는 아직 젊어 보였는데 씨발씨발거리는 것이 딱 봐도 부모 카드를

몰래 쓴 급식충이었다. 나이 차이는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는데, 정작 그들은 위아래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고 어지러이 앉아있었다.


 갤럼은 좀 더 나아가 자세히 보았다. 어떤 이는 긴 새끼줄이 목에 묶여 있는 것이 자살을 시도한 듯 보였고, 어떤 이는 가녀린 목에 한 자도 

더 되어 보이는 성정편이 걸려, 으스러진 뼈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또 지갑이 다 깨어졌거나 입과 배에 피가 흥건한 이도 있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고 말로 다 할 수 없이 참혹한 광경이었다.


 그 중 한 남자가 눈물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딜라와 타입문이 픽업을 냈으니 그 처참함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습니다. 한데 내가 폭사한 것은 하늘의 뜻인지요? 아니면 유열의 신이 내린

장난인 겝니까? 허나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사람이 있지요. 바로 저 자신입니다. 저는 영업1팀 부장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공론을 살피지 않고 사사로운

정에 치우쳐, 회사의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중요한 임무를 내팽개친 채 돈을 횡령하고 말았습니다. NP 충전과 공방 버프의 찬란함에 빠져 앞날을 대비

하는 일은 모두 잊었으니 제가 가챠의 어둠에 대해 뭘 알았겠습니까? 3000돌과 100호부를 갖고도 이토록 큰일을 그르쳤으니 죽어도 마땅하다 하겠습니다.

슬프도다! 이는 모두 어리석은 짓을 행한 저 자신의 잘못이니 어찌 공명을 책망하겠습니까?

 아, 나는 박명하여 자결하는 것이 마땅하니 죽어도 한이 없습니다. 다만 남들 다 있는 공명이 살아 숨쉬며 내 서번 NP를 충전하는 꼴을 보지 못하며,

죽어서도 공명이란 두 글자는 프렌드만으로 남게 되니, 하늘조차 어휴 공없찐 새끼라 하는 말이 들리는 듯 합니다. 쌓이고 쌓인 한이 가슴에 가득하여 잊히지 않는군요."


 앞사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어떤 학식충이 몸을 당겨 바로 앉으며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 능력을 모르고 150만원이나 과금하고선 잔뜩 쌓인 돌만 믿고 딱 봐도 이건 뽑았다며 태만하게 임했으니, 폭사의 기운이 덥쳐왔을 때 막기 어려웠던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금빛의 회전에선 에디슨이 튀어나오고 무지갯빛 회전에선 불야캐가 튀어나왔지요. 또 연속으로 아르주나가 튀어나온 뒤 결국 

어머니께서 방으로 뛰어들어와 핸드폰 결제 요금을 면상에 내던지셨으니, 만사를 그르쳤습니다. 이 모든 게 자만에 빠져 다른 공없찐들을 놀렸던 것에서

말미암았으니 불야캐한테 두드려 맞는다 해도 마땅한 것입니다.

 하지만 달갤럼들은 같은 때 같은 유열감을 느끼며 놀려먹고도 전생에 뭔 일을 저질렀다고 돌을 저축하며 공명을 다 갖고 있는 겁니까? 저 짹짹충 고닉은 

상판이 철을 넘어 팔연쌍정 같은 놈으로 온갖 가챠 기만을 올리고도 한 번도 폭사하지 않아 피 한 방울 흘린 일도 없습니다. 게다가 기만 비틱 새끼라고 

욕을 처먹어 트위터로 도망쳐 구차하게 목숨을 보전했으며, 애달픈 공없찐들을 마치 지나가는 지렁이 보듯 했는데도 폭사는 커녕 오히려 공명 보구업까지 해버렸습니다.

 또 저 가소로운 네덕 고닉은 신중하지도 않고 앞날에 대한 예측도 못 하는 인물인데다 오만방자하여, 공없찐이란 게 실존할리 없다고 매번 주장하였습니다. 

다른 이들의 처우와 상황은 망각하고 제 스스로는 지혜롭다 여겼습니다. 그런데도 하늘은 그를 벌하지 않고 오히려 지난 확정가챠 때 멀린과 타마모가 동시에

나와버렸지요. 이러니 저 혼자만 폭사한 게 어찌 원통하지 않겠습니까?

 아, 제가 어머니에게 두들겨 맞게 생긴 건 아까울 게 없습니다. 하지만 백발성성한 늙은 아버지께선 저라는 금쪽같은 아들을 영영 잃게 되었습니다.

제가 죽든 살든 제 억울한 사정이야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가 말을 마치려는데 그 자리에 있던 공없찐들이 일시에 통곡하기 시작하였다. 그 처참한 소리는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자신들의 사연을 고하였으니, 그 원한은 곧 뼈를 도려내는 칼날이오, 그 곡소리는 마치 세상을 향한 저주 그 자체였다.

그 사연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져 달갤럼 또한 눈물을 흘리니, 그들을 부여안아 공없찐들을 위로하려던 때 갑자기 놀라 깨었다.


별안간 정신을 차려보니 한바탕 울던 곡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새로이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 새벽녘을 바라보던 달갤럼은 휘둥그레하게 떠진 눈을 비빈 채 곧 그게 모든 것이 한바탕 꿈이었단 사실을 깨달았으니,

"아, 내가 어리석었구나!"라 가볍게 탄식하여 

이윽고 하나의 진리를 깨우친 기쁨에 빙그레 미소를 지어 읊조렸다.



"하기사 공없찐이란 게 실존할리 없는데 꿈인게 당연한 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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