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개소문, 삼족오는 날아갔다

【서울=뉴시스】

SBS TV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연출 이종한)이 17일 100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연개소문’마지막회 시청률은 16.3%(AGB 닐슨미디어)를 기록했고, 전체 평균시청률은 19.4%였다.

지난해 7월 첫 방송 이후 난항을 겪으며 1년 동안 뚝심으로 달려온 ‘연개소문’은 민영방송사 SBS가 만든 ‘최초의 대하사극’이다. SBS와 외주제작사인 DSP 엔터테인먼트가 순수제작비 300억원을 들였다. 문경과 단양의 오픈세트 건립에만 120억원을 썼다.

그러나 제작비에 비해 드라마의 완성도는 떨어졌다는 평도 있었다. 단양 제2 오픈세트 완공이 늦어지면서 화면 속 건물 배경으로 사진을 입힌 합판을 사용했고, 6월3일 방송된 의자왕의 삼천궁녀 투신장면은 허술한 컴퓨터그래픽 탓에 리얼리티가 저하되기도 했다.

중국 사서에 입각한 식민사관을 극복, 연개소문과 고구려의 역사를 주체적으로 그렸지만, 애국심이 앞선 탓에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연개소문’의 빛은 유동근(연개소문), 폭정과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인 김갑수(수양제), 서인석(당태종), 정동환(막리지 연태수) 등 주·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었다.

시청자들은 6개월간 공을 들여 만든 ‘안시성 전투’장면에 박수를 보냈다. 엑스트라 수십명을 데리고 고구려를 정복한 MBC TV ‘주몽’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연개소문’은 촉박한 제작시간, 그래도 부족한 제작비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시청자는 알고 있다. 최종회의 여운과 감동은 역사교과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영상의 승리였다.

다만, 악전고투한 스스로를 위안하듯 방송 후 스태프들의 얼굴을 나열한 것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지적이다. 역사에서 가정이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고구려의 웅혼을 아쉬워하던 시청자에게 ‘이것은 드라마, 즉 픽션’이라고 각성시킨 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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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윤기자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