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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컬럼] 러시아 아가씨 술집.

김유식 2010.11.10 14:38:59
조회 50868 추천 92 댓글 77


  2004년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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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러시아 아가씨들이 나오는 술집이 대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룸살롱이나 비즈니스 클럽에 갔을 때 드는 비용은 2차를 포함해서 두(頭)당 5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 명이 갔다면 모두 이백만 원이 드는 셈이다. 그런데 러시아 아가씨들이 시중을 드는 술집에서는 일인당 30만 원에 모든 코스(?)가 포함되어 있다.


  보통 테이블 차지라 부르는 아가씨들의 시중비와 양주 값, 안주 값과 2차비까지도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게다가 양주와 안주는 무제한 제공이다. 양주 한 병에 15-20만 원 정도 하는 것을 생각하면 한 병씩만 마셔도 본전을 뽑는다. 술고래가 가서 두, 세 병쯤 마신다면 술값만 30만 원이 넘는다. 얼핏 계산해보면 업주 쪽이 큰 손해를 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일반 룸살롱에서는 접대를 하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2차를 보내야 할지, 아니면 가야할지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아가씨를 보고나서 너무나 예쁘다면(?) 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마시고 본다.


  술자리가 길어지는 것은 예사고 폭탄주도 여러 차례 돌린다. 그러나 러시아 아가씨 술집은 다르다. 2차가 이미 확정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아가씨들도 홈쇼핑의 속옷 모델과 비슷한 미모를 자랑한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할 일(?)을 못한다. 업소에서는 양주와 안주를 무제한 제공한다고 하지만 폭탄주 몇 잔 마셨다가는 다음 진행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술도 조심해서 마시는데다가 이미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알고 지내던 업주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테이블 회전이 평균 45분이란다. 룸살롱의 반도 안 되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손님들이 들어와서 테이블에 앉고, 두어 잔씩 마신 다음 2차를 위해 나간다는 이야기다. 양주의 무제한 제공에 따른 손해가 없냐는 필자의 질문에 네 명 기준으로 한 테이블에서 한 병 반을 마신 것이 최고 기록이고, 다들 한 병도 채 마시지 않고 뛰쳐나간다고 대답했다.


  남자의 심리를 정확히 찌르는 기묘한 상술이다. 지금은 퇴사한 필자의 회사 직원이 이런 술집에 접대 받으러 갔다가 그만 경찰 기동수사대의 일제단속에 걸리고 말았다. 같이 잡힌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모두 대형 포털 사이트와 유명 인터넷 상거래 업체의 직원들이었다. 분명히 “벤처 모럴 해저드”라는 기사가 나올 것만 같았다. 다행히 언론에서 크게 떠들기는 했지만 회사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이틀간의 구류를 마친 직원이 집에 돌아가니 마침 TV에서 그 사건에 대한 뉴스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 순간 고개를 감싼 직원의 등이 TV에 나왔다. 그의 와이프가 한마디 했다. “쯧쯧, 누가 저런 곳에 가는지. 말세다. 말세야!” 우리 직원은 슬라이딩과 함께 TV 채널을 돌리며 한마디 했다. “이런 뉴스는 정신 건강에 해로우니 보지 마!”


  검사 앞에서 반성문을 열 장이나 쓰고 풀려 나왔다는 직원은 러시아 아가씨 술집이라면 질색을 한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직원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이제는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 아가씨 술집이 짱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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