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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꽁갤백일장]-수상한 동거앱에서 작성

꼰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13 03:00:29
조회 684 추천 0 댓글 12
														

분명히 나는 그저 화장기 사라진 얼굴에 마구 ‘퍼프’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저 ‘꿀벅지’에 굴곡진 ‘목젖’, ‘피어싱’과 ‘타투’를 하고서 내 앞에 서 있는 이 남자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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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백색의 새하얀 침대 위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누워있었다.

카페에서 과제를 하다가 시간을 봤을 때가 10시 반,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곧장 갔다. 퍼프로 얼굴을 두드리고 있었고... 그 기억이 끝.

그렇다면 이것은 ‘장기매매’의 현장인가, 나를 재운 사이 ‘신체포기’ 각서라도 쓴 것인가! 그래, 드라마나 영화에선 예쁜 여주인공의 ‘뒷목’을 친 후, 조용히 ‘뒷골목’으로 끌고 가곤 했다. 그 열렬한 현장에 내가 있는 것인가!

쉴 새 없이 눈알을 굴려대며 상황파악을 하던 도중 나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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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어요?”


뭐지? 저 다정한 목소리는? 이런 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


“놀랐죠, 제가 천천히 상황을 설명해드릴게요.”


그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피어싱, 타투, 이런 것들은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지 못한 나에게 굉장히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저 ‘유럽 그지’같은 용모며, 덥수룩하게 자라난 ‘구렛나루’는 더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처음으로 입을 뗐다.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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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싱긋 웃었다. 잘생겼다. 아, 이런 것에 넘어가면 안 되는데. 잘생겼다 = ‘좋은 사람’ 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나에게 저런 사람은 무지 착한 사람인데...


“성함 이희린씨 맞으시죠? 일단 이희린씨가 위치하고 계신 곳은 러시아입니다.”


“네?!?!?!?!?”


미쳤다. 손 쓸 수 없이 죽게 된 상황이 분명하다.


“하하, 너무 놀라지 마세요. 처음엔 다 그렇죠. 일단 진정하시고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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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서류가방처럼 보이는 곳에서 두꺼운 서류들을 꺼냈다. 볼펜을 쥐고 하나하나 짚어가며 말하기 시작했다.


“희린씨는 지금 서인대학교에 다니고 계시고, 미술전공이시고, 모 김현자 부 이연남 자제 분, 외동딸이시네요. 본인 맞으세요?


“ㄴ, 네...”


뭐지. 이 분위기는. 나 혹시 뭐 잘못해서 끌려온 건가? 내가 물론 청렴결백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아랫도리’ 한 번 잘못 놀린 적 없고 누구 ‘멱살’ 한 번 잡아본 적도 없으며 사람한테 ‘빨대’ 꽂아 마신 적도 없는, 나름 올바르다면 올바르게 자란 여성인데...


“희린씨는 지금 러시아 천재발굴센터에 위치하고 계시구요,”


“네? 뭐라구요? 뭔 재?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뭐요?!?!”


“천.재.발.굴.센.터에 계시구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 아니 그냥 지금부터 하겠습니다.”


어느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있었다. 침대 밑에서 빔이 쏘아져 올라왔다.


‘미즈사랑!’


“아, 광곱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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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남자, 키가 크다. 나에게는 두 가지의 ‘아킬레스건’이 있다. 하나는 키가 큰 남자, 그리고 하나는 허벅지가 굵은 남자. 저 남자.. 굵고, 크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저희 천재발굴센터는 어릴 때부터 천재로 태어난 아이들을 판별해 소아에서 청소년이 될 때까지 관리합니다.

희린씨는 부모님 밑에서 평범하게 커왔다고 생각하겠지만 희린씨의 모든 일들은 희린씨의 부모님과 저희 센터의 상의 아래에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희린씨가 ‘옥수수콘’을 아주 아주 좋아한다는 것, ‘곤약젤리’는 그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것, 등 식성과 관련된 것들, 성향과 관련된 것들, 인지 능력, 성적, 그 모든 것들을 데이터로 수치화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고 대부분 24개월이 지나야 말을 시작하지만 희린씨는 2개월부터 언어를 구사했고 특히 예술 감각이 그 누구보다 뛰어납니다.

저희는 20살에서부터 24살, 즉 대학교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며 일반 대학교보다 1년 많은 5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냥 대학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수업방식과 학생들은 다릅니다.

각 국가에서 천재적인 아이들을 발굴해왔기 때문에 이때까지 살면서 만났던 사람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저기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러시아에 있고, 나는 천재고, 옥수수콘을 좋아하는 걸 그쪽이 알고 있고, 그러니까...”


“네, 그렇습니다. 희린씨는 천재예요. 특히 예술분야에서 뛰어납니다. 살면서 모르셨나요?”


알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할 수 없었으며 상상한 모든 것들을 구체화시켜 그림으로 그릴 수 있었다.

그림뿐만 아니라 모형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었다. 열심히 해본 적도 없었고 열심히 할 필요가 있었던 적도 없다.

공부로 1등을 한 적은 없었으나 미술에서 1등은 당연했고,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부모님이 외국대학에 보내주시지 않은 것, 그 모두 계획되어있었던 건가.


“느꼈..어요.”


“앞으로 배우게 될 과정은 내일 담당 전공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실 겁니다.

이 곳의 모든 학생들은 각자 한명의 과외선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 설명하자면 공교육의 사교육? 그러니까 학교에서 만든 사적인 과외선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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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린씨의 과외선생이 바로 저구요.ㅎㅎ 앞으로 식단과 건강, 여러 가지를 책임지고 도와드릴겁니다. 사실 저도 여기 출신이에요. 저도 미술전공. 여튼 만나서 반갑습니다.”


머릿속으로 천천히 그림을 그렸다. 이 상황에 대한 3차원의 그림.


“그럼 저희 부모님은... 저 여기 오신 거 아시나요?”


“물론이죠. 부모님 영상편지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우리 부모는 아주 즐거워 보였다. 엄마아빠 걱정은 말고 잘 다녀오라니, 나 없이 둘이서 지낼 생각에 기쁨이 솟구치는 듯 보였다.

그의 모든 설명을 듣고 나니 단면의 커다란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나는 여기서 ‘여드름’도 짜고, ‘제모’도 하며, 5년 동안 박혀서 주구장창 그림만 그려야하며, 저 잘생기고 커다란 남자와 한 공간에서 머물러야한다는 것.

오, 그렇다면 나쁘지 않다.

아니! 나쁘다! 나는 앞으로 친구도 못 만나고(친구 없음) 오년 동안 갇혀 살아야한다.
그런데......이 와중에 앞치마를 매고서 내 앞에 서 있는 저 남자는 왜 저렇게 잘생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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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죠, 아까 자다가 꼬르륵 소리 되게 많이 나던데. ‘닭볶음탕’ 좋아하잖아요. 만들어놨는데 먹을래요?”


닭볶음탕?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래, 일단 먹고 생각하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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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글실력이지만 봐줘서 감사함 !
반응좋으면 연재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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