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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꽁갤백일장] 차기작 깎던 갤주 - 하앱에서 작성

끙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21 21:42:12
조회 816 추천 0 댓글 12
														




"저... 갤주... 거... 차기...ㅈ...“

"다른데 가보슈“



채 말이 다 끝내기 전에 단호하게 말을 끊는게 아닌가.

순간 수줍던 마음도 잠시, 존또력이 드릉드릉 거리며 오기가 생겼다.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다른데 가보라는거요?“

"차기작 말하려던거 아니우...?“

"아니... 그게...“



마음을 읽힌 것이 들켜 당황한 것도 잠시,
이대로 물러날 순 없단 생각이 들어
손에 쥐고 있던 곤약젤리를 쓰윽 내밀며
배시시 웃으며 능청스레 다시 말을 이어가 보았다.



"아니... 도깨비 끝난지도 좀 되었고... 원래 이바닥이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그런 마음 손톱밑의 때만치도 없으니까, 그런거 원하면 다른데 가보래도.“



대단히 무뚜뚝한 냥반이었다.



"알았수. 마시던 비루나 계속 마시구랴“



그는 잠자코 비루를 마시며 얄팍한 책자를 보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시나리오를 읽고 있는게 아닌가!
반가운 나머지 갤주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그거 시나리오 맞소?
기왕이면 이번엔 전혀 본적 없는 역할을 기머하고 있는데...

야식집에서 닭도리탕 배달하는 청년인데 알고 보니 싸패였다거나... 하는 반전미 있는 역할이나,
시골 어느 포장마차에서 우동 말아주는 순박한 시골청년이라든가...

아니 아니... 역할이 뭐가 중요해.
그 잘난 배렛나루도 좀 보여주고 그런 작품이면 그게 제일 좋지.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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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입밖으로 튀어나오고 만 것이다.



순간 날아든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오함마로 뒷목을 쎄게 한대 얻어 맞은 듯이 강렬했다.

한번 더 허툰 소리를 하면
양 손을 박스테이프로 칭칭 묶인채 끌려갈 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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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눈빛만 쏘아댈 뿐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대단히 무뚝뚝한 갤주였다.

더 묻지 못하고 읽던거 마저 읽으라고 하고 과늠을 계속 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시나리오를 읽었다,

처음에는 빨리 읽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읽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만 결정을 하는 건 어떠냐 해도
못 들은 체 한다.

차 시간이 바쁘니 빨리 답을 해보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채 대꾸가 없다.

점점 차 시간이 빠듯해졌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마치 댓림픽을 기다리는 59분 59초마냥 초조할 지경이다.

더 읽지 않아도 좋으니 무슨 말이라도 좀 해달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물이 끓을 만큼 끓어야 카누를 타지, 끓다만 물을 재촉한다고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카페가 되나?“

하면서 오히려 야단이다. 나도 기가 막혀서,



"말 안하고 스크린 앞에 가만히 두시간 동안 앉아만 있어도 좋다는데 무얼 더 고민한단 말이오?
갤주, 외고집이시구려. 더 기다리다간 애타서 죽겠으니까‥‥‥.”



갤주는

"그럴거면 어디 아이돌이라도 덕질 하슈. 난 안 고르겠소.“

하는 퉁명스러운 대답이다.



지금까지 꽁뚜기 떼에 휩쓸려 싸지른 굿즈들이 생각나서 이제와서 탈갤 할 수도 없고
이미 보릿고개는 진입한지 한참 된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諦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골라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할수록 단추 다섯개 풀거 두개 풀고...
보여줄 배렛나루도 덜 보여주고 더 늦어진다니까.
차기작이란 제대로 골라야지, 고르다 놓으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투다.



이번에는 읽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카누를 타 마시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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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치질 재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무리였지만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 갤주는 또 읽기 사작한다.

저러다가는 시나리오가 닳고 닳아 없어질 것만 같았다.
또 얼마 후에 시나리오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거니,
다 읽었다고 내려놓는다.

다 읽기는 아까부터 다 읽은 시나리오였다.



차를 놓치고 갤에 인증쌀 면봉 샷 조차 차 못 찍은 나는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기나긴 보릿고개를 겪으며
떡밥에 굶주린 개로리들은 곧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말 것이었다.

개로리 본위(本位)가 아니고 자기 본위다.

너무나 신중하고 무뚝뚝한 갤주이다.

생각할수록 눈물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갤주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동대문 DDP의 추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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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날 에이수스의 추억에 젖어 있는 듯 했다.

더운 여름날 온몸으로 육수를 뿜으며
DDP를 달리던 갤주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차기작 결정이 나지 않아 애타던 마음도
조금은 덜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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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래 앉아 있었더니 인대에 무리가 왔는지,
다리를 절뚝이며 서식지로 돌아가며 갤질을했더니,
갤은 새 떡밥으로 난리였다.

개로리들은 愛悲俱覽 (애비구람)에서 드디어
어깨에 있던 글자를 지워줬다며 야단이다.

지난 번 떡밥 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었다.

평소 얼빠인지라
얼굴만 보느라 옷을 뭘 입었는지도 잘 기억 못하던 난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개로리들의 설명을 들어 보면,
지난번 떡밥은 가장 중요한 23라인에 글자가 박혀 있어 맴찢이었단 거다.

그리고 이번에 풀어준 떡밥처럼
과질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갤주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떡밥 한장으로도 씹고 뜯고 즐기고
일주일을 행복해하는 개로리들이 있는데
내가 무슨 버릇 없는 짓을 했나 싶었다.



나는 갤주를 찾아가
앞으로 다신 그 누구와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지 말라는 의미로
아이스크림을 잔뜩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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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上京)하는 길로 양손 가득 아이스크림을 들고 갤주를 찾았다.

그러나 유럽그지 같던 갤주가 앉았던 자리에
갤주는 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갤주가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쪽 동대문 DDP의 추녀를 바라다보았다.

열심히 시나리오를 읽다가
유연히 동대문 DDP 추녀 끝을 바라보던
갤주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우연히 하냥에 들려 동대문 DDP를 지나다보니...

문득 이십여 년 전,
차기작 고르던 갤주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냥반 이쯤 됐으면, 차기작 결정은 했으려나...



그래서,
환갑 전에 무인은 돌거지?





5점 : 배렛나루 손톱 맡의 때 곤약젤리

3점 : 치질 재수술 싸패 존또

2점 : 23 닭볶음탕 인대 오함마 뒷목 뒷골목 우동 박스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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