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오로 임신튀한 치원이가 십리도 못 가서 쳐맞쳐맞하고 있는데 따라- 하고 양검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시발 그냥 죽은 척 하자.. 하고 드러누워 있는 치원이를 보며 야... 야... 확 그냥... 안 일어나? 하고 발등으로 툭툭 걷어차는 양검이겠지. 임신튀인 건 모르고 그냥 집에 가보니 '당분간 집 안 들어옴. 차는 내가 가져감. 피쓰!' 따위를 적어놓고 사라진 치워니에 뒷목을 잡았던 거여라. 야...! 하고 빽 소릴 지른 양검이 한 번 거하게 걷어찰 기세니까 아! 배! 배 차지 마시고! 어허! 여기 뭐가 있는지는 아시고 그러시나 몰라- 하면서 능청스레 워워 손 휘저으며 일어나겠지. 그 배에 뭐가 있는데, 다이아라도 있어? 하고 이죽거리던 양검은 세상 온순한 얼굴로 눈 깜박깜박거리며 '우리 베이비가 있잖아요, 베이비. 언더스탠??' 하고 배 만지는 치원이를 넋이 빠져 쳐다볼거야.

양검은 치원이가 약을 판다고 생각했겠지. 왜냐면 둘은 동거만 하는 사이지 절대 네버 잠자리를 해본 적 없는 관계니까. 말하자면 치원인 방만 빌려쓰고 아침에 들어왔다 저녁에 나가는 올곧은 생활패턴의 소유자였거든ㅇㅇ 그런데 양검만 기억 못할 뿐 딱 한 번, 그것도 양검이 진창 취해 들어왔다가 방을 잘못 찾아 들어간 적이 있었겠지. 하필 힛싸 때문에 집에서 억제제나 먹으며 딩굴대던 치원이는 양검을 보며, 아 검4님! 개인 프롸이버시 존중 좀 해주시좃!! 하고 소리지르다 눈을 시커멓게 치뜬 양검 표정에 뭔가 잘못된걸 느낀 거야ㅇㅇ 어??어어??하다가 잣죽 엔딩을 찍었는데 치원인 자기가 오메가란 걸 들키기 싫어서 양검을 고이 침대에 데려다놓고 모른 척 한 거여라. 뭐 대충 우성이라 향 갈무리 할 수 있다고 치자.

양검은 복잡한 심경으로 오락가락하며 너 오메가였어?? 하고 놀래고 내 애 맞아?? 증거 있어?? 하고 버럭하겠지. 그러자 치원인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그래서 당분간 안 들어간다고 했잖아요 하고 꿍얼대는 거야. 하여간 사고친 남자들 레파토리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냐고 저거 다 교육 받아오는 거냐고 종알거리겠지. 얼굴엔 존나섭섭 써붙이고 아까 얻어맞은 얼굴하며 몸뚱이가 쑤신다고 아고..아고고.. 소릴 내는 치워니였음.


어쨌든 애 낳을 때까진 내 앤지 남 앤지 알 길이 없으니 양검은 이 사기꾼 말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적갈등이 심하겠지. 자기 기억으론 치원이랑 잔 적은 없는데 꿈 속에서 어떤 오메가가 자기 향을 철철 흘리면서 안에 하지 말라고 찡찡대는 소릴 들었거든ㅇㅇ 너무 현실적이어서 깨고 난 후에도 소름이 돋았었는데 그게 꿈이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이 번뜩 든 거야ㅇㅇ 우선 집에 가서 얘기 마저 하자고 양검이 휙 돌아서니까 금세 헤헤 웃으면서 팔짱까지 껴오겠지. 안 그런 척 하시면서 양검4님 나 되게 잘 믿으시네? 하고. 그 말 끝나기 무섭게, 안 되겠다고 초음파부터 찍으러 가자고 야간 응급실 찾아가는 양검이어라.

그렇게 임신 후 연애 결혼 육아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