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아내님이 자기랑 왜 결혼 했냐고 묻길래,

사실대로 대답했지.

'장모님이 날짜 받아와서 했지!' 라고

등짝 스매싱 시원하게 한방 맞았어.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아내가 서른살, 내가 서른 세살 일때 인데,

나야 그때는 자신감에 차 있었지. 뭐 안 풀리는 일이 없던 시절.

뭐 그 전까진 결혼하고 싶어 안달했었다가, 막상 만나는 사람 생기니까.. 또 느긋해지는 거야.

결혼 일찍해봐야 뭐하냐. 연애 좀 오래 하다가 하지 하는 그런 생각 있잖아

그때 뭐 아내도 크게 변심할 사람으로 안보이고, 뭐랄까 딱 내사람이다 느낌이 오니까 불안감이 없지.

그렇게 연애 한참 알콩달콩 하고 있는데,

장모님이 내 생년월일 생시 물으신다길래 아내 편으로 보냈지. 원래 미신 안 믿지만, 또 거부감이 크진 않으니까..

어디 점집에 알아보신건 아니고, 먼 친척중에 신기 가지신 어르신이 계신가봐

이때 아직 처가 식구들 얼굴 한번 본적 없을 때야.

그런데 갑자기 한 이주 쯤 후에,

아내가 되게 좀 미안한 표정으로 장모님이 날짜 받아 오셨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모님이 내 사주를 물어보니, '영이 참 맑다. 놓치기 아까우니 지금 날짜 잡아줄게'하고 바로 날짜 주시더래 ㅋ

그래서 처가 식구들 얼굴도 보기 전에 결혼 날짜부터 잡아왔엉.

그리고 결혼해서 아들 하나 낳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고 이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