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전 당시 엑조세에 의해 영국의 최신형 구축함이 격침된 것은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영국이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었고 쉽게 이기리라 낙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5발의 엑조세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중 3발이 영국의 군함과 수송함에 타격을 주어서 프랑기 무기기술의 정밀성을 다시 확인해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항모 인빈셔블을 잃을까 전전긍긍했던 영국은 프랑스에 있던 엑조세 제조공장을 폭파시킬 것을 고려했을만큼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미영의 압력을 받은 프랑스는 결국 아르헨티아에 대한 무기수출을 중단시켰습니다. 이를 프랑스의 배신행위로 이해하는 분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것입니다. 국제관계의 역학에 따라 언제든지 버림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독자적인 방산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자국의 주권을 지킨다는 것은 허구라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자체적인 유도무기를 개발하고 이를 A-50에 무장통합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미사일의 무장통합조차도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입장에서 비록 시작단계이지만 A-50과 같은 국산전투기가 F-15나 F-16같은 전투기보다 훨씬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비용을 절약하고 주권을 보장받는다는 것.... 한미동맹이나 미군의 존재가 한국의 주권을 보장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미국의 동북아 정책의 골격은 미일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이란 미국의 동북아 정책과 미일동맹의 부속과도 같은 것이며 한국군의 지위는 미군의 부속과도 같은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중일 또는 중미분쟁이 발생한다면 한국군이 일본을 대신하여 싸우러 나가야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한일간의 분쟁이 발생하거나 미국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한중대결이 발생했을 때 한국은 버림받을 수 밖에 없는 신세이며 비싼 돈을 주고 도입한 첨단무기는 사용할 수도 없는 신세가 될 것입니다. 슬래머의 주파수 문제나 레이더나 센서 등등 F-15K의 다운그레이드는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남에게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우리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