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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툰] 왕을 속이고 과거급제한 노비 이만강 이야기.jpg

역사만화가(220.76) 2019.05.19 14:17:01
조회 6412 추천 149 댓글 83
							









노비의 인생역전,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 노비의 과거급제기-







이대길(장혁 역) 집안의 노비로 살아가던 큰놈이(조재완 역)와 언년이(이다해 역)는 주인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쳐 신분을 숨기고 살아간다. 도망칠 때 훔친 돈으로 행상을 시작해 어엿한 장사치로서 제법 풍족한 가정을 꾸려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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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들은 천형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도망친 뒤 늘 신분이 탄로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했다. 그렇다면 과연 조용히 살기만 했을까? 혹시 위조된 신분을 이용하여 출세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노비로 태어나서 신분을 숨긴 채 과거에 급제하는 등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이가 있었다.



“엄택주의 일은 윤상(倫常)의 문제이다.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로 윤리를 제일로 삼는데, 사람이 사람 노릇하는 것은 오륜(五倫)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혹 어려서 다른 사람에게 양육되어 늦게야 알게 되더라도 소장을 올려 그 본래의 성(姓)을 회복하는 예가 허다하니, 이것이 사람의 아들된 도리이다.


아! 그가 만약 깨달아 알았다면 어찌 차마 모칭(冒稱)하고, 그 조부를 잊는단 말인가? 임금에게 사실을 고하여 윤상을 회복하는데 비해 그 경중이 어떠한가? 더구나 그는 교서관에 분관(分館)된 자이니, 이러니 저러니 피차 손해가 없는데 달가운 마음으로 모칭하면서 임금을 속였으니 이런 일을 한다면 무슨 일인들 차마 못하겠는가? 과거에 오른 이후 한 번도 그 아비의 무덤에 성묘하지 않았고, 그 동생 이주영(李朱英) 역시 묘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이는 죽여도 아깝지 않다고 할 만하니, 여러 대신들의 의견이 내 뜻과 맞도다. 형조에서 세 차례 엄히 처벌한 후, 흑산도로 유배하여 영원히 노비로 삼고, 대과(大科)·소과(小科) 방목(榜目)에서 그 이름을 삭제하도록 하라.”(『영조실록』1745년(영조 21) 5월 26일)



엄택주(嚴宅周)는 누구인가? 왜 영조가 진노하며 과거 합격 기록을 삭제하는 것도 모자라 노비로 삼아 흑산도로 유배시켰던 것일까?



국조문과방목』과 『사마방목』에 따르면, 엄택주는 1689년(숙종 15)에 태어났고 본관은 영월이다. 아버지는 엄완, 조부는 엄효, 외조부는 신후종으로 되어 있다. 과거에 응시할 때 제출한 기록만 보면 완벽한 양반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국조문과방목』의 기록에 따르면 본명은 이만강(李萬江)이고 전의현 관청의 노비였다. 이름을 엄택주로 바꾸고 1719년(숙종 45)에 증광 사마시에서 3등으로 급제하여 생원이 되었으며, 6년 후인 1725년(영조 1)에는 증광 문과에서 병과 7위로 합격하였다. 이로 인해 판관이 되었지만 발각되어 노비가 되고 흑산도로 유배되었다.




엄택주의 출생과 과거 급제 이전의 행적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야사를 모아 놓은 『동소만록』에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국조방목』 및 『조선왕조실록』의 기록과 함께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엄택주는 노비였다. 본래 이름은 이만강으로 전의현 아전인 아버지와 노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재능이 남달라 같은 마을에 사는 선비 신후삼에게 글을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신후삼에게 “어느 마을 어떤 집에 의지할 데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처자가 있는데 그 처자와 결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 집은 화를 입어 모두 죽고 처자만 살아남았는데 혼기를 놓쳐 결혼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후삼은 그 처자와 고향이 같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신후삼은 크게 노하여 “천한 주제에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하느냐? 이제부터 내 집에 발도 들이지 말라!”고 꾸짖었다. 이후 만강은 도망하여 떠돌다가 영월에 정착하고 호장의 딸과 결혼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엄흥도(嚴興道)의 후예로 행세하며 이름을 엄택주로 고쳤다. 엄씨 행세를 한 것은 충의가 있는 성씨로 이름이 있지만 가문이 번창하지 않아 신분을 감추기에 알맞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용문사에서 10년을 공부하고 나와서 고위 관리의 자제들과 사귀며 과거에 응시할 기회를 엿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1719년에 증광 생원시에, 1725년에 증광 문과에 전체 15위로 급제하였다. 당시 급제한 사람이 44명이니 그의 성적은 꽤 뛰어났던 셈이다. 그는 급제 후 연일현감이 되었고, 1740년(영조 16)에는 제주에서 판관 벼슬을 한 것으로 보아 15년 이상 관직생활을 했던 것 같다. 벼슬을 그만둔 뒤에는 태백산 기슭 궁벽한 곳에 거주하며 향촌 사람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결국 발각된 것이다.



엄택주 곧 이만강이 흑산도로 귀양간지 1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런데 1746년(영조 22) 5월 지평 이진의(李鎭儀)가 ‘죄인 이만강이 멋대로 섬을 떠나 서울을 왕래한 일은 매우 무엄한 짓이니 체포하여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상소를 올리면서 다시 화제에 올랐다.



조선시대의 유배형은 중죄인에게 내리는 형벌이므로, 유배지 무단이탈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모험이었다. 그는 왜 육지로 나왔을까? 엄택주의 신분이 밝혀질 때부터 그를 죽여야 한다는 주장이 조정을 흔들었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다른 연줄이나 기회를 만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사건은 잘 무마되어 엄택주는 다시 흑산도로 돌아갔다.



이후 9년이 흘러 1755년(영조 31) 1월 윤지(尹志) 등이 전라도 나주 객사에 나라를 비방하는 벽서를 붙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주모자로 밝혀진 윤지와 이하징 등은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그런데 사건 조사 과정에서 엄택주 곧 이만강이 귀양살이하면서 윤지와 만나고 편지를 주고받은 것이 포착되었다.






이에 이만강은 다시 서울로 압송되어 모진 고문을 받았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이만강’이라는 이름으로 5차례 이상 고문을 받은 기사가 등장하는데, 가혹한 고문을 견디다 못하여 3월 10일에 “글재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받아 멀리 섬으로 귀양을 갔었기 때문에 원한이 마음속에 가득하였고 이로 인해 윤지 등과 어울렸다”고 자백하였다. 그리고 3월 12일 결국 고문을 받다 죽고 말았다.



엄택주가 노비에서 양반으로, 양반에서 다시 노비로 신분이 바뀌는 과정은 신분의 높은 벽을 넘으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 기록에만 크게 드러나지 않을 뿐 엄택주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사례는 많았을 것이다. 이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자신의 신분이 양반임을 보여주는 족보를 가지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 참고문헌
『사마방목』
『동소만록』
『국조문과방목』
『조선왕조실록』



출처: 노비의 인생역전,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 노비의 과거급제기- http://kostma.aks.ac.kr/Contents/Chuno/?Body=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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