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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주6일 근무, 월급은 50만원인 미래 유망직업?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08 14:44:49
조회 6585 추천 7 댓글 31

50만원, 초보 애견미용사가 1달 일하고 받은 돈




실무 경험·스펙 없는 초보 애견미용사

최저임금에서 교육비 빼고, 식대 빼고…

주6일, 일 12시간 근무에, 사장 갑질도


애견 인구 1000만 시대. ‘애견미용사’라는 직업이 인기다. 단기간에 자격증 취득 후 쉽게 취업·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 6000여명이 애견미용 자격증 시험을 본다. 미래 유망직종이라는 애견미용사. 현실은 어떨까.



연희동 미미네 유튜브 캡처


2018년 10월 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제목은 ‘애견미용사 현실(열정페이, 수습 악습 없어져야 합니다)’. ‘아직도 주 6일, 일 12시간 사람 쓰면서 월급 50만원 주는 샵이 있다. 심지어 계약서에 교육비 명목으로 120만원씩 가져간다는 조항까지 집어넣어 노동청에 신고하는 것까지 막는다. 오히려 그만두면 돈을 물어내야 한다는 노예계약까지…애견 미용사 처우가 진짜 최악이다.’ 영상에 붙인 글이다.




3개월 동안 영상 조회수는 2500회. 댓글창도 뜨거웠다. 네티즌들은 ‘공감..ㅠ 수습시절 생각나네요’, ‘열정 페이로 수습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게 참 슬픕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 영상을 올린 주인공은 서른 살 이은우씨다. 이 씨는 “8년 동안 동물병원에서 애완동물 간호사인 '수의테크니션'으로 일했다. 주변에서 애견 미용 수습생들을 자주 봤다. 수습생이라는 이유로 최저시급도 못 받거나 갑질·폭언에 시달리는 애견미용사들이 안타까워 영상을 올렸다. 애견미용사인 남편도 부당 대우를 당한 적 있다”고 말했다.


◇ 애견미용사 공인 자격 기준 없어




애견미용사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다. 미용 실력을 평가하는 지표는 민간 자격증뿐이다. 10여개가 넘는 민간 단체에서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기준과 심사 과정이 제각각이다. 전기창 한국애견협회 교육부 팀장은 “일부 민간 단체에서 인터넷 강의만 들어도 자격증을 발급해준다”며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아도 애견미용사가 될 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소 1~2년 이상 경력자를 선호한다. 허주형 동물병원 협회장은 “경쟁사회에서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고, 교육비가 적게 드는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애견미용사들이 구인·구직 활동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봐도 경력자 선호 추세가 두드러진다. 5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국내 최대 애견미용사 커뮤니티 다음 ‘애견미용사들의 모임’. 여기에 2019년 1월 기준 채용공고를 올린 10개 업체 가운데 7개가 ‘경력자만 채용한다’고 했다. 경기도 A 동물병원은 “초보 미용사를 교육할 여력이 없어 1년 이상의 경력자만 뽑는다”고 설명했다.


◇ 초보 미용사 1~2년 수습 기간 필수


청년들이 자격증 취득 후 바로 정규직 애견미용사가 되는 일은 하늘에 별따기다. ‘이력서에 경력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해’, ‘정규직으로 취직하기 위해’, ‘일을 배우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초보 미용사는 비정규 수습생으로 일해야 한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수의테크니션 이은우씨는 “1년 이상 실무 경력이 없으면 대형 동물 병원엔  이력서조차 못 내민다. 적어도 1~2년 현장 경험은 필수”라고 말했다. 또 “경력이 길더라도 2시간 안에 얼굴미용과 클리핑(기계미용)을 할 수 없으면 다시 수습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좌) 기계미용하는 모습 (우) 이은우씨가 초보미용사에게 받은 문자


◇ 최저임금 주면서 교육비 빼고, 식대 빼고…


몇몇 악덕 업주들은 ‘수습생으로라도 일하고 싶다’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악용한다. 초보 미용사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며 이른바 ‘열정페이’로 버텨야 한다.


2018년 8월부터 15평 남짓 작은 애견샵에서 일하는 초보미용사 B씨. 그는 애견 미용부터 샵 청소, 고객 응대, 애견 용품 판매까지 샵 전체 업무를 맡고 있다. 그가 첫 달 160여시간 일하고 받은 돈은 80만원 남짓. 시급은 약 5000원이었다.


B씨는 사장에게 급여 명세서를 요구했다. 그러자 사장은 “면접에서 협의한 195만원에서 교육비 60만원과 식대 15만원을 상계했다. 그리고 수습이라 미숙하니 120만원의 30%만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가 “제대로 교육해준 적 없으면서 왜 교육비로 60만원을 깎느냐”고 따졌다. 사장은 “실제 환경과 부딪히며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교육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120만원 중 30%만 지급한 데 대해서는 “수습이라 일도 못하는데 100%를 어떻게 주느냐”고 대답했다. 이 날 저녁 B씨의 사장은 신청서 한 장을 들고 왔다. 신청서에는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로 교육비와 식비를 상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씨는 “화가 났지만 ‘1년 후에 다른 곳으로 이직하자’는 생각으로 신청서에 서명했다.



B씨가 받은 교육비, 식비 상계 신청서


◇ 저임금만 문제는 아냐, 갑질도 만연


저임금만 문제는 아니었다. 2만 6000여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애견미용사 날다’에는 초보 애견미용사의 고충이 넘쳐난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은 기본. 주 6일, 일 12시간 근무를 당연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사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미용사도 있었다.




네이버 카페 '애견미용사 날다' 캡처


서른 다섯살 C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다. 2017년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미용해주고 싶어 애견미용 자격증을 취득했다. 1년 동안 자신의 강아지를 미용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애들이 학교에 갔을 동안만이라도 애견미용으로 돈을 벌자’는 생각이 들었다.


C씨는 동네 동물병원 애견미용사로 취직했다. 주 5일,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일하는 조건으로 한 달에 60만원을 받기로 했다. 시급 7500원인 셈이다. 2018년 최저임금 753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열정페이’에 시달리는 다른 수습생들에 비해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C씨는 한 달 동안 무리한 추가 근무에 시달렸다. 사장은 원래 일하기로 한 시간보다 2~3시간 이상 더 근무할 것을 요구했다. 어느 날, C씨가 ‘아이들이 빨리 하교하는 날이라 집에 가야 한다’고 하자 사장은 ‘일할 곳 없는 아줌마를 써 줬는데 고마워할 줄 모른다”며 폭언을 했다. C씨는 “돈 조금 벌겠다고 갑질 당하면서, 아이들 양육에 소홀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결국 1달 만에 애견미용을 그만뒀다.


◇ 바닥 좁아 어쩔 수 없는 일


D씨가 보낸 문자 내용


일부 악덕 업주의 부당 대우에도 불구하고 초보 미용사들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애견미용사 구인 구직 활동이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이뤄져 구설수에 오르면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jobsN과 인터뷰한 6개월차 애견미용사 D씨는 최저임금보다 못한 돈을 받으며 추가 업무를 강요 받았다. 하지만 인터뷰 직후 “내 이야기는 참고만 해달라. 기사에 ‘나’를 알 수 있을만한 것들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미용일을 막 시작하는 사람이다보니 사장이 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후록 근로기준 노무사는 “수습생이 실질적으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고, 매출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며, 사업주와 종속관계에 의해 업무지시를 받았을 경우 근로기준법을 마땅히 적용해야 한다”며 “수습 기간 동안 최저임금의 90% 이상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급 195만원 중 교육비 120만원을 상계하고 교육을 제공하지 않은 A씨 사례에 대해서는 “계약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글 CCBB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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