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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진의 염탐일기 4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7.04.27 00:04:54
조회 892 추천 40 댓글 10

														





선생은 고운 외모와 달리 엄격했고 꽤나 냉정했다. 그러나 때로는 다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가르침은, 글쎄 저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집중하여 그의 입만 바라보는 것으로 보건데 실력도 훌륭할 것이다. 하지만 저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기진은 본인의 의지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므로 다른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가르침을 받든 말든 시큰둥하게 앉아서 앞에 앉은 이의 등 움직임을 관찰하거나 옆에 앉은 경염의 단정한 손이 붓을 잡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을 구경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돌리면, 류연성. 경염의 건너에는 그가 있다. 성격이 뾰족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연성은 기진이 보았던 사람들 중 가장 잘난 외모를 가졌다. 눈빛은 항상 불꽃이 피어올라 때로는 그 눈을 정면으로 마주한 이들이 오기로 연성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물론 결과는 항상 연성의 승이었다. 그러나 그래봤자 여섯번째 황자다. 기진은 제가 연성보다 나은 구석이라고는 황위 계승 밖에 없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기진이 류연성과 비교하며 자신이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 11번째 이유를 곱씹는데 사람들이 책을 덮는다.

"소경염, 가자."
"뭘 그리 재촉하나. 가게가 발이 달려서 이동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행동은 빠른게 좋아. 적들이 침입해도 너는 그렇게 굼뜨게 행동할 테냐? 아니지."
"... 어디가니?"

연성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기진의 몸이 눈에 띄게 움찔였다. 기진이 벌벌 몸을 떨자 경염이 오늘 선생과 다같이 장을 구경하기로 하지 않았냐, 설명한다. 처음듣는 이야기라 기진은 당황하였다. 경염의 말에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기진을 본 연성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고 입꼬리만 한쪽으로 올려 비웃는다.

"주기진이 그걸 어찌 알겠어. 수업시간에 네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데. 안그러냐?"
"..."
"그만 둬라. 이러다가 우리만 빼놓고 떠나겠다. 말썽피웠다가는 독방에서 필사하는 벌이 내려지는데 나는 하기 싫다. 하고 싶으면 너희 둘만 해."

경염의 말에 연성이 혀를 차고는 고개를 바르게 세우고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전히 연성의 따가운 눈빛은 기진에게 꽂혀있어 기진은 고개를 푹 숙이고 경염의 옆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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