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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연태자정왕으로 어릴 때 못난이였던 옌옌이 시집가는 거-삼십구나더

ㅇㅇ(211.47) 2018.01.21 23:08:11
조회 2538 추천 147 댓글 32

														

*경염이 열다섯일 때, 산장을 배경으로 하나 써보았음.





"전하! 아이쿠 이를 어쩌나. 이런 망극한 일이..."


산장지기와 연성의 시종들이 그의 주위를 둘러싼 채 발을 동동 굴렀어. 욕조에서 미끄러져서 머릴 찧는 바람에 피를 보았으니 그 성질 머리면 다들 죽음이야. 목욕실 바닥을 누가 닦았냐, 나는 아니다, 그럼 내가 그랬겠니? 서로 책임을 떠미느라 한바탕 소란이 일었고 당사자인 황자 류연성은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언짢은 기색을 숨김없이 드러냈지.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


"여긴 어디냐?"


거만한 목소리에 다들 움찔했지만 그 질문이 이상한 거지. 어디냐니. 설마 그 다음 말은 나는 누구? 이런 건 아니겠지. 황자님께서 농을 하시나, 시종들이 수근거렸어.


"... 내가... 누구지?"


헉!
헐!
에그머니나!
긴장한 채 부복하고 있던 시종들이 뒤집어졌어. 정녕 기억을 못하신단 말인가? 다들 눈치를 보며 눈짓을 주고 받았어. 이때가 기회다 싶어 다들 짜고서 원한을 풀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나중에 연성의 기억이 돌아왔을 때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에 그런 무모한 모험은 할 수 없었어. 순순히 실토하자 연성이 미간을 찡그려.


"황자라고? 내가?"
"그러하옵니다."


애석하게도.. 라는 뒷말은 생략했어.


"헌데 이 궁색해빠진 곳은 뭐야, 대체. 황궁이 이렇진 않을 테고."
"여긴 산장입니다요. 매해 겨울마다 사냥을 오시는 곳이지요."


궁색하다는 말에 산장지기와 아저씨들은 빈정이 상했어. 황궁과 비교한다면 뭐, 그지소굴이라 해도 할말이 없긴 하지만.


"지금 바로 황궁으로 돌아가시는 것은 무리입지요. 마음이 급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으..."
"누굴 천치로 아냐? 이대로 황궁에 돌아가면 잘도 환영받겠다."

날 제거하려는 적들이 우글거릴 것이 뻔한 곳인데 옛다 하고 먹잇감 던져주는 꼴이 아니냐고 연성이 역정을 냈어. 기억을 잃은 것 치고는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 걱정했던 시종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얼마나 다쳤는지 봐야겠다고 연성이 거만하게 손을 까딱거리자 시종이 냉큼 거울을 대령했어.


"아니, 이럴 수가!"


거울을 들여다본 연성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 벌렸어. 너무 많이 다쳐서 깜짝 놀랐나 했지만 다음 순간 다들 그럼 그렇지 하고 고갤 저었어.


"참으로 훤칠한 미남이 아닌가? 허-, 놀라운지고..."


그렇게 연성은 반나절을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기 얼굴에 감탄을 금치 못했어. 황자라는 사실보다 잘난 자기 얼굴에 백배는 더 만족한 모양이었지.



겨울산에 땔감을 주으러 나갔던 경염은 이런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오후에 산장으로 돌아왔어. 먼 발치에서도 연성의 재수없는, 아니, 훤칠하고 귀족적인 자태는 눈에 안 띌래야 안 띌 수 없었어. 언제 온다는 말도 없이 훌쩍 왔다가 멋대로 가버리곤 하는 연성이라 그의 방문을 알재간이 없었지. 미운정이 든 것인지 경염은 그래도 그가 쬐금, 손톱만큼 반가웠어.


"오셨소?"


지게를 내려놓으며 그에게 아는 체를 했어. 툇마루에 앉아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듯 그는 따분한 표정이었지. 머리에 붕대가 감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


"어디 다치셨소?"
"......"


그는 대꾸도 없이 거만한 눈길로 경염을 한 번 쳐다보고는 도로 먼산으로 시선을 돌렸어.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태도에 경염은 어쩐지 움츠러드는 기분이었지. 무슨 일이지? 하도 변덕이 심한 인간이니 또 그런가 보다 했지만 뭔가 달라. 정말로 모르는 타인 대하듯이 하는 그가 너무 낯설었지.


"옌옌아. 이리로, 이쪽으로."


산장 아저씨의 손짓에 얼른 그리로 달려가니 해주는 얘기가 그랬어.


"기억을 잃었다는 말이오?"
"그래. 잘 됐지 뭐냐. 한동안 너 괴롭힐 일은 없겠다."
"그거야... 그렇소만..."


하도 짓궂은 장난을 치며 사람을 놀리고드니 짜증이 났던 건 사실이지만 생판 모르는 남처럼 무심한 것도 어쩐지 좋다고 할 수만은 없었어.


"언제 기억이 돌아오는지 알 수 없겠소?"
"그걸 어찌 아누? 의원이 다녀갔다만 고개만 젓더라."


그러게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한다니까. 망나니처럼 구니까 저런 벌을 받는 거라고 시종들이 수근거렸어. 경염은 못된 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완전히 동조할 기분은 아니었어.

며칠 동안 연성은 경염을 천한 하인 보듯이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않고 지나치기만 했어. 입만 열면 못난이라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놀리는 일이 없으니 잘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허전해.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경염은 고갤 휙휙 저었어.


경염은 까치발을 하고서는 산장 처마 밑에 매달아 놓은 곶감을 내리느라 낑낑거렸어. 가을에 제일 크고 빛깔이 고운 감을 깎아서 정성스레 꿰어 매달아 놓은 것이었지. 연성은 산장에만 오면 맡겨놓은 듯이 곶감 내놓으라고 야단이었어. 그리고는 맛이 떫다 모양이 엉망이다 하며 품평을 하는 것이었지. 경염은 오기가 생겨서 매번 좋은 감을 골라 맛나는 곶감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애를 썼어. 산장 아저씨는 사서 고생을 한다고 그 인간, 아니, 황자님이 보통 까다로운 분이시냐고 아무리 금칠을 해서 대령해도 불평할 종자, 아니, 분이시라고 혀를 찼어.


"아, 조금만... 앗!"


손이 닿을듯 하면서 안 닿는 곶감 줄 두개가 툭 끊어졌어. 날카로운 칼날이 공중을 갈랐더랬지. 경염은 옷자락을 펼쳐서 떨어지는 곶감을 얼른 받아안았어. 놀라서 돌아보니 연성의 뒷모습이 지나가고 있었어. 그는 칼집에 장검을 꽂아넣으며 성큼성큼 멀어졌지.


"못됐어. 지 먹을 것만 딱 끊는 거 봐."


이왕 칼을 휘두를 거 열줄이나 매달려있는 곶감 줄을 다 잘라주면 다들 사이좋게 나눠먹을 텐데, 딱 두줄만 끊고 간 거 보면 틀림없이 자기 간식분량만 확보한 거야. 하여간 나쁜놈. 경염은 투덜거리면서도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았어. 요즘 그의 냉랭한 태도를 봐서는 이런 것도 모른 체 지나갔어야 하는데 말이야.



"곶감이 먹기 좋게 잘 말랐지 뭐요."


경염은 접시에 곶감을 수북이 담아 그의 앞에 내밀었어. 삐딱하게 앉아 무료한 표정으로 책을 뒤적거리고 있던 연성은 이쪽을 본 체도 하지 않고 손만 뻗어 곶감을 집어들었어. 경염은 그가 곶감을 한입 베어물고 뭐라 한마디라도 품평을 하지 않나 싶어 긴장한 채로 그를 주시했어. 그는 이렇다 저렇다 말 없이 곶감 하나를 뚝딱 해치웠지. 그리고는 또 입에 하나를 집어넣었어.


"후. 하여튼 잘생긴 게 죄지."


연성은 낮게 중얼거렸어. 경염이 하도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니 이유는 저한테 홀딱 반해서 그런 거라고 여겼지.


"뭐라 하셨소? 곶감 맛이 어떻소?"
"... 곶감 맛이 곶감이지 어떻냐니."
"그뿐이오?"
"그뿐이다."


귀찮게 굴지 말고 그만 꺼지라는 말이 함축되어있었어. 경염이 속상함을 감추며 일어나니 등 뒤로 낮은 소리가 들렸어. 그말은 어쩐지 잘도 들렸지. '천한 것이 감이 누구하고 말을 계속 섞으려고. 쯧쯧-' 울컥 눈물이 치밀었어. 경염은 자기 방인 다락방으로 빠르게 올라가서 문을 닫았어. 지난 가을에 정성스레 감을 골라서 손가락을 베면서도 열심히 깎고 매달고 했던 것이 후회스러웠어.


"나쁜놈. 하여간 못됐어.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왜 이렇게 서러운지 모르겠어. 저 인간이 못되 처먹은 게 하루 이틀인가. 산장 아저씨랑 시종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했는데. 아니, 내가 왜 그 인간때문에 이렇게 질질 짜고 있어야 돼? 경염은 베개를 집어던지며 분풀이를 하다가 벌떡 일어났어.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도로 아래로 내려갔어.


"옌옌아. 벌써부터 밤은 왜 굽고 있는 것이야? 석반도 아직 준비 안 했거늘."


산장 아저씨가 옆에서 고갤 갸웃거려. 경염은 화로에 숯을 채워서 정성스레 밤을 굽기 시작했어. 제일 알이 굵고 빛깔이 고운 밤을 골라다가 칼집까지 넣었지. 어디 이것도 먹고나서 그뿐이다, 한마디로 끝낼지 두고 보자. 오기가 생겼어.



"아니. 밤을 까서 내와야지. 지금 나더러 손수 껍질을 벗기라는 것이냐?"


연성은 잘 구웠다고 칭찬은 커녕 역정을 냈어. 밤 굽느라 매운 연기에 콜록거리고 코밑까지 시커멓게 된 경염은 또 울컥했어. 나쁜놈.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안 울려고 입을 꾹 다물었어.


"한심하긴. 이리 서툴러서야. 됐다."


경염은 칼을 들고 밤껍질을 까느라 손을 부들부들 떨었어. 보다못한 연성이, 아니, 그는 너무 더디니까 그게 화가 났던 거였지. 시종을 불러다가 밤을 까게 했어. 맛있다는 소린 못 듣고 욕만 처먹고 시종이 밤을 잘 깠다고 칭찬을 들었지. 경염은 억울하고 분해서 못견딜 지경이었어.


"사내놈이 웬 자수냐? 꼴사납게."


마음을 겨우 가라앉히고 구석에 앉아 자수 숙제를 하고 있던 경염은 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하기 싫다는 사람을 꼬드기고 협박해서 자수를 하게 만든 게 누군데, 뭐가 어쩌고 어째? 꼴사나워?
경염은 자수틀과 실패를 내팽개쳤어. 기억상실이고 뭐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지. 이리 모욕을 주다니. 내가 그래도 양나라에서는 힘이 없긴 했으나 명색이 황자였는데 이런 모욕과 핍박은 처음이다. 온갖 말이 턱끝까지 올라왔지만 터지는 건 그저 눈물이었지.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어.


"... 사내놈이 웬 눈물이냐? 꼴사납게."


연성은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어. 너무 서럽고 창피하기도 하고 분해서 경염은 벌떡 일어나서 그자리를 뛰쳐나갔어.


내가 다시는 말을 섞나봐라. 쳐다보나봐라. 나쁜놈.
경염은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펑펑 울었어.


"황자님. 너무 하시는 게 아닙니까? 그래도 옌옌이가 정성을 쏟았는데..."
"뭐가 너무해? 하인주제에 저리 버르장머리가 없어서야."


그 버르장머리는 전하께옵서 다 망쳐놓으셨는데, 아, 기억이 아니 나시지요? 산장 아저씨는 벼락이 떨어질까봐 말을 못 잇고 얼버무렸어.

"바닥 좀 닦아라. 청승맞게 눈물은."


연성은 밤 그릇 옆에 떨어진 눈물자국을 보며 혀를 찼어. 고녀석 어린 게 봐줄만한 구석이라고는 없건만, 눈은 참 크다. 산장에서 딱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해서 그런지 눈물에 젖은 경염의 커다란 눈이 어른어른하는 거였어. 자긴 죄책감이라고는 도통 모르는 인간인데 어린 것한테 너무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어. 그리곤 잊어버렸지.




"흐암-... 아, 머리야-"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돌아누웠어. 마루에서 잠시 졸다가 햇살이 따가워서 눈을 감고 있을 수가 없어. 연성은 짜증을 내며 모로 누워 바깥을 쳐다보았어. 낯선 뒤태가 눈에 들어왔어. 빨랫줄에 걸린 흰 이불을 잡아당기는 길고 하얀 팔, 까치발을 하고선 낑낑거리는 작은 발뒤꿈치, 강한 바람에 펄럭거리는 옷자락, 늘씬하게 쭉 뻗은 뒤태에 순간 시선을 빼앗겼어. 강한 바람때문에 빨랫감을 너느라 전전긍긍하는 어린 것의 자태가 어찌 저리 고울꼬. 그저 신기할뿐이었지.


"어이. 너. 이리 와 보라."


연성은 벌떡 일어나앉았어. 저도모르게 손짓하며 경염을 불렀지. 제법 큰 소릴 냈는데도 녀석은 이쪽을 돌아보지 않아.


"내 말 안 들리느냐?"


빨래를 한참 너느라 열중하던 경염은 멈칫 하더니 슬쩍 이쪽을 돌아봐. 반쯤 돌아보던 얼굴이 팩 하고 돌아가고 널린 이불 뒤로 몸을 숨겨버리는 것이었지. 어쭈, 요것봐라? 나하고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것이야?
연성은 화가 나서 신도 제대로 신지 않고 뛰어나갔어. 이불을 확 잡아 걷었는데, 어라? 거기에 있어야할 경염이 흔적도 없는 게 아니겠어. 이게 무슨 일인가. 뭐에 홀린 것인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려. 부엌쪽으로 휙 사라지는 옷자락이 경염의 것이야. 연성은 그쪽으로 급히 달려갔어.


"왜 도망가는 게야? 누가 잡아먹냐?"


연성은 역정을 내며 문을 발로 걷어찼어. 쾅- 소릴 내며 부서지듯 열린 문 안쪽에 서있던 경염은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올려다보았어. 연성이 한 발 다가가자 경염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 좁은 부엌은 물러날 데라고는 없어서 경염은 벽에 등을 부딪혔어. 고갤 숙이는 경염의 몸짓 하나 하나가 이상하게 저를 애타게 만들어서 연성은 참을 수가 없는 기분이었어.


"고갤 들어보라."
"......"
"날 좀 보란 말이다."


턱 아래 손을 넣어 경염의 얼굴을 들어올렸어. 고개가 위로 올라가도 경염의 눈은 아래로 내리깔렸어. 절 보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인지, 하는 짓이 귀여워.


"올해 몇이냐?"
"......"
"옌옌-"


그런 이름이었지. 번뜩 생각나서 불렀어. 산장에서 처음 불러보는 거였지. 경염은 눈을 크게 뜨더니 그제서야 저를 올려다봐.


"기억이..."
"음?"
"아니오."


또 시선을 떨구려는데 애가 타서 연성은 손으로 볼을 어루만졌어.


"나이를 묻지 않았느냐."
",.. 열다섯이오."
"열다섯."


아직 어리구나. 그래, 열다섯. 참으로 좋은 나이다. 뭐가 좋은 것인지 설명할 수 없었지만 연성은 그저 좋다 여겨졌어. 이걸 어찌 하면 좋을꼬. 손가락으로 입술을 더듬었어. 못난 얼굴인데 요상하게 매력적인 데가 있단 말이지. 그걸 왜 여태 몰랐을까.


"몇살에 여기 오게 되었느냐?"
"몰라서 물으시오? 그쪽때문에..."
"음?"
"... 아니오. 열셋에 여기 처박혔소. 누구때문에."
"열셋에. 그래. 지금도 어린데, 어릴 적부터 고생이 많았구나."
"뭐요?"


경염이 의혹에 찬 눈으로 절 올려다봐. 맑고 곧으면서도 묘하게 반항적인 눈빛이 절 자극했어. 그래. 이걸 황궁에 데려가야겠다. 지금은 때가 아니니 기억만 돌아오면 이것을 데리고 황궁에 가서... 이런 저런 잡스러운 생각이 스쳤고, 어린 것을 두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잠시 저도 혼란스러웠지만 원래 도덕이니 도리니 하는 것은 연성과 인연이 없는 덕목이었어. 그나저나 기억은 왜 이리 안 돌아오는 것이야. 새삼 한숨이 나와.


"비켜주시오."
"왜?"
"빨래를 널다 말았소."
"빨래? 그딴 건 할 필요없다."
"뭐요?"
"시종들을 시키면 되는 일이다. 왜 니가 고생을 하냔 말이다."
"왜 이러시오? 뭐 잘못 드셨소?"
"음?... 아, 그러고보니 곶감이 참 맛있었다."
"... 참말이오?"
"그래."


기분이 좀 풀린 건지 경염은 절 밀쳐내려다가 손을 내리고 얌전해졌어.


"밤은 어땠소?"
"음? 밤?"
"그렇소. 밤말이요."
"아, 그 밤. 그것도 참 맛나더라."
"참말이오?"
"허면. 내 허튼말을 하겠느냐? 명색이 황자인데."


갑자기 경염이 고분고분하니 제 말을 듣는 것 같으니 그 또한 마음이 녹아내리게 귀여웠어. 요것이 웃으면 얼마나 더 고울꼬? 어찌 마음을 달래 웃게해보나 연성은 궁리를 하기 시작했어.

부엌문이 부서지고 큰 소리가 나니 놀라서 달려왔던 산장 아저씨와 시종들이 밖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귀를 쫑긋 세웠어.


"무슨 일이오? 갑자기. 기억이 돌아오신게요?"
"그런가봅니다. 전하께서 하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기억이 돌아오신게지요."
"한시름 놓았소. 사단이 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했는데."
"그러게 말이야. 참으로 다행한 일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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