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전일 시리즈를 보면, 어쩐지 쓰인 배경이나 트릭이 낯에 익은 것이 적잖이 있습니다. 자세히 조사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역시 어디선가 본 트릭들이었습니다.

우선 몇 가지만 들어 보겠습니다.


1. 오페라 극장 살인사건 - 영국 추리소설인 [브라운 신부의 모험]

하루미를 목졸라 죽이는 트릭은 거기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실제 트릭의 현실성은 두 작품 모두 없음, 조금만 핀트가 빗나가면 아예 안 걸릴 수도 있고 걸린다 쳐도 단번에 목에 안 걸리면 그 줄을 잡아당기면서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를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


2. 미라의 저주 - 시마다 쇼지의 [점성술 살인사건]

트릭이나 범행수법(틀리다고? 공간적인 배경만 틀리지 다른 건 다 같던데?)은 거의 완전히 똑같다. 사람을 죽이고 그 신체부위를 잘라내는 배경이나 트릭 수법들도...

다만, 와까바라는 새로운 인물을 끼워넣은 배경만이 다를 뿐이다.


3. 비보도 보물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의 [10개의 인디언 인형(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인형이 하나씩 박살날 때마다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 나간다. 그리고 엣날 시조에 맞춰 피해자들이 죽어나간다는 배경이 너무도 흡사하다. 또한, 배경이 외딴 섬이고 초대자들이 피해자라는 점도 똑같다.


4. 무구촌 살인사건 - 엘러리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어떤 전설이나 글자에 맞추기 위해 피해자의 목을 가져간다는 배경을 트릭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 진짜 목적은 [피해자가 누군지 속이기 위한 트릭]이었다.

(이것 역시 실제론 별로 현실성이 없음. 목이 없다고 지문감식을 안 할까? 더구나, 아무리 목이 없다고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띨띨한 사람들만 그 사람 주변에 살 리가 없잖은가?)


5. 김전일 소년의 살인사건 - 모리스 르블랑 괴도 뤼팽 시리즈 [813의 비밀]

어떤 알 수 없는 암호만을 남겨두고서, 악덕 부호가 주인공이 한 짓으로 오인된 살인마에게 살해된다.(김전일은 다찌바나, 뤼팽은 케슬바하)
그리고 난 후, 그 살인마는 끝까지 주인공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면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면서 그것 역시 모두 주인공의 소행으로 뒤집어씌운다.
최후에는 피해자의 집 벽시계 안에서 그 목적하는 서류를 찾아낸다. 그 암호는 그 벽시계를 가리키는 뜻이었다.

더구나, 나중에 주인공은 전혀 예기치 못한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그 자는 주인공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김전일은 자신을 구해준 츠즈키, 뤼팽은 자신이 사모하고 있던 여인 도로레스)

어째 우연이라고 보기엔 배경이나 줄거리가 너무나 같다.



일단 내가 아는 작품들만 적어 보았습니다. 나머지는 일단 다른 분들이 찾아보세요.

하긴 배경을 다른 데서 따왔다고 독창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다른 작품의 인용도 상당수 필요한 법이니까요. 김전일은 분명 좋은 추리작입니다.





-------------


더 있는데 중딩때 가입했던 큰 추리까페가 없어졌네.. 거기에 자료 많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