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He is a pirate를 듣고 '해적 느낌이 난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통해 그 곡을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개그만화에서의 막장 전개상황에 그런 웅장한 음악이 나왔더라면 사람들은 곡을 들을때마다 그 개그만화의 웃긴 장면이 먼저 떠올라 웃을것이다. 내가 어떤 이미지를 곡에 심는 원리도 이것과 같다.

문제는 뭐냐면 사람들이 비슷한 작곡기법, 비슷한 화성으로 이루어진 곡을 싸잡아 표절이라고 생각 한다는 것이다. 그럼 코드진행까지 같은 모든 블루스나 민요 등등은 전부 표절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표절의 경계가 애매해진다. 하지만 표절이라는것은 분명 존재하고 범죄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그래서 지금 내 마음이 겁나 아픈것이다.

특정 멜로디를 대놓고 베낀것도 아닌데 비슷한 화성학적 원리 또는 선율적 원리를 표현했다고 해서 표절 드립을 치지를 않나.. 여기다가 비슷한 악기까지 써주면 안티들에겐 아주 좋은 표적.

내가 그들에게 하고싶은말은, 당신들이 자주 즐겨 듣는 장르가 아니면 다 비슷하게 들리는건 당연하니까 스타일이나 특정 소스가 비슷하다고 표절로 논리비약해서 상처주고 다니지 말라는것이다. 당신들중 아무나 세워놓고 악기구성 템포 비슷한 비밥재즈 다섯곡정도 들려주면 당신들이 그 곡들의 차이 구분이나 할 수 있을까? 창조적이지 않다고? 기존의 소스를 이용해서밖에 표현하지 못하니까 표절이라고? 그건 그 자체로 작곡가의 기량 문제일수는 있어도 최소한 당신들이 논하는 표절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접한 대부분의 곡을 만든 작곡가들은 이런식으로 작업한다. 아예 새로운, 형식의 파괴와 창조를 하는 작곡가는 장담컨데 전세계에 몇 없다. 기존의 틀에 자신의 주관을 조금씩 첨가 한 음악은 다른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 음악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것이 반복되어 지금의 음악이 탄생 한 것이다. 그리고 이건 현재진행형이다.

표절은 범죄다. 하지만 당신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표절의 범위는 넓지 않다.

제발 당신들의 어줍짢은 잡지식과 가벼운 생각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