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소콜로프 선생의 신작.
슈베르트, 변도변, 라모, 브람스. 네 사람의 음악이 담겨있습니다.
믿고 듣는 소콜로프 선생이긴 하나, 어디까지나 노서아 음악 한정인 관계로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역시나 절반의 성공에 그쳤네요.
특유의 "뽕끼"흐르는 루바토가 동구 음악에는 적절하지만 서구 음악에는 적용하기 껄끄럽다는 생각이.
이 판에서는 슈베르트가 그 뽕끼에 묻혀버렸네요. 잘 치는 건 알겠는데 이건 슈베르트가 아니다 시프요.
변도변은 의외로 괜찮은 물건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특히 여러 파트로 나뉜 함머클라비어 4악장의 다채로움을 기똥차게 잘 살려주셔서 고마울 따름.
라모는 뭔가 정신사나운 투흐비용을 제외하면 다들 마음에 들고...
브람스 인터메조는... 이미 들어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호평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앞서 슈베르트와 비슷하게, 동구의 침략에 힘없이 당해버린 서구를 보는 듯하야 매우 안타깝습니다.
특히나 작품번호 117의 2번은 제가 참 좋아하는 곡인데 말이죠.
여전히 제 마음 속 최고의 인터메조 117의 2번은 글렌 굴드의 연주.
아무튼, 우리의 친애하는 소콜로프 선생은
언젠가부터 머리도 완벽한 백발이 되셨고,
등도 점점 앞으로 굽어서 내려오시는 듯한데 말이죠.
더 늙기 전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제대로 녹음해줬으면 하네요.
음악 링크 역시, 개인적 소망을 담아 라흐마니노프로.
"너무 길어서 다 못 듣겠다" 싶은 분은 29:30 가량부터 시작되는 3악장만이라도 감상을.
아르테미스 현악사중주단의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남바 13~15.
구라파 고전의 팬이라면 설명이 필요없는 "죽음과 소녀"가 담긴 판.
소 선생이 남겨준 아쉬움을 아르테미스로 달래려 꺼내든 판.
아르테미스 하면 연주가 영 맹탕이라고 혹평이 많은 걸로 아는데,
제가 운이 좋은 건지 어쩐지, 유일하게 갖고있는 이 슈베르트 판은 평이 괜찮더라구요.
최근의 연주답게 음질도 좋고, 해석도 제법 신선합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어둠애 다크하면서 절절하게 울리는 소녀의 모습이 이 곡의 전형이라면,
여기서는 죽음을 넘어서는 강렬함을, 일견 빠와넘치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소녀가 쇼펜하우어의 팬인가봐요.
로자문데와 15번도 그저 들러리가 아니라 각각 멋드러진 연주를 들려줍니다.
뭐, 깽깽이는 원래부터 썩 좋아하는 악기가 아닌지라 섬세한 구분은 못하겠지만... 일단 음정과 앙상블이 좋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안나 비니츠카야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판.
쇼스타코비치는 항상 무슨 고민이 그리 많은지 쾌활한 맛이 떨어지는데,
그나마 이 피아노 협주곡에서 프로코피에프의 그것과 같은 "쾌활한 마술"이 엿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 좋아하는 곡인데, 의외로 잘 건드리는 사람도 없고 건드렸다해도 맹탕인 경우가 많아요.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작곡가 본인의 녹음이 있어서인지, 곡이 너무 쉬워서(?) 도전의식이 안 생기는 건지...
아무튼, 저같은 사람을 위하야 비니츠카야 양이 작품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곡 구성도 훌륭하고, 연주 스타일도 뭐 나쁘지는 않은데, 결정적으로 빠와가 부족해서 아쉽네요.
열심히 달려주는 건 좋은데 맥아리가 없어서 그냥 아기자기하게 느껴집니다. 피아노, 반주 둘 다 말이죠.
근래에 들어본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중에서는 그나마 낫다는 것으로 위안을.
친애하는 지네트 느뵈의 브람스&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포함된 기타 등등 셋트 판.
무슨 이유에서인지 요즘 인터넷 게시판에서 느뵈 이야기가 자주 나오길래 꺼내본 판.
그 오이스트라흐를 당당히 물리친 천재, 그녀의 요절은 인류의 비극... 참 수식어가 많은 분이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깽깽이에 별로 취미가 없는지라 느뵈의 대단함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느뵈의 시벨리우스를 듣다가 다른 연주를 들으면 어딘가 시원찮다고 느껴지는 정도.
그리고 브람스는 멋지구리한 바이오린에 비해 반주가 좀 어설프다는 것과,
다른 판에 담긴 슈밋-이세르슈테트와의 연주가 훨씬 멋지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정도.
그런고로, 링크는 슈밋-이세르슈테트와의 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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