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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갤소설) 내일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앱에서 작성

씨발소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14 03:32:17
조회 148 추천 1 댓글 1

일단 오후 12쯤 일어남

아 늦잠잤네 씨부랄 하고 엉덩이 긁음

세수하고 라면 끓여서 허겁지겁 쳐먹다가

맞다 오늘이 마지막이지

생각하고 부랴부랴 책상에 앉음

시간은 벌써 1시 30분

노트를 펴놓고 마지막 계획을 세우려니

깜깜한 우주에 혼자 버려진 기분

어떤 계획을 세울지도 모르겠고

마지막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사람도 없음

그렇다고 우울하지는 않음 항상 그래왔으니

계획을 세우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생각의 흐름은 과거로 넘어감

초3때 친구 삼촌한테 거지새끼 취급받은 기억

중2때 입을 옷이 없어서 주말에 교복입고

도서관다닌 기억

고3때 대학갈 돈이 없어서 담임 선생님께

재수한다고 거짓말했던 기억

23살때 공장 다니다가 손가락이 잘릴뻔한 기억

나쁜 기억밖에 안나네 씨발

그러다가 책상 구석에서 지갑을 발견함

맞다 저번주에 로또 샀었지

천원 한 장도 없는 지갑에서

저번주에 산 로또를 꺼냄

2, 12, 19, 31, 44, 45 니가 마지막이다 제발

네이버에 로또 두글자를 검색하고

휴대폰을 엎어놓음

제발 제발 제발 마지막인데....

어머니 빚이라도 갚아드리자 하고 기도함

휴대폰을 뒤집어 로또번호를 확인함

3, 12, 18, 30, 36, 41

씨발 5등도 안걸렸네 하고 웃음이 터짐

마지막이라 그런지 상황 자체가

너무 웃김, 그냥 웃김

실실 웃다가 크게 웃어버림

크게 한참동안 웃으려고 했는데

조금 웃다가 눈물이 고여버림

더 웃고싶은데 고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림

내가 울고있다는 걸 알자마자 꺽꺽 울어버림

마지막인데 로또도 안되는 나는

안될놈이었구나 생각함

눈물콧물 다 빼면서 내가 만약 로또에 당첨됐다면

무엇을 했을지 생각함

어머니 빚 갚아드리고 가족들이랑

외식하는 상상을 함

가족들 생각을 하다보니 어릴적 기억이 떠오름

어릴적 어머니 포데기에 업혀서

동네를 돌아다닌 기억, 내 인생의 첫 기억임

젊은 어머니는 나를 업고다닐만큼

건강하고 행복하셨는데

나는 나이든 어머니를 업어드리기는 커녕 아무것도

못해주는 못난 아들로 자람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에 10분을 더 울고

내 인생을 한탄하며 다시 10분을 더 울다가

책상에 있는 타이머를 봄

현재시각 4시 30분, 알람 오전 6시

씨발 벌써 4시 30분이네 하고 울음을 멈춤

나는 살면서 이룬것도 없고

남은 건 가족밖에 없으니 가족들한테 전화함

아버지는 어릴적부터 같이 안살아서

전화하기 어렵고 주소록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누나한테 전화를 함

일하는 중이라 그런지 안받음

여동생한테 전화를 함

역시 일하는 중이라 그런지 안받음

어머니께 전화를 함

한참을 기다려도 안받길래 끊으려는 찰나에

어머니가 전화를 받으심

다짜고짜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심

꿈자리가 안좋으니 집에 일찍 들어가라고 하심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니

갓 태어난 아기처럼 울음만 나옴

곧 죽는데 갓 태어난 아기처럼 울다니

내가 우는것을 눈치챈 어머니도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함

나는 밥은 먹었고 감기에 걸려서

훌쩍거리는 거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킴

어머니를 안심시키고 어느정도 통화하다가

그냥 평소처럼 집에서 보자며 통화를 종료함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안정돼서 그런건지....

아무튼 전화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계획을 짜려는데 타이머가 보임

현재시각 6시 15분, 알람 오전 6시

벌써 6시가 넘었네 하고 창밖을 보니

노을이 지고있음

계획은 또 제쳐두고 노을을 감상함

노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음

그때 더 노력했다면 지금 어땠을까

그때 그 자격증을 땄어야 했는데

운도 참 드럽게 없는 인생을 살았구나

다음생은 여자로 태어날까 남자로 태어날까

길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노을은 지고

세상은 어두워짐

오늘 계획을 작성하려던 노트의

공백을 바라봄

그리고 드는 생각

나는 의지없이 노력없이 살아왔지만

지금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없으니 아무런 의미가 없구나 생각함

시간이 지나는 것은 세상의 이치고

생명체가 늙으면 죽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함

죽음을 받아드리고 남은 시간동안 멍때림

침흘리면서 멍때리다가 타이머를 확인함

현재시각 11시 46분, 알람 오전 6시

인생이 10분 조금 넘게 남음

무섭지도 않고 걱정되지도 않음

뜬금없이 친구들 생각이 남

내가 잠수탔을때 모여서

내 뒷담화를 했을까 안했을까

소심한 그 친구는 군대에서 고문관이었을까

군대에서 고생했어도 사회에서는 잘할까

타이머를 보니

현재시각 11시 58분, 알람 오전 6시

갈때가 됐구나

참 좆같고 엽기적인 인생이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다만 아쉬움은 있다

생각하고 눈을 감음

깜깜함, 아무것도 안보임

띠리리리릭 띠리리리릭 듣기싫은 소리가 들림

이것이 죽음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몸이 움직이고 눈이 떠짐

주변을 둘러보니 내 방 안임

타이머를 보니 오전 6시

버튼을 누르면 알람이 종료됩니다

꿈이었구나

대충 대충 이불을 접고 찬물을 원샷함

세수를 하기위해 수건을 챙겨서

화장실로 감

거울을 보니 눈물자국이 선명함

역시 꿈이었구나.....꿈이었어 하고

세수를 하려다가 다시 급하게 방으로 돌아감

노트를 펼침

앞쪽에는 학창시절 지키지 못할 계획들을

써놓은 게 보임

전부 뜯어버리고 첫페이지에 오늘 날짜를 적음

날짜 옆에 대문짝만하게 씀

*오늘 계획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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