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들아 채털리 자막쪄왔다!!!
솔직히 니네 영자막으로 다 볼 수 있는거 알고 이미 본것도 다 알아
근데 내가 순전히 매드니 덕심만으로 자막쪘는데
아무래도 자막 찌느라 천천히 보다보니까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따
나도 영자막 보고 난 뒤에 좀 실망했거든... 원작이랑 너무 다르고 각색 못했다 싶었어
그런데 아니더라! 물론 나혼자 이런걸수도 있는데
자막찌다가 재덕통당해서 정말 광광우럭따ㅠㅠ 비비씨발 천재만재 나는 똥멍청이ㅠㅠㅠㅠ
속는셈 치고 한번 더 봐줘 존나 느낌이 다르다 각색 잘한 거였어 이거1!!!!
처음에 클리포드 너무 찌통나고 불쌍해서ㅠㅠ 코니 멜로즈 씨발 니들만 떡치고 잘살면 다야ㅗㅗㅗ 이거였는데 자세히 보니까 그게 아니어써...
아니 물론 저렇게 감상해도 상관은 없는데 한번 더 보니까 느낌 진짜 달라서 신기하고 감정선 찾는 재미가 장난이 아니다
매드니 정말 좋은 필모였어... 영업의 의지를 느낍니다 와 덕통 이 느낌이 최고야 늘 짜릿해
자막은 txt로 들어가있는데 srt로 확장자 변경하면 된다
혹시 뭐 이상하면 말해줘
* 자막 존대에 대해서
-남성 캐릭터가 반말, 여성 캐릭터가 존댓말을 하는 자막을 평소에 좋아하지 않지만, 이 드라마의 상황에서는 귀족 상류층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클리포드는 아내에게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쓰고, 코니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함 (+빡쳤을때 반말)
-Sir Clifford의 공식 호칭은 '클리포드 경'이지만 하인들의 경우 '클리포드 나리'라고 칭하도록 함.
-milady는 주로 하인들이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마님'이라고 칭하고 있음. 부인은 mrs를 연상시켜서 귀족적인 계급이 덜 드러난다고 생각했음.
-Lady Chatterley는 자막에서 채털리 부인, 채털리 마님, 레이디 채털리라는 말로 다양하게 번역됨. 제목에서는 '채털리 부인'으로 번역을 하였으나, 실제 클리포드 경의 아내라는 의미로 공식적으로 부를 때는 '채털리 준남작 부인'과 같이 타이틀과 계급성이 드러나야 하므로, '레이디 채털리'라는 말을 그대로 썼음. '채털리 준남작 부인'은 호칭으로 쓸 때 뭔가 부자연스러워서..; 자기 아내를 부르는 클리포드에게는 '레이디 채털리.' 오두막에 나타난 그녀를 보고 놀란 멜로즈에게도 '레이디 채털리'지만, 아이비가 그녀를 언급할 때는 '채털리 마님'이라고 하기도 함.
-클리포드는 하인들에게 하게체, 아내에게 하오체 + 반말을 쓰고, 코니는 하인들에게도 기본적으로는 존댓말을 함. 귀족 계급의 교양과, 사무적인 거리감을 나타내도록 하기 위해서.
-코니와 멜로즈는 존댓말에서 점차 반말로 넘어감.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즐거움 반말 다이스키
아래는 ㅅㅍㅈㅇ 자막받아 정주행 완료 후 보는 주석과 감상 --------------------------------------------------------

원서는 코니를 주인공 관점으로 클리포드와 결혼하기 전후의 상황부터 기술하고 있는데, 드라마는 광산에서 시작한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1시간 30분 안에 담으려니 상당히 래디컬한 각색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원서독파 직후 '이것은 캐논과 다르지 않소!!' 하는 엄격한 원서빠 시점에서 조금 벗어나서 한글자막을 완성한 지금은, 그래도 나름 각색을 잘 한게 아닌가 하는 셀프반박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아쉽게 작위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은 존재하지만... 일단 부잣집 딸 코니의 외국유학 연애시절이 아니라 광산과 거기서 벌어진 비극적 사고를 프롤로그로 배치하여 보여줌으로써, 남주 멜로즈와 여조 아이비 볼튼을 빠른 속도로 압축하여 함께 소개한다. 광산에서의 사망자를 아이비의 남편 테드로 설정한 것은, 원작을 읽은 입장에서 굉장히 호감을 자아내는 섬세한 각색이었다. 그리고 다시 복습해 보니, 원작에서는 나름 복잡한 내면의 캐리커쳐였던 중년 간호사 아이비 볼튼에 비해 나이는 확 줄었지만 단순히 도구적인 역할로만 보여서 아쉬웠던 젊은 하녀 아이비의 동선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장치이기도 하고. 코니가 채털리 부인이 되기 6년 전쯤 (아이비가 남편 테드의 죽음 이후 6년이 지났다고 하므로) 탄광의 대장장이로 일하던 시기의 멜로즈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의 성격 역시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 말을 좋아하는 설정은 역시 세심한 부분. 원작의 멜로즈가 보다 개인적인 (연애) 이유들로 좌절을 겪고 고집스럽고 앙다문 성격이 되었다면, 드라마에서는 계급 의식 쪽에 보다 무게를 실어, 저 당시만 해도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불공정한 채털리 탄광내 착취와 압제에 저항 운동을 펼치는 도중에 점점 핍박을 받으며 고립되어 온 듯한 성격을 암시한다.
코니의 첫 등장은 랙비에서 이루어진다. 랙비는 채털리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시골 영지 저택인데, 당시 채털리 가문 차남이던 클리포드가 코니와 호감을 갖게 되는 첫 만남 장면이 나온다. 원작에서 코니의 아버지인 맬컴 리드 경은 스코틀랜드 소지주로 채털리 가문보다는 끕이 조금 낮다는 설정이고, 힐다와 코니 자매는 자유롭고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지적 여성으로 뭇 남성들에게 구혼을 받는 인기 자매였는데, 코니와 클리포드와의 밍밍한 우정이 뜻밖에도 결혼으로 발전하게 된다. 홀리데이 그레인저가 연기한 코니와 리처드 매든이 연기한 멜로즈 모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며 비주얼 면에서도 원작에 충실하다고 보이는데, 제임스 노튼이 연기한 클리포드 채틀리는 원작에서의 찌질남 캐릭터에 비해 훨씬 매력적으로 다듬어졌다. 클리포드와 코니의 사랑이 (원작에 비해서) 더 미묘하게 낭만적으로 그려져,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여러 번 드라마를 돌려보니 멜로즈와 코니, 그리고 클리포드의 코니 사이의 감정선이 훨씬 더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음을 알수 있었다.
영화 킹스맨의 찰리로 얼굴이 알려진 에드워드 홀크로프트가 코니를 짝사랑하는 고향 친구 던칸 포브스 역으로 출연했는데, 원작에서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캐릭터고, 코니와도 별다른 케미가 없는 인물인데 드라마에서는 코니의 구남친들 + 결혼 이후 클리포드네 집에 와서 틈만 나면 플라톤식 논쟁을 벌이는 친구들 캐릭터를 한몫에 뭉쳐놓은 듯한 인물로, 짧지만 기억에 남는 말랑말랑하고 좋은 연기를 펼쳤다. 스코틀랜드 출신 동네 소꿉친구임을 강조하기 위해 퀼트를 입고 등장하는 것도 좋다.....
클리포드와 멜로즈가 같은 부대 소속으로 참호를 공유했다는 설정은 드라마의 파격인데, 멜로즈의 장교 복무 이력이나 이국 생활 정서를 모두 날려버려서 아쉽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드라마를 단순화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 말미에서 멜로즈가 클리포드를 비난하며 클리포드와 같은 지배 계층은 전쟁에서도 나서지 않고 병사들의 등만을 떠민다고 비겁함을 고발하는 장면이 있는데, 초반에 참호 장면에서 클리포드가 총을 들고 병사들을 참호 바깥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클리포드의 개인적인 비겁함이 아니라, 참호 자체에서 한 명씩 당번을 정해서, 퇴각하는 아군병이 참호로 다시 도망쳐와서 진군이 실패하지 않도록 겁에 질려 퇴각하는 아군에게 총을 쏘는 역할이 있었다고 한다. 비극적인 것은 맞음. 영화 '워호스'에서도 친구끼리 이 당번을 돌아가며 맡는 장면이 나옴.
비슷한 시기와 설정을 다루고 있다 보니 랙비 저택에서 다운튼 애비가, 클리포드에게서 매튜가 겹쳐보이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다운튼애비의 훈훈한 카슨씨와 휴즈부인 대신, 랙비 저택의 하인들은 어쩐지 정중한 마스크를 낀 냉담한 인물들처럼 보인다. 아마도 클리포드의 관점을 드러내보이는 부분이겠지? 클리포드의 귀가 장면에서 채털리 부인과 하인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불구가 된 준남작을 환영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프다. 원작의 타임라인상에서는 클리포드가 사고를 당한 뒤 도심에서 2년간 물리치료를 받으며, 그 사이에 클리포드의 아버지와 큰형이 사망하는 바람에 준남작 작위가 넘어와 랙비에 정착하게 된다는 순서인데, 드라마에서는 부상을 당한 클리포드를 차에서 내리는 충격적인 영접과 이어지는 자살시도 장면을 통해 보다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ㅠㅠ
클리포드와 마찬가지로 멜로즈도 원작에서 새롭게 재탄생한 듯 보인다. 원작에서 묘사되는 전처 버사와의 퇴폐적인 부분들을 거의 다 걷어내고 보다 평범한, 가슴에 삼천원을 적립한 돌싱남으로 연출했다. 원작 멜로즈의 연애 실패담은 드라마 멜로즈에게 있어서 일터에서의 투쟁담으로 치환된 듯. 원작에서 코니의 원기를 시들게 하는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남편 클리포드는 비하적이거나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줄이고,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멜로즈와 비등할 정도로 성공적인 축을 맞추고 있다.
원작의 클리포드가 사고를 당한 부대 주둔지는 플랑드르였지만 여기서는 프랑스로 설정되어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복무했다고 하는 1/7 연대의 정체를 더 자세히 찾고 싶었지만 찾지 못했다.... 클리포드가 멜로즈를 사냥터 관리인으로 인터뷰하는 장면은 모두 드라마에만 나오는 장면. 기침 소리가 심상치 않은 멜로즈는 폐병을 앓는 것 같으며, 나중에 코니에게 자기가12살 때부터 광산 일을 하다가 폐가 나빠졌고 프랑스로 군복무를 하면서 먼지를 많이 마셔서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됨. 클리포드는 멜로즈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사실 그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멜로즈의 상사 노릇을 한 셈이니 본인이 추천서를 써줘야 하는 입장 (지배층) 일텐데,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서 가져온 게 있는지를 물으며 요구하는 것은 클리포드의 본질적인 무능성이나 기만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현실이 아니고 드라마니까) 멜로즈의 화나고 굳은 표정이나 전쟁에서 죽은 동료들에 대한 대화에서도 그러한 클리포드의 게으름에서 느끼는 분노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력서를 전달할 때 하인이 거만하게 은쟁반을 받치면서 멜로즈를 모욕하는 모습은 지배층의 형식적 속물성을 드러내는 언어.
그리고 등장하는 기계! 더 마이티 머신! 월드 오브 머신! "Isn't it the most marvellous machine?!" 리포드의 발을 대신해주는 전동차가 등장하고, 일견 천진하고 귀여워 보이는 장면이지만, 점점 속력을 올리며 스피드의 세계에 빠져드는 장면은 클리포드라는 한때 순수했던(?) 캐릭터의 변질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티브가 됨. '이 기계'를 탄 클리포드와, '말'을 탄 코니가 처음으로 멜로즈를 만나러 갔을 때, 이들이 타고 있는 운송 수단에서 벌써 차이가 보여서 재미있다. 말은 멜로즈의 상징이기도 함.

ㄴ 기계를 타고 앞서 나가는 클리포드, 말을 타고 가는 코니, 걸어가는 멜로즈
클리포드와 멜로즈는 전쟁 동지다운 대화를 나누며 일시적으로 동질감을 나누는 것처럼 보임. 처음 봤을 때는 클리포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완벽남으로 보여서 당황스러웠는데 여러 번 보면서 그의 본질이 영상언어 속에 잘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재미있다. 클리포드가 멜로즈에게 처음으로 맡긴 일은 pest control (쥐와 벌레를 잡아 없애는 일)이었고, 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멜로즈와 같은 자들이 지구상에서 싹 쓸어 청소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에 대한 복선이다. 이어서 클리포드가 곁을 지나는 토끼를 쏘려고 총을 달라는 순간, 멜로즈의 불편한 시선에서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계급의 장벽, 그리고 클리포드에게 내재되어 있는 기계적인 공격성과 폭력성을 느끼게 한다. 이날 클리포드가 멜로즈에게 이어서 주문하는 것은 기계가 퍼질 때를 대비해서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인데, 훗날에 있을 일에 대한 암시인 동시에, 클리포드는 멜로즈와 같은 사람들을 '추가적 기계'로 기능적으로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멜로즈는 클리포드의 명령을 받고 총으로 토끼를 쏘아 죽이는데, 그렇게 타인의 손으로 폭력이 완결되고 나서야 비로소 클리포드는 멜로즈를 놓아주고 있습니다.
00:17:21
She's making fairer progress here than over no-man's-land, eh, Mellors?
우리 전쟁통에도 있었던 이 기계 모터가 지금 여기서 더 훌륭한 도움이 되고 있지, 안 그런가, 멜로즈?
she는 클리포드의 자동차를 의미하는데, 즉 기계를 말함. 클리포드와 멜로즈의 대화 내용은 모두 전쟁에 관련된 암시를 담고 있는데, 여기서 no-man's-land는 전장에서의 무인지대 ,즉 대치 상태에서 중간 지역(DMZ같은)을 말함. 과연 전장에서 이 대치 상태 지역에 존재하던 기계란 무엇이었을까? 지뢰일 수도 있고, 총일 수도 있고, 전차일 수도 있고, '모터'를 이용한 그 어떤 무기였을 수도 있음. 전쟁에서는 무기로 쓰였던 모터의 발달이 이제 일상에 들어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 훌륭한 발전'을 하고 있다고 클리포드가 표현한 것. 이 기계문명에 대한 클리포드의 신뢰는 계속해서 그 속력을 올리면서, 점차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도구적으로 바라보게 만듬. 한때 영혼의 친구였던 코니에게도 그 영혼을 망가뜨리는 무리한 요구와 그에 반대되는 싸패적인 상냥한 태도를 보이며 돌이킬 수 없는 갈림길을 걷게 되는 것인듯. 이 대사에 이어 멜로즈는 (사람을 죽이는 것에 사용되던 기계가 지금은 더 이상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에) "하늘에 감사할 일이죠" 라고 대답.
아이비 볼튼과 클리포드 사이의 이상한 기류에 대해서. 원작 소설에서는 중년의 볼튼 부인과 클리포드가 상대와의 계급 차이를 즐기는 속물성으로 뭉친 대리 어머니와 대리 아기같은 괴상한 애정 관계로 귀결. 드라마에서는 보다 성마르고 지치고 젊은 과부 볼튼 부인인데, 드라마에서 직접 묘사되지는 않으나, 화장실 문 앞에서 굳어버리는 코니의 모습이나, 안에서도 문쪽을 살피는 볼튼 부인의 동작을 통해 그들이 모종의 육체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이도록 하는 장치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지 않았다면, 코니가 그 다음날 식사 시간에 'intimacy'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게 이상. physical needs'육체적인 상황에 대한 처리'와 같은 말도 성적 행위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 아닐까. 클리포드의 생리적 욕구나 상황들은 코니에게 '초라한 일'이 아니었으나, 클리포드는 이미 코니와 자신간의 관계가 수직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함. 코니와 자신 또한 각자 그 개인들이 아닌 (탄광에 가면 안 되는) 채털리의 귀부인과 클리포드 경으로 정의하고. 그러므로 대놓고 경계가 정해져 있고, 수직적이며 비인간적인 아이비와의 관계에서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지. 이들의 경우는 앞으로 나오게 될 코니와 멜로즈가 보여주는 눈멀고 뻔뻔함에 가까운 사랑의 합일과 긍정에 대비되어, 수치스럽고 은밀한 그런 관계처럼 보임. 아이비가 코니를 비난했을 때도 '마님은 (나와 다르게) 뻔뻔했다'고 말하지. 자막에서도 이런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이후에 아이비가 등장하여 코니의 외도 증거를 고발하는 장면에서 아이비와 클리포드 간의 말투를 일반적인 하인과 주인 이상으로 친밀하게 보이도록 했다.
처음에 봤을 때는 남편이 탄광에 가서 일하는 동안 부인은 사냥터 관리인에게 꼬리치러(?) 가는 느낌이라 좀 흔하고 친근한 야동의 흐름인가 싶기도 했는데;, 자세히 보면 이미 클리포드가 코니의 동의 없이도 아이비 볼튼과 모종의 계약 관계를 맺고 (있을수도) 있고, 또 사냥터 오두막에 처음 갔을 때부터 이후 코니와의 관계 정립에서도 클리포드의 폭력성이나 냉정함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질서 속으로 함몰되려던 코니가 ("멜로즈에게 내일까지 기다리라고 해요") 그 다음 순간 갑자기 답답함을 느껴 바람도 쐬고 싶고 자연과 닿아 있고 싶어져서 ("아 그냥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갔다 올께요") 하는 감정변화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본다. 마치 추위에 지친 사람이 담요를 찾아가듯이 코니는 멜로즈의 오두막을 찾아간다. 마침 멜로즈는 불타오르는 아궁이에 소변을 보고 있던 참인데, 진실로 menial하고 사랑스럽다.
오두막 열쇠는 원작과 정반대의 상황인데, 원작에서는 코니가 멜로즈에게 그가 갖고 있는 열쇠를 하나 더 달라고 졸라댄다. 드라마에서는 멜로즈가 오두막 열쇠를 빨리 달라고 요구해서 코니가 전해주러 옴. 하지만 불평등한 계급 착취에 시달리고 있는 우울한 청년 멜로즈가 상황을 오해하고 화를 터뜨리는 대본이 오히려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둘이서 만나게 되는 명분도 생기고. 투닥투닥 말 몇 마디에 괜시리 싸우는 캐릭터들이 귀엽고 로코를 보는 느낌도 난다. 전에 욕한거 다 취소.
클리포드는 원작에 있던 글쟁이 소설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없애고 드라마에선 석탄왕으로 거듭났다. (....) 부종목은 기계왕. 멜로즈의 편지 필체와 나중에 나오는 아이비의 필체가 좀 비슷해 보이기도 해서 재밌다. 멜로즈의 글씨 치고는 너무 아름답지 않나?


코니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책은 키츠의 시집! 원작에서는 사물과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일줄 모르고 그저 여러 문구들을 인용하여 (키츠의 시를 인용하기도 함) 죽은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는 클리포드에게 지긋지긋함을 느끼는 코니가, 드라마에서 키츠 시집을 즐겨 읽는다는 건 좀 원작파개스럽기도. 하지만 쬐끄만 저 책 자체는 매우 귀여워. 만들고싶다..... 앞에는 저 편지 넣고...... 곰국......... 뽐...부..

원작에서는 오두막에 일부러 코니가 향수병을 두고 나온 것 때문에 들키지만 드라마에선 책만을 통해 아이비에게 밝혀지고 만다. 사실 키츠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슬픈 복선이기도 함. 멜로즈가 폐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리고 멜로즈가 보여주는 키츠적인 이상향과 시적 분위기를 짐작해 보면, 드라마에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멜로즈에게 요절이 닥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망상하게 됨. 드라마상의 계절감도 어쩐지 봄->여름->가을을 지나 윈터이즈커밍.... 그러고보니 멜로즈가 다소 캐붕스럽고 로코스러운 편지를 쓴 것도, 뭔가 키츠스럽다.
세번째로 멜로즈를 만나러 가는 코니. 다시 보니 이 둘이 너무 귀엽다.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코니와, 같이 끌리면서도 겁먹은 멜로즈도 귀엽고. 사소한 말꼬리 잡고 싸우러 가는 것도 귀엽고 그 와중에 텐션 올라가고... 연인들의 영원한 친구인 소나기. 소나기 장면을 조금이라도 덜 클리셰스럽게 보고 싶다면, 아래 00:53:52 주석의 물 이야기를 같이 보면 됨.
물에 이어서 불도 계속 반복되는 모티브. 클리포드의 석탄 - 과거 생명의 사체, 죽음, 인공적인 불과, 멜로즈 오두막의 불 - 살아있는 영혼의 불이 계속 대립 구도로 나옴. 클리포드는 결국 코니의 정염의 불을 당겨 주는 것에 무관심하며, 실패함. 클리포드에게는 소통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클리포드의 열정은 석탄과 철강, 기계의 모터 (인공적인 불을 이용하여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장치)에 고착되고, 그가 아쉬워하는 것은 채털리의 이름이지 땅 자체가 아니다. 그는 후계자라는 아웃풋을 얻기 위해서 고문에 가까운 끔찍한 전기충격 정액발싸기를 견뎌낼 만큼 투자의지가 있으면서도, 정작 코니의 감정을 들여다보거나 어루만져 주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처음 봤을 때는 안 그래도 삶이 힘들 클리포드가 너무 불쌍하고 그걸 통수치고 자기네들끼리 살겠다고 뻗대는 멜로즈랑 코니가 천하의 불륜남녀같이 보이는 감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나름대로 제작진이 굉장히 섬세하게 감정선을 살려놓는 것이 보여서 정말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이 드라마를 이렇게 많이 보면서 빠져들 줄이야...
클리포드의 비명 소리를 견딜 수 없어서 저택 앞에 붙박힌 채 서 있는 코니는 식욕도 잃어버리고, 추운 줄도 모르고 얼어간다. 클리포드가 코니에게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들인거. 조금이라도 코니를 위하는 마음으로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오직 본인의 이름과 후계자 욕심을 위해서인 것처럼 보임. 물론 자기를 위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인형같은 하인들이 네세시티를 갖다주며 오고가는 동안, 끔찍한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는 저택 안에서 즉각적인 수정(?)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코니의 모습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워보임. 비인간 그 자체인거지. 결국 치료를 중단시키는데, 코니에게는 후계자가 어쨌든 클리포드의 불행한 모습을 보는 게 더 괴로운 일이기 때문임. 그 당연한 감정을 역치시켜 버린 클리포드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거라고 봐. 흥미로운 것은 코니가 하인들을 물렸을 때도 아이비 볼튼이 클리포드 곁을 떠나지 않고 무심코 남아있다는 것. 마치 자신이 그 옆자리의 주인인 것처럼.

코니는 네번째로 숲속에 가서 멜로즈의 망치 소리를 듣고 갓 태어난 새끼 꿩들을 만져보다 울음을 터뜨림. 다시 보니 멜로즈와 코니의 만남 횟수에 따라 조금씩 깊어지는 관계나 감정들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솔직히 코니가 우는게 너무 가녀리고 안타까워서 나라도 정말 안아주고 싶었음ㅠㅠ 그리고 여기서 두 사람은 최초로 정을 통하게 됨. 클리포드의 잘못된 방향으로의 끔찍한 노오력 그리고 거기서 느낀 비인간적 추위가 결국 코니의 마음 방향을 틀게 만든 것 아닐까? 멜로즈가 불을 피우고 담요를 까는 것이 느린 화면으로 강조되어 나타나며, 살이 많이 나오지 않음에도 굉장히 아름답게 표현했다. 살색 장면도 예쁘지만 오히려 일을 치른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와 멜로즈가 코니를 랙비까지 데려다 주며 걷는 장면이 정말 더 멋지고 예쁘고, 개인적으로는 이 둘의 관계에 따라 존댓말에서 서서히 반말로 바뀌는 자막을 입히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ㅎㅎㅎ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동등하게 치유적인 존재가 된다는 게 너무 좋음. 이건 소설보다 드라마에서 더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니까 드라마가 더 좋은 부분인 것 같네.
그 일이 있은 후 코니는 잠시 발걸음을 끊고 집에서 꿩 그림? 꽃 그림?을 그림.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이 머뭇거리는 그런 마음을 표현한 그림? 코니와 아이비가 정자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 계급이라는 장벽을 두고 있는 두 여자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공유하며 잠시 공감한다. 갑자기 아이비가 이런 말을 꺼내는게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클리포드와 어떤 내연 관계에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나의 망상주의) 즉 지금은 비록 타락?했어도, 과거에는 남부럽지 않은 사랑을 했고 사랑이 뭔지 아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다독이는 그런 느낌? '내가 사랑했던 건 오직 테드뿐이예요.'라는 고백에서도 그런 자기 정화의 의지, 그리고 클리포드의 아내인 코니에게 아이비가 무의식적인 용서를 구하는 심리가 조금 느껴짐. 그런 의미에서 생각하면 둘다 클리포드에게 원치 않게 기력을 착취? 당하는 그런 공감대도 생길 수 있겠지.
클리포드의 말투는 드라마 끝으로 갈수록 점점 달콤한 형식만 남아서 가장 상냥하게 보이지만 냉정한 껍질처럼 변해버리는데, 코니를 만났던 파티장에서 코니의 돌직구 말투에 생기를 느끼던 그를 생각해보면 슬픈 일이다. 그는 이제 결혼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기 시작한다. 그는 코니와의 육체관계를 점점 밀어내고 있는데, '그가 코니에게 해줄 수 있지만 좌절감 또는 피로감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어쩌면 아이비에게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코니에게도 '너도 대충 그렇게 살자'라는 의미의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것이고, 코니는 즉흥적인 파티를 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보다 본질적인 갈증의 해소를 찾고 있다. 왜냐면 이미 그녀는 '스쳐지나가는 육체관계' 이상의 것을 멜로즈에게서 발견했으니까.
00:50:36
I hear Clifford has become totally absorbed in coal mining. You can't expect that to be sufficient fire.
내 듣기론 클리포드가 완전히 전념하고 있는 건 석탄 캐는 것뿐이라면서.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는데 어디 불이 제대로 붙겠니?
코니의 언니 힐다가 말하는 부분. 불이라는 모티브가 암시하는 성적 활동이나 욕망에 빗대어 하는 말이고. '일만 하는 남자 매력 없어 얘!' 라는 의미지만 공교롭게도 그 한다는 일이 석탄 캐는 일 = 불씨 만드는 일이다 보니, '고까짓 불씨가 어디 제대로 타오를 수나 있겠니?' 라는 의미로 언니로서의 재담인 셈.
힐다와 코니가 화장대 앞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이 귀엽다. 사실 둘다 남편이 있는 귀부인들이면서 어린 여학생들처럼 애인공개 수다방을 연다는 게 좀 민망하지만, 소설이니까 넘어가자. 외국의 숙소에서도 좋아하는 남학생에 대해서 이렇게 낄낄거렸을 것 같아. 그런데 코니가 정말 믿는 단 한 사람의 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는데 내내 웃던 언니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코니가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도, 슬프네....
00:52:05
A quantity of my newly developed coal would yield more energy than the same quantity of a common or garden variety....One would hope as much as 20%.
이번에 내가 새롭게 개발한 석탄은 기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추가 생산할 겁니다. 다른... 평범한 보통 잡탄들에 비해서요... 한 20% 정도는 증가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랙비에서 열린 파티에 처음에 나왔던 던칸이 모습을 다시 보인다. 알다시피 클리포드가 정자기증;받기 위해서 꾸민 일. 던칸의 호칭이 미스터인 걸로 봐서는 던칸은 작위가 없는 상류층인데, 던칸을 슬쩍 바라보며 석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클리포드는 사실 그와 코니를 대상으로 꾸민 오늘밤 작전을 고백하고 그의 엘리티시즘을 드러내는 스피치를 하고 있는 셈.
00:53:40
And I must have taken leave of my senses to marry the most dashing one of all.
그럼 아마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나 보네. 그 많은 남자들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을 골랐으니까.
불구인 클리포드의 상태를 빗대어 보통 멋진 남자를 일컬을 때 말하는'dashing' (앞으로 나가다 라는 뜻도 있는) 단어를 사용해 말장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클리포드의 불구 상태에 대한 비하라기보다는 자신의 억눌린 욕구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하는 표현이라 생각하자.
00:53:46
I hope circumstances don't force you into becoming a demivierge.
네가 처한 상황 때문에 억지로 수절하면서 사는 그런 여자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던칸이 코니에게 하는 취중진담. demivierge는 사실 절개를 지키면서 사는 여자라기보다, 섹드립, 플러팅, 스킨쉽과 애무도 즐기되 삽입식 성관계에서의 순결을 고집하는 취향의 사람을 의미함. 원작에서 멜로즈가 두번째로 사귀었던 여자가 바로 이런 종류의 사람이라 힘들어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니까 사실 저 번역은 좀 부정확하지만... 대충 저런 의미니까ㅇㅇ
00:53:52
No doubt water needn't be as wet as it is. It overdoes it, in wetness. But there it is.
물이 꼭 축축해야 될 필요성은 당연히 없지. 쓸데없이 지나치게 축축해, 물은. 하지만 그게 물의 속성이야.
바로 위 대사를 듣고 코니가 받아치는 말. 사실 이건 원작 소설 6장에서, 드라마에선 생략된 인물인 토미 듀크스(코니의 플라토닉 남친)가 코니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 말이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한참 헤맸을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에 시간이 많이 들어갔음. 간단한 문장인데도.... 솔직히 원작을 읽었어도 이게 무슨 말인가 하긴 함; 토미 듀크스는 요즘 말로 무성애적 성향을 지닌 인물인데, 즉 자긴 여자랑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쎾쓰는 할 수 없다는 그런 철학을 지닌 사람이다; 여자들은 성관계를 갖게 되면 그 자신을 잊어버릴 정도로 푹 빠져들며 상대에게도 그런걸 요구하는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내가 한 말이 아니고 로렌스가 지은 가상의 인물 토미 듀크스가 한 말) 자신은 그런 망각과 혼돈의 도가니탕을 피하기 위해 성관계를 지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런 말을 하는데, 해석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1) water=그런 '빠져드는' 여성들로 해석하거나 아니면 2) water=듀크스 자신의 '나 원래 이런' 속성, 즉 플라토닉 사랑의 이상향으로 해석할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같은 water라도 1) 무성애자 본인의 속성을 의미하거나, 아니면 2) 무성애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나 위협을 의미할 수 있다. 즉 '그래 사실 성욕 없이 살아도 되는데, 이 미친 성욕이 항상 (나에게/저들에게) 생기잖아' 이런 의미가 되겠죠. 따라서 코니가 한 말의 의미도 이중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00:56:14
You have the nicest behind of any a woman.
당신은 그 어떤 여자보다도 예쁜 엉덩이를 가졌어
사실 성애 소설/성애 영화를 예술적으로 잘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조금만 잘못해도 간지러운 폭소가 터지고 존나 개웃겨짐.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 실패해서, 아 이거 진짜 찍는거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이 먼저 나면 안 되는거지. 이번 드라마도 위태로운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좀 있었지만, 그만큼 또 좋았던 부분들이 있었으니 나름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생각이 든다;. 위의 대사는 원작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 대사인데 (코니 넌 너무 예뻐 엉덩이도 너무 아름다워 그게 바로 인생의 쥘리지) 드라마에서도 묘사되었고 배우들과 제작자들이 우스꽝스럽지 않게 담백한 씬을 만들려고 무척 애쓴 것 같았다......이건 몰입이 된건지 안된건지.
00:56:54
That's John Thomas's hair, not mine.
존 토머스의 털이지, 내 털이 아니라
(판사님 이 글은 외설물이 아니라 영미 교양 고전소설 각색본에 대한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존 토머스는 멜로즈의 자신의 성기에 붙인 애칭이다. 드라마에선 안 나왔지만 코니의 성기에도 제인 리드라는 이름이 있음. 두번째 판본에선 로렌스가 "존 토머스와 제인 리드"라는 제목을 이 소설에 붙이기도 했다. 솔직히 존 토머스 장면은 웃으라고 쓴 거니까 웃어줘도 됨. 다시 생각해 보니 살 안 나오게 담백하게 찍어줘서 차라리 잘됐어... (현타)
00:57:21
I'll allow, there's worse jobs on this estate!
내드려야지, 이 영지에 얹혀 살려면!
코니와 멜로즈의 꽁냥댐이 극에 달하는 이 베드신에서 나오는, 번역이 어려웠던 대사 하나 더. 존 토머스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코니에게 멜로즈가 하는 말이다. 직역하면 '나는 허락한다, 이 영지에는 더 나쁜 직업도 있는데!' 라는 말인데, 즉 '여기서 밥 벌어 먹고 살려면 마님께 잘 보이고 원하시는 건 가지도록 해드려야지!' 라는 의미가 되겠지. 그들만의 무릉도원 침대 위에서도 계급차이에 대한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00:59:25
It's how the other half live.
지금 다른 계층 사람들의 삶을 겪어보는 거잖아
코니와 멜로즈가 변장을 하고 동네 페어에 놀러가는 제대로 로코 찍는 장면에서, 서로의 말투를 바꿔 말해 보기도 하고, 계급 전이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주로 코니가 중하층의 생활을 '체험'해 보는 그런 상황. how the other half live는 '다른 계층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걸까'라는 의미의 제목으로 1890년 출간된 뉴욕 하층민의 생활상을 다룬 사진집에서 기인한 표현임. https://en.wikipedia.org/wiki/How_the_Other_Half_Lives 1920년대를 사는 이들에겐 한번쯤 봤을 수도 있는 사진집이었겠지.
01:06:08
Aye, sir, just a case of digging in for the big push.
암요, 나리, 크게 한번 밀어치려고 지금 자꾸 진창을 파내려가는 겁니다
코니가 클리포드에게 임신을 통보하고, 멜로즈의 아이가 아닐까 하는 심증을 가진 클리포드가 멘탈고문과 복수를 위해 멜로즈를 찾아간 대목. 클리포드의 표현을 통해 멜로즈도 코니가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된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이용한 것인가 하고 표현할 수 없는 분노에 빠진다. 멜로즈의 몸 상태를 알면서도 클리포드는 무리하게 진창에 빠진 차를 밀게 시키며, 멜로즈는 자해하는 심정으로 그 노동을 받아들이는데, 그때 하는 대사 중, 지배 계층의 몰인정한 압제에 항거하는 약자들의 입장에서 이중적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
이제 나머진 생략;
원래 리처드 매든을 좋아하고 이 필모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빼앗겨 오랜만에 장문의 덕질을 하게 된게 정말 즐거웠고,
캐릭터로만 보자면 클리포드가 참 흥미롭게 잘 뽑힌 것 같다. 변화가 가장 큰 캐릭터여서?
첫 시청 이후엔 각색이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역시 비비씨는 천재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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