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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ㅍㅈㅇ[셜록] 시리즈에 관한 고찰-단지 또 하나의 작품일지어니.

ㅇㅇ(115.140) 2017.01.18 22:09:54
조회 3137 추천 7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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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좋아하는 짤 한장 투척











 ※주관주의가 조심스럽게 요구되는 글입니다※ 

※전시즌 스포일러이나 403의 비중이 가장 클 듯합니다※















 



우선 현재 나오고 있는 불만사항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자구.


1. 원작을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2. 소시오패스 셜록이 너무 감성적이다

3. 이번 스토리는 엉망진창이다


 나는 위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셜록 시리즈에 대한 전체적인 내 생각을 적으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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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바르트는 한 작품은 이미 만들어진 결과물을 두고 찬양받거나 비난받는 대상이 아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완성되어가는 거라고 보았어.
개개인의 생각과 객관적 근거를 결합해 새로운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그 작품은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돼.
여기서는 옳고 그름을 구분지을 필요가 없어. 왜냐하면 저마다 자신만의 주관이 있는 법이거든.


물론 이치에 맞는 근거 없이 말도 안되는 헛소리만 늘어놓는 경우는 배제해야겠지. 그건 애초에 해석이 아니니까. 또 해석을 할 때에도 작품 속에서 눈여겨 봐야 할 중요한 부분과 기본적인 구도는 절대 무시해서는 안 돼. 첫발을 제대로 밟아야 정당한 해석이 가능해지는 거야.


명심할 점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천부적인 가치를 지녀서 감히 함부로 비틀어선 안되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야. [셜록 홈즈 시리즈]? 유명하지. 도일이 잘 만든 좋은 추리물이야. 끗. 이게 아니라고. 예술 작품의 가치는 영원히 하나의 평가로 결론지을 수 없어. 끊임없이 다른 관점, 다른 해석, 확대하기, 축소하기, 편집하기가 이루어져야만 해.


원작을 감명깊게 본 누군가가 자신의 시각으로 본 작품을 새롭게 재창조하고 변화시켜 또 하나의 창작물을 만드는 일은 오히려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일이야.


모티스만의 주관으로, 모티스들만이 원작에서 진지하게 눈여겨보고 있었던 '다른 요소'를 크게 부각시켜서

 본인들이 원하는 또 하나의 새 작품을 탄생시켰어. 그게 다야. '다른 요소'가 뭐냐고? 일단 나는 'character'라고 생각해. 그 이야기 나중에 하고.


자, 그럼 이번 시즌이 '원작 파괴'라면서 도일 경이 무덤에서 노할 거라는 둥,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완전히 망쳐놨다는 둥 이래저래 답답해하고 있는 무리들을 향해 내가 질문 하나 던져볼게.


왜 원작을 '파괴'하면 안되는 건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코난 도일의 시리즈를 두고 우리가 '아, 도일 경의 추리물. 온전히 이 느낌 이대로 보존되어야 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그렇게 한 작품에서 파생되는 패러디물, 오마주, 2차 창작 행위를 '원작 파괴'라는 명목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예술의 발전을 막는 일이야.


또한 우리는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려는 제작자들의 의도 역시 일단 존중해 주어야 해.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라, '존중'을 해달라고.

가치 판단은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돼. 그들의 생각은 그들의 것이고 여기서 어떠한 옳고 그름의 평가도 이루어질 수 없어.


단지 '내 취향이 아니다' '나는 이런 스타일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점은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불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하면 모를까,

'2시즌까지에서 잘만 이어오던 원작의 그 분위기가 사라졌잖아. 불안불안 하더니 결국 작품을 망쳐놨어! 도일 경이 분노가 느껴진다아앙'
하며 셜록 시리즈의 가치기준을 멋대로 세워놓고 깎아내리는 일은 정당한 해석이 아니라고 생각해. 


403에서 정신적인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결국 마지막 문제를 해결하는 셜록을 봐. 모티스들이 결국 만들고 싶었던 최정점이, 그들이 의도했던 목적은 원래 이랬을 거야.

그들은 변화하는 이야기, 변화하는 인물들을 만들어가는 게 목적이었다고. 처음부터 말이야.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시즌1 방영 전후의 모티스들의 인터뷰를 낱낱이 읽어보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원작을 이끌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보단

 셜록과 존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 그들의 성격, 속내, 조연 캐릭터들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해. 의도를 훤히 알 수 있어.


물론 맨 처음, 아주 오래 전 카디프를 달리는 기차 안에서 대화하며 나왔던 시작점은 '단순히 '셜록 홈즈가 21세기에 산다면?' 이었겠지.

하지만 그때가 언제였는 지 알아?


추정상 2004년이야. 모팻이 2008년에 파일럿을 제작하면서 베네딕트에게 보낸 메일을 보면
 '벤, 나 너무 기대돼. 솔직히 잘 될지 걱정도 들긴 하지만. 이 쇼를 한 4년동안 생각해 본 것 같아'
대충 이렇게 쓰여있어.(크로니클 북에 나와있음)


그 긴 시간동안 그들은 아마 본인들이 원하는 쇼가 무엇인지 점점 깨달았겠지. 하염없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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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완전닝겐이 된 셜록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 사실 이건 길게 말할 필요도 없는 것 같은데.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취향 문제에 불과할 따름이라서...

일단 처음 확립한 셜록의 특징이 무엇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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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모두가 다 아는, 연달아 넷이 죽었는데 이번엔 특이점이 있다면서 히죽히죽 신나게 달려나가는 하이펑션 소시오패스지!!! (캬 셜록뽕이 차오른다)

 이것은 모티스가 쇼를 진행하면서 I AM SHERLOCKED와 함께 낳은 의미있는 산물이지.


나 역시 시즌1과 시즌2에서 재주좋게 현대적으로 뒤틀었던 모든 설정과 상황이 너무 세련되었다고 생각해. 나 역시 3,4시즌보다 1,2시즌이 훨씬 더 좋아.
하지만 난 3,4시즌도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고 있어. 비록 그것이 우리가 멋대로 세워놓은 기준인 '셜록스럽지'가 않아도.


원작에서의 홈즈는 별나고 장난기가 많다는 점에선 여전히 현대인들이 봐도 별난 실험하는 신사지만 그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이야.
당시 사람들 머릿속에선 홈즈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새롭고, 괴기스러운 요상한 마술사란 말이야.
그 느낌을 현대에도 이어지게 하려면 홈즈의 원 성격을 조금 더 부풀려야만 했겠지. 그렇게 해서 탄생된 설정이 바로 '고기능 소시오패스'야.


하지만 모티스들은 여기서 더 확장시키고 싶어했어. 셜록을 이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본인들이 원하는 쇼가 아니었거든.

왜 모팻이 전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


'이 쇼는 셜록의 추리 이야기가 아닙니다. 추리하는 셜록의 이야기지요.'


이 쇼의 장르가 '추리물'이라고? 언제부터?


그리고 한 장르가 있다고 해서 그 장르의 틀 안에 작품을 가둬놓는 것 역시도 새로운 시각의 번영을 막는 일이야.
무엇이든,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다고. 내가 말하는 핵심은 바로 그거야. 


개인적으로 저 발언에 나는 의심 없이 동의할 수 있어. 만약 누군가가 '그럼 왜 시즌1에선 추리에만 충실한 수사물이였죠?'라고 묻는다면, 지금부터 내가 설명해줄게.


셜록 시즌1 1화 입니다


이 드라마의 제작진들은 무엇보다 셜록이 보는 세계, 셜록의 머릿속을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부분을 가장 중요시했어. 그래서 폴 맥기건의 타이포그래피 연출이 채택된 거야. 모팻도 처음엔 '화면에 글자를 넣어? 에이, 괜찮을까?'라고 미심쩍어했지만 나중에 편집본을 모고 나선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대.


자, 시즌1에서 셜록은 범죄수사, 머리 쓰며 문제 푸는 일이 삶의 전부인 차가운 도시의 소시오패스야.

그의 관심사는 오직 케이스, 케이스, 아이 니드 어 케이스!!!(닥쳐) 뿐. 셜록은 늘 이렇게 생각했겠지.


'인간들과의 교류? 왜? 그런게 필요해? 누가 누굴 어떻게 생각하고, 내가 누구랑 어떤 관계인지가 도대체 왜 중요한거지? 사건 해결에 쓰일 때라면 모를까.'


이 말 하나로 셜록의 가치관이 설명돼.
그럼 셜록이 누구인지, 셜록이 뭘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셜록의 입장에서(물론 종종 존이 화자가 되기도 해) 보여주는 시리즈에서,

추리에만 관심이 가득한 주인공이 나오는 시즌엔 당연히 추리 이야기가 비중이 클 수밖에 없지 않아?


그러다가 시즌2부터 뒤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일들을 겪으며 셜록은 변화하는 거야. 한 여자와 환각의 사냥개 그리고 추락을 맛보면서. 
이 일련의 사건들은 매번 셜록을 놀라게 하고, 그렇기 때문에 셜록의 생각이 변형되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감성적인 장면들이 더 많이 나오게 되고, 셜록의 감정이 드러나게 되는 거지.

사실, 오프닝만 봐도 셜록과 쇼의 관심 영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어.



자, 각 시즌당 오프닝의 차이점을 알겠어?


시즌1에선 화면에는 오직 추리도구나 사건 현장만 나타나. 그런데 등장인물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아.(짐더게이 눈 빼고ㅋㅋ 그건 추리연출의 한 부분이었으니까)

 물론 오프닝 말미에 창틀을 관찰하는 셜록의 얼굴이 돋보기로 비쳐진 모습(103)이 나오지만, 이건 매시즌마다 나오는 거잖아? 


시즌2부터 점점 등장인물들이 오프닝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해. 은유적으로 어둡게 비춰지는 아이린 애들러나 듀어스 할로우를 탐험하는 셜록의 그림자 실루엣 정도지만.


그런데 시즌3에선 아예 대놓고 셜록과 존이 걷는 모습을 보여줘. 이젠 비유적 연출 없이 유령신부나 시즌4 오프닝 역시 등장인물의 얼굴을 그대로 보여줘.


나는 오프닝도 셜록의 관심영역이 확대됨을, 혹은 셜록이 누군가의 관계나 자신의 주변인물이 자신을 생각하는 심리 등을 신경쓰고 있음을(즉 인간화가 되어가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생각해.


그리고 이 시리즈 역시 점점 사건보단 인물들 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바로 character(-istic;;)를 중요시하게 되었다고.




'만약에 셜록 홈즈가 21세기에 산다면'에서 '셜록 홈즈와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로 주제가 확장된 거야.





모티스는 매번 '우리는 절대로, 결코, 단 한번도 추리물을 만들 생각이 없었어!' 라는 입장을 늘 표명하고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소시오패스의 위력은 너무나 쩔었어.... 하하 다들 알고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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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늘 '존나멋진 셜록'이었어. 그래서 셜록의 인간화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만도 해.


하지만 불호가 많다고 해서 그게 가치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주었으면 좋겠어.

'셜록의 인간화'라는 타이틀 자체로는 작품을 망치지 않아.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셜록을 '좀 덜 멋져진' 주인공으로 느낄 수 있을진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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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장 민감한 이야기를 해 볼까. 403에 대해서 말이야.


시즌5 제작 여부가 불확실했으니 403의 책임감은 막중했어. 그냥 전체 시리즈의 엔딩 에피급이었다고.

그래서 팬들이 그 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나 다름없는, 피날레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점이 많았던 것에 대해 더 크게 실망한 것이 아닌가 싶어.


나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었다고 생각해. 일단 최대한 간략하게 내 감상을 적어볼게.


에피소드의 기본 구도는 마음에 들었어.


'셜록과 존, 마이크로프트는 지하 속에 숨어 살던 악마가 만든 게임장에서 기빨리는 시간을 보낸다.'


뭐 무난한 편이야.


하지만 정작 유러스가 만들어놓은 게임장이나 게임 자체는 모리아티가 비슷하게 103에서 했던 그것만큼 인상적이지 않아.


우리가 103을 처음 봤을 때 기억나? 모리아티는 누군가를 낚아채서 폭탄을 두르게 하고 그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 게임을 지시하지.

멋진 연출과 설정이 아우러져 입을 절로 벌리게끔 선보였어. 다들 이렇게 생각하게끔 표현했지.


'헐. 그러니까, 모리아티는 랜덤으로 누군가를 잡아서 폭탄으로 가둬두고 인질을 이용해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폭탄은 답을 못 찾거나 인질범이 규칙을 이탈하면 터져. 오오오!! 그러니까 모리아티는 이케이케하고 이케이케 했을거 아냐? 와 존나 똑똑해에!!!'


누구나 감탄할 수 있는 설정이잖아.



반면에, 403은? 대부분은 이렇게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어.


유러스는 감옥을 재설계했다. 어떻게? ->음, 걔가 천재라서?

유러스는 어느 스크린이든지 때맞춰 나타날 수 있다. 무슨 장치를 사용했길래? ->음.... 천재니까 어떻게든 했겠지.

유러스가 이런저런 버튼을 누르면 이런저런게 작동된다. 어떻게?->음.....걔는 천재잖아.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끌어올리게끔 하는 설정이 아니었어. 아주 흔한 설정이었지. 뭐든 만능적으로 작동되는 게임장.
유러스의 능력 역시 다소 과장되었고.


또 유러스가 만든 게임 역시 103처럼 하나의 요소에서 출발해 과정을 거쳐 결과를 나타내는 문제가 아니었고 아주 단순했어. 얘 죽여. 걔를 쏴. 골라.

그나마 게리뎁 문제가 좀 나았달까...


물론, 첫번째 문제가 존의 도덕성과 연결되고 몰리와의 통화 후 폭발하고 마는 셜록의 절망감을 부각시켰다는 점은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이야기 흐름의 속도가 안정적이 못하고 느려졌다 빨라지며 산만했어. 


그 외에 찜찜한 점들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아.


a. 마이크로프트의 '캐붕'은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리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b. 유러스의 결말이 그녀의 등장과 존재감에 걸맞지 않는 허무한 마무리라고 생각한다.(용두사미)

c. 엔딩이 진부하다. 그러나 깔끔하게 매듭지으려면 어쩔 수 없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그나저나 브금 때문에 진짜 마지막인 줄 알고 한동안 서글펐다)


403은 여태까지 벌여 온 이 어마어마한 시리즈를 전부 책임져야 했어. 그런데 허술한 전개방식 때문에 그 임무에 완벽히 충실하지 못했던 거야. 

순간순간이 구멍 없이 꽉꽉 채워져 있단 느낌을 다들 못 받았던 거지. 그래서 아쉬운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 같아. 나도 계속 그렇고.


그래도 셜록의 모든 과거사와 여태까지 그가 살아온 삶의 의미들, 그가 새롭게 완성되어가는 모습은 결국 무난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했어.

유로스가 빅터를 죽였다고 실토하는 장면에서 안정적으로 마무리되었지.


403을 보며 실망한 점들을 전부 이해해.
하지만 그게 단지 멋진 추리물이 아니고, 주인공이 감성에 빠졌고, 원래 셜록 시리즈의 중심(우리가 멋대로 세운 기준이지만)을 이탈했다고 서운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모티스는 원하는 것을 이뤘어.
이 쇼는 단지 스케일이 큰 덕질일 뿐이야.


어쩌면 어느 순간부터 모티스들은 원작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 같아.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생각해봐, 계속 [셜록]시리즈가 원작의 요소들을 21세기의 것으로 바꾸는 데에만 충실한다면

이 쇼는 단순히 원작 패러디물에 불과하지, [셜록]시리즈만의 자아를 가진 독립된 또 하나의 작품이 아니야.

'원작'이라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거라고.


자신의 작품을 깊게 사랑한다면 자신의 작품을 독창적인 영역으로 만들려고 임하는 자세는 나쁘거나 쓸데없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는 예술가의 당연한 모습이지.
예술가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








마무리지으며 한마디만 할게.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인데,


이 시리즈는 단지 또 다른 버전의 [셜록 홈즈]일 뿐이야.


이 탐정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주구장창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에서 늘 우릴 맞아주곤 했어. 아주 지겹고도 남을 때까지 제일 우려먹던 흔한 소재라고.


하지만 이 2010년 BBC판이 현재 누구도 예상못할 정도로 엄청 주목을 받았어. 거의 모든 홈즈 작품들 중에서 최상급 인기를 얻고 있지.
또한 모티스는 셜록이 '21세기 각색물'이 아닌, [셜록]이라는 드라마 그 자체로만 기억되길 바라고 있어. 그래서 자신들이 정한 방향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린 옳고 그름을 따져선 안돼.


그냥 제작자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이 드라마가 나아가는 방향이 무엇인지만 알고 다시 본다면 좋을 것 같아.


시즌5가 나올까? 난 처음에는 403 엔딩 때문에 영영 끝인 줄 알았어.

하지만 시즌5가 어떻게든 나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볼 수도 있겠지.





그때가 되면 제작자들은 또다시 '셜록 홈즈와 그 주변 이야기'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을 들고 오겠지. 그 점에선 난 무척이나 기뻐할 거야.

이 시리즈는 그렇게 다시금 되풀이될거야.




그리고 먼 훗날 지나고 보면, 긴 여정을 달려오며 즐거웠던 시간들이 떠오르겠지.
'전설'까지는 아니더라도, TV 역사 속 획기적이었던 시도의 예로써 남을 것 같아.


[셜록] 시리즈는 그만큼 존재감도 컸고, 제작자와 팬들 모두 애정이 대단했어.
서로 머리를 맞댄 채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을 세우고 많은 실험들을 했지.(닥터후?)


나는 그런 점만 봐도, 비록 피날레가 엉성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오랬동안 이 시리즈를 멋지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하는 동안 꽤 멋진 시간이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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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게이 후반부에 감성 퍽ㅋ발ㅋ
하지만 진심을 담은 글입니다 셜록이 너무 조와요....


긴 글 꼼꼼이 읽어주신 게이들께 감사드립니다
지적하고픈 의견 있으면 댓글로 마음껏 꼬집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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