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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은밀한 선물

운영자 2017.11.20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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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은밀한 선물

  

몇 년 전 평택 항에서 아라비아반도로 가는 LNG선을 얻어 타고 바다로 나간 적이 있다. 선장은 배 한척이 한 도시의 한달분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에 불과 물을 공급하고 공장을 돌리고 도로의 차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모두 바닷길을 통해 오는 것이다. 동지나해의 어두운 밤을 지날 때였다. 레이더에는 하얀 점들이 비늘같이 박혀 있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를 뒤덮은 중국 어선들이었다. 20만 톤의 가스운반선은 항로를 막고 있는 중국의 배들과 충돌할 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바닷길도 체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폭이 좁은 말래카 해협을 지날 때 선장과 선원들이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여기를 지날 때 가장 공포를 느낍니다. 섬들에 틀어박혀 있던 해적들이 나타나니까요. 어선같이 고기를 잡는 체 하며 저희 배에 접근해서 쇠사다리를 걸치고 갑자기 배로 침입하는 거예요. 몇 명의 선원들은 속수무책이죠. 총과 칼을 든 해적놈들한테 몽땅 털리는 겁니다. 해적들이 별놈이 다 있어요. 제대군인인지 몰라도 중국의 인민군복을 입은 놈들도 많아요. 선실을 뒤지면서 심지어 포르노가 들어있는 노트북까지 뺏어가지고 간다니까요. 해적하면 소말리야 해적만 생각하는데 더 더러운 건 남중국해의 중국 놈 해적입니다. 인도양을 건너 소말리아 앞바다 사우디까지 우리의 에너지 루트를 지켜주는 나라는 없어요. 항상 떨면서 다니는 게 우리 선원들입니다.”

해적들이 배를 나포하거나 선원을 인질로 데려갔을 때 그걸 구출하기 위해서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달러를 내놓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 일을 전담하는 영국의 보험회사가 상품을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다. 공해상에서 가스나 석유운반선은 덩치만 컸지 의외로 허술했다. 강도로부터 지켜주는 경찰이 없는 외딴 집이라고 할까.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내 영향력을 높이면서 주변 국가들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군함이 그곳의 에너지 루트를 차단하면 한국의 에너지선은 바로 동맥경화증에 걸릴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에너지 루트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댓가는 해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 클지도 모른다. 그건 국가의 운명과도 관련된 것이다. 이차대전이 일어나기 전 미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으로 가는 에너지루트를 차단했다. 그게 일본이 미국에 덤비게 된 원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나라에 있어 에너지와 식량은 목숨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에 북한의 핵잠수함이 한척이라도 버티고 있으면 곡물수송선이 들어오지 못할 수 있다. 바로 혼란이 온다. 다행히 미국이 남중국해에 함대를 파견해 석유루트를 보호해 왔다. 어제 조갑제TV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국제법을 준수하겠다는 취지의 내용해석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이용해 한국의 에너지루트의 안전을 약속받은 의미라고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역대 대통령과는 반대로 여기저기서 구설수에 오르고 천대만 받는 트럼프를 존중해 주고 잘 대접해 보냈는지 궁금하다. 일본의 아베는 벙커에서 발라당 나가자빠지는 망신을 당하면서도 정신없이 따라갔는데 말이다. 남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일본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그의 헌신적인 모습으로도 내게는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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